길동무들과 떠나는 가을여행...

송당으로 들어서자 삼나무길이 길게 이어지고

차 창 너머로 보이는 바깥 풍경은

가을 색채가 조금씩 드러나 억새의 오랜 기다림이 느껴진다.

그러는 사이 다랑쉬오름 주차장에 도착했다.

오름의 여왕 '다랑쉬오름'

동부지역의 오름 능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다랑쉬오름은

구좌읍 세화리에 위치한 표고 382.4m로

동부지역의 오름들 중에서 비고가 가장 높은 오름이다.

깔대기모양의 넓고 깊게 파인 굼부리는 백록담과 비슷한 115m에 달하고

산봉우리의 분화구가 마치 달처럼 둥굴게 보인다고 하여

마을사람들은 '도랑쉬'라고 부른다.

오름의 남쪽에는

4·3사건으로 사라진 '다랑쉬마을(월랑동)'과 '다랑쉬굴'이 있다.

오름 들머리에는 삼나무, 편백나무, 소나무가 조림되어 있고

상수리나무, 가막살나무 등이 자연 식생하고 있다..

분화구 초입에서는 태평양을 배경으로 한

지미봉~우도~말미오름~성산~은월봉~대수산봉 등이 눈에 들어오고

아끈다랑쉬오름이 앙증맞은 모습으로 찾아오라고 한다.
아담한 아끈다랑쉬오름 너머로

세화, 종달, 하도, 성산 등의 마을이 바다와 함께 어우러지고

아기자기한 돌담 안으로 초록물결의 소박함은 한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소사나무는 한국특산종으로

다랑쉬오름 분화구 남쪽 사면에 군락지가 있다.

 

소사나무 숲 터널이 끝에는 탁 트인 동부 오름의 진가를 보여준다.

가을을 느끼기에 더 없이 좋은 날~

수녀님과 선생님, 그리고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

아이들 눈에도 오름의 멋스러움이 그대로 느껴지는지

"선생님, 멋있어요!"

환호와 감탄사가 연거푸 들려오고 순박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정겹다.

망곡의 자리는 국왕(숙종)의 승하를 슬퍼해 마지않던 자리이다.

제주의 오름들은 대부분 분석구로

원형, 말굽형, 원추형, 복합형 등의 분화구를 갖고 있다.

다랑쉬오름은 지하 깊은 곳에 있던 마그마가

분화구에서 공중으로 폭발하면서 분출된 화성쇄서물(화산재, 화산암편)이

주변에 쌓여 만들어진 화산체이다.

이러한 화산체를 '분석구'라 한다.

안내글이다.

지미봉~우도~말미오름~성산~은월봉~대수산봉~용눈이오름~

손지봉~좌보미오름~동거미오름~백약이오름~높은오름~돝오름~둔지봉~

묘산봉~알밤오름~체오름~안돌오름~밧돌오름

등이 파노라마는 장관을 연출한다.

 

정상은 360도 전망대다.

남북으로 긴 타원형의 굼부리를 따라 탁 트인 사방을 돌다보면

파란하늘과 한라산 치맛자락 아래 겹겹이 이어지는 오름군락, 마을, 바다 등

제주도 동부지역의 자연경관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바다위의 궁전 '성산'을 중심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수평선~

마법에 걸린 듯 자리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작은바람에 흔들리던 싸리 꽃을 내려오는 길에 다시 만났다.

긴 여행을 떠나기 전 등성이마다

가을을 열어주는 붉은 빛을 머금은 억새의 물결을 시작으로

들꽃들은 앞다퉈 가을을 노래한다.

다랑쉬오름과 나란히 닮은 꼴을 하고

다랑쉬오름에 딸려있는 나지막하고 자그마한 오름이란 뜻에서 '아끈다랑쉬'

 

구좌읍 세화리에 위치한 아끈다랑쉬오름은

다랑쉬오름 동남쪽에 야트막하게 자리잡고 있는 해발 198m로

원형의 굼부리 형태를 하고 있다.

산봉우리의 분화구가 달처럼 둥글게 보인다고 하여 다랑쉬라 불러지는데

버금, 둘째의 의미를 지닌 제주어 아끈이 붙여져

'아끈다랑쉬오름'이라 부른다.

다른 이름으로 새끼다랑쉬, 소월랑봉(小月郞峰)이라 한다.

다랑쉬오름의 위용에 뒷전으로 물러난 것 같지만

진짜 가을을 느낄 수 있는 비밀의 문이 열린다.

금방 올랐던 다랑쉬오름에서 보였던 귀엽고 앙증맞은 모습

키 작은 잡초로 보였던 풀은 온데간데 없고

길도 감춰버린 어른 키만큼 자란 억새

오름 바깥 사면은 소나무, 상수리나무 등이 자라고

오름 한가운데 외로이 서 있는 한 그루의 나무가 돋보인다.

아끈다랑쉬오름에서 보는 다랑쉬오름의 위용

'오름의 여왕'이라는 찬사에 걸맞게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다.

 

가을의 억새가 아름다운 오름

오름 전체가 은빛억새로 뒤덮혀 멀리서 느낄 수 없었던 바람타고 물결치는 은빛억새

붉은 빛을 머금은 마술같은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지고

은빛 눈부심에 감동은 소리없이 찾아온다.

다른 오름에 비해 작지만

모양이 아담하면서도 능선의 분화구가 사랑스런 모습을 하고 있다.

특히 가을 날 출렁이는 은빛 억새는

아끈다랑쉬오름으로 향하게 하는 이유다.

정상에 오르면

원형의 분화구 모양이 마치 원형경기장을 연상케하고

둘째로서의 귀엽고 앙증맞은 모습에 미소가 번진다.

 

예전에는 원형경기장이 연상되는 굼부리에서

'축구를 하며 놀았다'

는 이야기가 거짓말처럼 오름 전체가 온통 억새로 뒤덮혔다.

숨바꼭질을 해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훌쩍 자란 붉은 속살이 드러난 억새는

가을 바람과 벗삼아 오름을 휘젓고 다닌다.

눈부신 은발머리의 은빛 유혹

은빛물결은 바람을 타고 장관을 연출한다.

억새에 가려 힘들게 고개를 내미는 긴호랑거미가 눈에 들어온다.

그냥 갈 수 없어서 찰칵!!

가을이 성큼 다가온 제주 들판

은빛물결로 출렁이는 억새가 그려주는 가을 색채는

한폭의 수채화처럼 마법같은 풍광이 펼쳐진다.

가을, 제주를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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