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배 제2공항 성산읍 반대위 부위원장이 13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22일. 이날 신산리 주민 등 김경배씨를 응원하는 많은 도민들이 방문했다.

제2공항 성산읍 반대위는 제주도청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성산읍 반대위 김경배 부위원장 23일 현재 단식 14일 째를 맞는다. 그를 응원하기 위한 동조단식도 이어지고 있다. <제주투데이>는 동조단식에 나서는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김경배씨가 단식을 시작한 지 9일째인 18일, 일일 동조단식에 나선 조천읍 함덕리 주민 김순애씨를, 22일에는 서귀포 성산읍 고성리 주민 조찬묵씨를 만났다. 두 사람의 얘기를 듣는다.

 

조천읍 함덕리 주민 김순애씨

좌 김순애씨, 우 김경배 부위원장.

-소개 부탁한다.

함덕에 살고 있는 김순애라고 한다.  제주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다니다 육지에서 26년 정도 살다 올해 3월 제주로 다시 내려왔다. 제주의 문제에 대해서는 대학생 시절부터 관심을 가져왔다. 서울에서 제주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육지사는제주사람들' 모임을 오랫동안 함께 해왔다.  녹색당 당원으로서 다양한 제주 현안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참여하고 있다.

 

-현 제주의 모습을 어떻게 보고 있나?

제주의 변화가 제주도만의 방향을 잡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외부적인 조건에 휩쓸리는 그런 변화라 안타깝다. 제주의 행정이 서두르며 일을 추진하는 형식과 과정이 민주적이지 않다는 생각이다.

 

-제2공항에 대해서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

개인적으로는 절대 반대다. 그러나 찬성과 반대를 떠나 원점에서부터 하나하나 다시 얘기를 시작해봤으면 좋겠다. 공항의 포화도가 어느 정돈지, 대책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제주도가 어떤 미래를 상상해야 하는지 그런 점들에 대해 차근차근 대화를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금 느리더라도, 몇 년이 걸리더라도 전문가만의 결정이 아니라 일반 도민들도 생각하고 의견을 내고 대화에 참여하는 과정이 천천히 펼쳐졌으면 한다.

 

-어떻게 동조단식에 나서게 됐나.

김경배 부위원장님에게 심적으로 도움을 드리고 싶은 생각이 컸다. 행정이 조급하게 추진하는 제2공항 사업을 일단은 멈춰한다는 생각도 있고, 지역 마을들에서도 불화가 일기 시작했다는 얘기를 들으며 마음이 아프다.

 

-원희룡 도정 혹은 제주도민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정부가 밀어붙이면 10년째 갈등 중인 강정처럼 되고 말 것이다. 그런 불상사가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 서두르려 하지 말고 주민들과 제대로 소통하길 바란다.

 

성산읍 고성리 주민 조찬묵씨

좌 조찬묵씨, 우 김경배 부위원장.

-소개 부탁한다.

고성리 주민이다. 제주에 내려온 것이 2004년이니 제주사람이 된 지 13년 정도 됐다. 2007년에 고성리 집으로 이사했다. 제주에 오기 전엔 컴퓨터를 가르쳤고 지금은 영어 가이드를 한다. 

 

-제주에 온 뒤 13년 동안 지켜봐온 제주의 모습은 어떤가?

제주에 올 때 가진 마음과 그동안 자연과의 교감의 경험을 통해 제주의 자연과 사람들에 대한 깊은 애정이 생겼다. 하지만 지금은 자연과 사람들의 아름다움이 동시에 훼손되는 것 같아 위기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제주의 난개발 속에서 가이드를 하는 것도 마음이 편하지 않은 상황이다.

 

-오늘이 동조단식 며칠째 인가?

3일째다. 4일 동안 김경배 부위원장 곁에서 함께 하려고 한다.

 

-동조단식에 4일씩이나 동참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계기는?

제2공항을 반대하는 것은 제주의 생태적 건강을 위한 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산 주민으로서 반대투쟁에 힘쓰는 이들에게 빚을 갚는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다. 마음의 빚을 덜 기회가 주어져서 기쁘게 하고 있다. 

 

-제2공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제주에 제2공항이 생긴 후를 상상하기 어렵다. 제2의 고향이 사라지는 느낌을 받을 것 같다.

 

-김경배 제2공항 성산읍 반대위 부위원장의 단식농성이 13일째(22일)인데 옆에서 지켜보면서 어떤 마음이 드는지?

김경배 부위원장이 원래 건강한 체질인데 지금 몸무게가 8킬로 정도 빠졌다. 오늘 아침 8시에 원희룡 도지사가 아무 연락도 없이 방문해서 부위원장이 어쩔 수 없이 갑자기 일어나 대화에 응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안쓰러웠다. 

 

-원희룡 도정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공항발표 직후에 성산에서 한  원희룡 지사의 약속을 기억한다. 당시에 주민들 앞에서 충분한 설명을 하겠다고 했는데 오늘 반대대책위가 생긴 후로 처음 그것도 사람들이 없는 시간에 기습적으로 방문했다. 옆에서 보기에 매우 안타까웠는데 앞으로 힘들어도 약속한 바를 충실히 수행하고 제주특별자치도 수장으로서 국토부와 주민 사이에서 힘써주길 바란다.  

 

-제주 도민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는지?

제주를 하나의 공동체로 볼 때 그 건강과 미래는 현재 약하고 아픈 곳을 얼마나 잘 보살피는가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성산읍 주민들 더 나아가 제주의 건강을 위해 적법한 절차를 통해 자신들의 터전을 잃더라도 합리적인 명분 아래에서 설득되어 떠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제주가 진정한 생태적 가치를 추구하며 평화의 섬으로 나아가길 희망한다.

 

-밤 기온이 많이 떨어졌다. 천막에서 자는데 잠자리는 괜찮은가.

모기가 많지만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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