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투데이는 제주사랑의 의미를 담아내는 뜻으로 제주담론이라는 칼럼을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다양한 직군의 여러분들의 여러 가지 생각과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 제주발전의 작은 지표로 삼고자 합니다.]

윤형준/ 제주스타트업협회 회장

링크드인을 창업한 Reid Hoffman은 "스타트업이란 절벽에서 맨몸으로 뛰어내려, 내려가는 동안 비행기를 만들어 하늘로 날아올라 가는것" 이라고 정의했다. 다수의 스타트업을 15년째 운영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이 표현에 전율이 일어날 만큼 감동을 받고 다시금 신발끈을 동여매곤 한다. 이처럼 스타트업은 4차 산업혁명이라 일컬어지는 미래경제를 온몸으로 이끌며, 무에서 유를 창출해 나가는 이 시대의 신성장 동력이라 할 만하다.

전 세계 스타트업의 성장엔진인 미국은 과거 실리콘밸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창업활성화, R&D 촉진, 고성장기업 육성, 기업가정신 고취를 위해 「Startup America Initiative」를 추진해 왔다. 창업정책의 성공을 위해 연방기관, 기업, 대학, 재단 등 공공과 민간의 역할분담 및 협력을 통해 추진하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공공부문은 ① 창업자금 접근성 확대, ② 멘토와의 연결 및 기업가정신 교육, ③ 규제개혁 및 정부의 지원역할 확대, ④‘lab to market’을 통한 기술사업화를 촉진하며, 민간부문은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Startup America Partnership」을 조직하여 10억 달러의 이상의 자금을 Case재단, Kauffman재단,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델, 아메리칸 에어라인 등으로부터 재원을 조달하고 있다.

독일은 2012년부터 정보통신기술(ICT)과 제조업의 융합으로 '인더스트리 4.0'이라는 제조업 혁신 전략을 이미 실행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2006년부터 '하이테크 전략'이라는 국가 산업기술 전략을 중심으로 기술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지원해 왔다.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정책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CPS, 디지털화, 로봇 등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공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대기업-중소·중견기업 간 협업 생태계 구축, IoT와 CPS 기반의 제조업 혁신, 제품 개발과 생산공정 관리 최적화, 플랫폼 표준화 등을 추구해 단순 생산 기술 고도화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 궁극으로는 제조업 혁신으로 더 큰 부가가치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

일본은 4차 산업혁명을 성장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신산업구조비전'을 수립하고 범정부 차원의 7대 국가 전략을 선정했다. 신산업구조비전에는 데이터 관련 환경정비 같은 기술, 산업과 고용 및 인력 양성 등 전 분야에 걸친 4차 산업혁명 대응 전략을 수립했다. 또 산업 경쟁력강화법을 만들어 비교우위 산업 발굴, 신시장 창출, 지역 혁신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탄생한 문재인 정부 또한 향후 5년간 4차 산업혁명에 선도적으로 대응해 혁신 창업국가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신설을 시작으로 과학과 기술의 혁신, 전 산업의 지능화, 제도개혁, 교육·공공·사회 혁신 등을 통해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가 창출되는 국가로 도약하자는 것이 골자다.

​향후 5년간 4차 산업혁명을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계획은 3단계로 나뉜다. 먼저 내년까지 1단계 기간에는 4차 산업혁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 구축에 집중한다. 4차 산업혁명위원회 주도 아래 5G 시범서비스, IoT 전용망 구축, ICT 신산업 규제 샌드박스 등으로 체질 개선부터 정비하겠다는 뜻이다.

​이후 2019년부터 2020년까지 각 분야별 신산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 시기에 5G 주파수를 공급하고 5G 통신 상용화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사회보장시스템과 지능형 정책지원시스템 구축도 2단계 이행목표에 포함되는 부분이다.

​2022년까지 마지막 3단계에는 본격적인 성과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 공공과 민간 분야 ICT 융합서비스 발굴 목표를 총 50종으로 정했다. 지능정보 핵심기술 수준은 현재 선진국 대비 75% 선에서 90% 선으로 빠르게 따라잡는다는 계획이다.

이제 내 고향 제주도를 바라보자. 전 세계가 급변하는 요즘, 제주형 4차산업혁명을 위해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및 유관기관들은 어떠한 실행을 하고 있는가? 여전히 산업화시대 과거에 매몰된 단편적인 행정과 1차산업 위주의 예산편성을 진행하고 있지 않는지 묻고 싶다.

다행히 지난 10년간 제주로 이주해 온 무려 10만에 달하는 젊은 이주민들은 본인들의 ‘스타트업’을 창업하여 제주형 4차산업혁명을 위해 뜨거운 열정을 쏟고 있다. 지난 여름 창립된 ‘제주스타트업협회(JSA)’는 초반 120여개의 회사로 출발하여 11월 말 현재 8개분과, 180여개사의 젊은 CEO들의 활화산같은 네트워크의 장이 되고 있는 게 그걸 증명하고 있다.

현재 스타트업의 불모지인 제주도에서 이들은 제주도가 미래형 4차산업혁명 도시로 성공하기 위해선 1)코워킹/코리빙 스페이스, 2)모태펀드 조성, 3)규제프리 샌드박스존 등이 필수라고 입모아 말을 하고 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제주도청 및 제주도의회는 이들 젊은 CEO들의 요청을 귀담아 들어 제주형 4차산업혁명을 육성하고 키워, 미래제주의 신성장동력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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