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합동 콘서트 모습

개연 직전의 긴장감은 당사자만이 아니고 관객들도 그 분위기에 휩싸여 긴장감을 공유하여 마음이 두근거린다.

"한라윈드앙상블악단"(음악감독 김승택, 지휘 김우신, 단장 정호규) 단원들이 무대에서 정자세를 취하고 손명주 사회자가 무대 뒤에서 개연을 알림과 동시에 김우신 지휘자가  SF 우주영화 <오디세이와 운명> 1악장 주제 <4마디>를 연주하면서 제1부 막이 열렸다.

이 곡은 일본에서도 영화 제목 "2010년 우주여행"(2010年宇宙の旅:니센쥬넹우쥬노다비)으로잘 알려진 곡이어서 반가웠지만  연주가 너무 짧아서 아쉬었다.

"관세음보살 나무아비타불, 관세음보살 나무아비타불..." 스님의 독경과 함께 음악감독 김승택 지휘자의 지휘에 김동진 작곡 "산사의 목탁"이 두번째 연주곡이었다.

"관세음보살 나무아비타불..." 일상생활에서 종교를 떠나 하나의 대화처럼 익숙히 들어왔던 이 불경이 장내에 잔잔하게 울려퍼졌다.

관객들의 팽팽했던 긴장감이 천천히 부드럽게 녹으면서 예상치 않았던  "관세음보살 나무아비타불"의 독경은 경건함과 새로운 신선감을 안겨준 깜짝 연출이었다.

다음은 또 김우신 지휘로 비틀즈의 존 레논 작곡 <헤이쥬드>와 경쾌한 <커피 세레나데>에 이어 김승택 지휘로 아프리카 기아를 돕기 위해 작곡한 <WE ARE THE WORLD>와 멕시코 민요 <라밤바>가 30분간 계속되었다.   

"제주는 지금 관광지에서 아름다운 카페붐이 일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그 카페의 분위기에 젖어들기 바랍니다."

여성 두 사람이 무대에서 마시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커피컵을 스푼으로 두들기면서 연주곡과 맞추는 하모니는 일품이었다.

필자는 10월 13일부터 제주에서 열린 <전국문학인 제주포럼>에 초대 받아서 갔다가 16일 김우신 지휘자의 안내로 처음으로 월정 카페 해안을 갔는데 <커피 세레나데>곡과 오버랩되었다. 

이러한 연출은 멕시코 민요 <라밤바>에서도 들어나서 멕시칸 모자를 쓰고 멕시코 옷을 입고같이 연주하는 모습은 이채로워서 관객들을 줄겁게 했다.

10월 28일 오사카는 태풍으로 인한 비 바람이 계속되었다. 이날 저녁 7시부터 오사카 위성도시 야오시 <야오시문화회관> 대홀에서 연주회가 있었다. 동포 밀집지역 쓰루하시역에서 열차를 타고 십여분이면 갈 수 있는 회관이었다.

<국제교류 친선콘서트 실행위원회> 주최, <한라윈드앙상블>, <캬슬윈드앙상블>, <오사카조선취주악단> 3개 단체의 연주회에는 많은 관람객이 참석했다. 

제2부는 2009년 9월에 창단한 오사카의 일반 취주악단 <캬슬윈드앙상블악단(단장, 지휘자 이쿠시마 미노루)>의 30분 연주가 시작되었다.  

캬슬윈드앙상블은 캬슬의 의미처럼 <성:城>을 의미하는데 자신들이 쌓아논 성, 악단 그 자체와 악단의 심볼 마크인 오사카성을 모티브로 <오사카밴드>임을 상징하고 있다. 

연주곡은 악단의 테마곡으로 후쿠다 요오스케 일본인 작곡가의 <시코쿠죠의 테마>와 영화 <사운드어브뮤직>의 <MY FAVORITE THINGS: 내가 가장 좋아 하는 것>곡과 일본인 가수이며 작곡가인 우자키 류우도오의 <캇포레펑크>였다.

