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전면재검토를 외치며 김경배 씨가 단식농성에 들어간 지 30일째다. 입원해야 한다는 강권에도 불구하고 김씨는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사전타당성 재조사부터 실시하지 않는다면 “목숨이라도 걸겠다”는 각오다.

▲김경배 반대위 부위원장이 8일 오전 단식농성 천막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제주투데이

“국토부 기본계획수립용역 포기해야”

어제 도청 직원들과의 실랑이로 두세 차례 쓰러졌던 김씨는 매우 지쳐보였다.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이하 반대위)에 따르면 의사가 김씨의 한쪽 눈이 좋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고 한다. 또한 “지금이라도 당장 입원해야 하지만 김씨가 강경한 입장이어서 어쩌지 못하고 있다”며 “말이 어눌해지거나 상태가 나빠지는 징후가 생기면 바로 후송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의 기자회견에 앞서 반대위는 8일 오전 10시 도청 앞 천막 단식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는 8일 오전 단식농성 천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제주투데이

반대위는 “국토부가 ‘선 기본계획수립 용역 발주, 후 사전타당성 재조사 안’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며 “사전타당성검토위원회는 특별한 효력도 없고 기본계획용역을 실시하는 기관에서 용역 재조사와 기본계획수립을 같이 진행하려는 안”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국토부의 안을 반대위는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제2공항 입지선정과정 자체에 부실의혹이 제기되는 마당에 기본계획수립용역을 추진하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반대위는 “국토부와의 간담회 때 제주도정 공항확충지원단 공무원이 논의 결과를 지켜보다가 국토부 실장에게 ‘그러면 예산이 불용된다’며 귓속말을 하더라”며 “24시간 무한소통하겠다는 도정의 말과 정반대로 도정의 일방주의를 코앞에서 경험했다”고 지적했다.

“원 지사 성산마을 주민 죽음으로 몰아넣을 건가”

이어서 반대위 부위원장인 김경배씨가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김씨는 “어느 한 순간 위험한 순간이 올수있다는 의사의 말에 하염없이 눈물 흘렸고, 하루가 다르게 뼈만 남아가는 내몸에 다시금 눈물 지었다”면서도 “단식을 포기할 수 없다”고 강경하게 말했다.

▲김경배 반대위 부위원장이 8일 오전 단식농성 천막에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제주투데이

김씨는 “2일 전부터 원희룡 지사에게 직접 면담을 4번이나 신청했지만 비서실에서는 답변조차 없었다”며 “이것이 선전포고 없는 만행을 저지르고 사과글을 올렸던 원 지사의 인간 됨됨이인 것인가”라고 토로했다.

또한 김씨는 “기본계획수립은 공항 건설이 확정되는 걸 의미한다”며 “50년 넘게 반쪽짜리 공항으로 남은 일본 나리타 공항 산리즈카 지역처럼 제주 자연과 사람에게 대재앙만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씨는 “원 지사는 성산 4개 마을 도민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행보를 멈추고 국토부에 모든 절차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토부도 사기, 부실용역이 아니라면 사전타당성 용역 검증요구에 먼저 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제2공항이 건설되면 군사공항마저 막을 수 없어 성산이 미군의 전초기지로 전락할 것”이라며 “양욘찬 열사의 정신과 유산을 이어받아 저의 모든 것을 걸겠다”고 말했다.

▲김경배 반대위 부위원장이 8일 오전 단식농성 천막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제주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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