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의 경우 식민지 종주국이었던 일본과 차별의 동포사회, 그리고 고국이라는 세 갈래의 애매모호함 속에 자신의 정체성을 조각도처럼 직시하며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김길호 소설가

전국문학인 제주포럼 1세션이 진행되고 있다

제주시가 주최하고 2017 전국문학인제주포럼 조직위원회(제주문화원, 제주문인협회, 제주작가회의)가 주관하는 2017 전국문학인 제주포럼 ‘문학의 숨비소리 제주’가 13일 오후 1시 개최했다.

이날 기조강연에 나선 김시종 시인이 ‘시는 현실 인식의 혁명’을 주제로 재일 동포로서 일본어로 창작하고 있는 , 자신의 시작해 현대시와 일본의 근대시, 일본의 시단, 언어와 서정에 대한 고찰에 이어 자연에 대한 인간의 입장을 개진했다.주요행사인 제 1세션에서는 본지 <제주투데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는 김길호 소설가, 곽형덕 평론가, 김동현 평론가, 조은애 평론가가 ‘한국문학, 외연과 경계를 말하다-재일제주인 문학과 한국문학’에 대한 발표를 맡았다.

재일 제주인 김길호 소설가

재일 제주인 김길호 소설가는 ‘재일제주인 문학의 외연과 경계’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그 나라의 국적을 취득하지 않고 계속 고국의 국적을 고수하는 재일동포와 같은 예는 인류사에 없었다”면서 ‘이러한 생활환경 속에서 나온 것이 바로 “동포문학”’이라고 설명했다. 김길호 소설가는 김석범 소설가, 김시종 시인, 고정자 시인 등 재일 한국작가들 소개하고 경계인, 월경인, 디아스포라가 재일동포의 위상을 규정한다면서 “이 언어들은 지연, 혈연, 학연 위에 국연이 있고 그 국연 위에 존재하고 있는 외연의 세계들”이며 “재일동포의 경우 식민지 종주국이었던 일본과 차별의 동포사회, 그리고 고국이라는 세 갈래의 애매모호함 속에 자신의 정체성을 조각도처럼 직시하며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어문학으로서의 재일조선인문학을 묻다’라는 주제로 발표한 곽형덕 평론가는 “체코의 우대계 작가 프란츠 카프카, 루마니아 출신의 파울 첼란, 마르티니크 출신의 뛰어난 시인이자 비평가인 에메 세제르, 이들은 모두 소수 민족으로 각각 체코와 오스트리아, 프랑스에서 살며 독일어나 프랑스어로 작품활동을 펼쳤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자신의 존재와 대립되는 언어로 작품 활동을 하며 실존적 고뇌와 언어의 사회성을 극한까지 밀고 나간다는 점에서 재일조선인 문학과의 유사성을 찾으며 일본문학이라는 범주 안에서 소수적인 위치의 재일조선인 문학의 성격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재일 제주인 문학으로 본 제주와 일본’을 주제로 발표한 김동현 평론가는 김석범, 양석일, 김준평, 고신의 등의 재일 제주인 작가들의 작품을 살피며 “식민지 시기 ‘재일’의 위상이 ‘제국’의 관리와 통제의 범주” 안에 있음에 주목했다. 김동현 평론가는 양석일의 단편소설 ‘제사’를 통해 “‘제국의 시대’와 ‘냉전의 시대’를 관통한 재일조선인”들에 대해 국가가 후진성을 타개하기 위한 “‘문명’의 이식자로서의 역할을 담당”시켰다고 지적하며 박정희 군사쿠데타 이후 국가가 제일제주인의 ‘애향심’을 경제적 동원의 수사로 이용했음을 밝히고 당시 재일 제주인들이 처했던 상황을 분석했다.

조은애 평론가는 “‘운명의 끈’과 언어의 자리-다큐멘터리 영화 <해녀 량씨>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한 발표에서 1996년 일본 나가사키현 쓰시마에서 일하던 조선인 해녀 (1916~2015)를 취재한 다큐멘터리 영화와 영화 제작을 둘러싼 이야기들을 통해 재일 조선인의 삶과 언어의 위상을 분석했다.

전국문학인 제주포럼 본 행사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에 걸쳐 다양한 프로그램과 세션, 공연으로 채워진다. 그보다 앞서 시옷서점, 황우럭만화카페, 시인의 집, 평화꽃섬카페 등 제주시의 다양한 문화공간에서 사전행사들이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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