<내가 가장 좋아 하는 것>의 연주 중에는 관객들에게 곡 속에 나오는 알파벳을 같이 몸으로 표현해 달라는 사전 요청으로 무대와 관객이 하나가 되었다.

<캇포레펑크>는 일본 음악과 함께 추는 일본 고유의 춤이 있는데 그 춤을 일본 전통 의상, 상의인 핫피를 입고 새로운 출연자들이 나와 피로해서 장내의 흥을 돋구었다. 

이쿠시마 미노루 단장이며 지휘자는 처음 지휘할 때부터 핫피를 입고 지휘를 했는데 국제교류 친선콘서트의 "선율은 국경을 넘어서"의 캐치프레이즈에 걸맞는 모습이었다.

제3부는 <오사카조선취주악단(지휘 박수현, 단장 문경식)>의 연주곡은 <룡강기나리>, <도라직. 도라지>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였다. 

<오사카조선취주악단>은 오사카 조선학교 졸업생을 중심으로 1974년에 창단했다. <조선음악의 실천>을 이념의 기치로 삼은 사회인밴드이다.

재일동포사회만이 아니고 일본 사회인밴드와의 교류, 한국에서의 교류 연주를 위한 방한 등, 지금까지 36회의 정기연주를 성공시켰다.

"저의 악단에서는 멕시칸 모자와 같은 연출은 없지만 전통적인 우리들 민요를 연주하겠습니다."

박수현 지휘자의 농담에 장내는 웃음이 넘쳐흘렀다.

북한 민요로서 고창수 취주악 편곡으로 <룡강기나리>의 연주 다음에는 박수현 지휘자 자신의 작곡인 <도라직. 도라지>였다.

세번 째 연주곡은 김영규 작곡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였는데 연주한 세곡 모두가 민요였는데 필자는 처음 듣는 곡들이었다.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는 북한에서는 유명한 곡이라고 했다.

3개 악단의 30분 씩의 연주가 끝나고 마지막 4부에서는 3개 악단 출연자 모두가 합동으로 연주했는데 장내를 압권했다.

팜플렛에 소개된 출연자는 한라윈드가 42명, 캬슬윈드가 52명, 오사카조선취주악단이 45명, 합계 139명인데 모두 함께 연주했다.

박수현 지휘로 제주 방언의 서귀포지역 민요 <봉지가>의 이미지를 살려서 스스로가 작곡한 <축제의 봉지가>로서 제1악장 <미래의 봉지가>, 제2악장 <자연의 봉지가>, 제3악장 <축제의 봉지가>였다.

박수현 지휘자 외가 조부모가 출생한 서귀포를 제재로 작곡한 이 곡은 매년 제주에서 개최하는 <제주국제관악제>가 20주년을 맞이한 2015년에 당조직위원회의 위촉을 받고 작곡했었다.

마지막 지휘자로 동포사회만이 아니고 일본 음악계에도 잘 알려진 제주가 본적지이고 일본 출생인 오사카음악대학 교수 고창수 객연지휘자 스스로가 제주민요 <계화타령>, <밭볼리는소리>, <너영나영>을 취주악편성으로 어렌지한 것을 처음으로 피로했다.

앵콜 곡은 고창수 지휘자 편곡인 <우리의 소원>을 고창수 지휘자가, 총련 고등학생과 일본 고등학생의 갈등과 우정을 그린 일본영화 <박치기>로 더욱 유명해진 <임진강>을 김승택 지휘자가 지휘를 해서 막을 내렸다. 

<국제교류친선콘서트. -선율은 국경을 넘어서- >는 한반도를 둘러싼 무척 어려운 시기에 일본 오사카에서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념을 초월하여 열렸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었다.

특히 이 콘서트 마지막 합동연주회에서는 제주민요 일색이었다는데 필자는 놀랐다. 고창수, 박수현 지휘자가 본적지가 제주이지만 <한라윈드앙상블>에 대한 애정이라고 필자는 느꼈다.  

오사카 합동 콘서트 끝나고 촬영, 왼쪽으로부터 이쿠시마 미노루, 김우신, 김승택, 박수현, 고창수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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