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택 씨. 성산중 교사로 시작해 2011년 탐라교육원장으로 정년퇴임 했다. 퇴임 직후 봉사활동을 시작한 김 씨는 현재 제주상록헬스케어나눔사랑봉사단과 (사)바다사랑실천협의회, 제주상이군경회, 제주문화실버합창단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봉사를 하면서 힘들다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다만 일정이 겹칠 때 시간을 배분하는 일로 곤란할 때가 있죠. 그런 때가 있어도 저에겐 항상 봉사가 최우선입니다. 하루 하루를 행복하게 살아가는 힘이니까요. 제 하루의 최우선은 언제나 봉사에요.”

40년 교직 생활을 마치자마자 김양택씨가 처음 시작한 일은 봉사다. 형식이 아닌 진심을 담은 봉사를 실천하고 싶다는 평소의 소망을 펼치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디든 뛰어갈 각오’로 시작한 봉사활동은 어르신들 건강을 챙기는 일부터 체육대회 봉사, 합창봉사, 방범 봉사, 바다 환경 지키기 봉사 등 다양하게 채워지고 있다. 살면서 받은 사회와 이웃의 은혜를 그대로 갚고 싶어서다.

“어려운 환경에서 나고 자랐고, 월남전 참전도 했지요. 국가의 녹을 받던 40년 교직 생활의 은혜도 있고요. 돌아보면 저 혼자의 능력으로 생을 살아온 것이 아닙니다. 배려와 양보, 도움이 제 삶에 녹아 있죠.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게 아닌, 함께 살아가는 일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압니다. 이젠 제가 베풀 차례죠.”

@김 씨가 활동하고 있는 제주상록헬스케어나눔사랑봉사단은 매달 어르신들을 찾아 발마사지 봉사를 하고 있다. 제 몸처럼 발마사지를 해드리면 어르신들의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가 김 씨의 보람을 채운다.

봉사로 삶의 질이 달라졌다는 김 씨는 하루의 시간을 쪼개고 쪼개며 생활한다. 뜻이 맞는 회원들과 ‘발사랑봉사단’으로 꾸준히 어르신들을 찾아 발마사지를 하고 있고, 상의군경회 제주지부를 통해 초등학교 근처 교통지도와 청소도 하고 있다. 전국체육대회며 소년, 장애인 체육대회 등에서도 언제나 자원봉사자로 참여한다. 일도2동 자율방재단에선 재난재해 예방 활동과 방범활동도 빠짐없이 하고 있다. 게다가 실버합창단으로 6년째 지역사회를 위한 합창봉사도 한다. 김 씨가 매일 밤 다음날 스케줄을 점검하며 하루 일정을 되새겨야 하는 이유다.

“자식들도 만지지 않는 어르신들의 발을 마사지 해드리면, 정말 고맙다는 따뜻한 말이 돌아옵니다. 은혜를 입으면 돌에 새기고, 베풀면 모래에 새겨 잊으며 살라는 말처럼 봉사엔 대가가 없어요. 다만 고마움을 전하는 마음은 오래 남아요. 그대로 보람으로 남으니까요. 봉사활동을 이어가는 원동력도 되고요.”

@김 씨는 바다사랑실천협의회 회원들과 정기적으로 제주 바다를 돌며 환경정화 봉사활동을 한다. 갱생이 모자반이 제주바다를 뒤덮었을 때도, 태풍이 지나간 뒤 쓰레기로 제주바다가 뒤덮일 때도 회원들과 힘을 모았다.

다른 이를 위한 일이 자신에게도 이롭다는 뜻의 ‘세답족백’을 김 씨는 항상 마음에 새긴다. 습관이 되지 않으면 힘들 수도 있는 봉사활동이 김 씨에겐 항상 즐거운 일로 다가오는 이유다. 발마사지든 청소든, 김 씨가 하는 어떤 봉사활동도 쉬운 일이 없지만 늘 적극 나서게 된다. 김 씨에겐 작은 일들이 모이고 모여 ‘이웃이 함께 배려하고 살아가는 세상’을 이룰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시간에서 가장 값진 것은 바로 1초입니다. 초를 아끼고 살피고 살아야 값진 시간이 완성되니까요. 일상의 작은 일부터, 내 주위의 작은 관심과 배려로부터 모든 게 시작되는 거에요. 그러고 보면 하루가 얼마나 중요한가요. 오늘을 잘 지내지 않으면 내일은 없잖아요. 오늘을 값지게 활용해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싶어요. 제겐 그 하루의 설계에 바로 봉사가 있죠.”

@김 씨는, 갈수록 각박해지는 세상에서 봉사야말로 더불어 살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때문에 어디든 뛰어갈 각오로 시작한 봉사를 체력이 허락하는 한 쉼없이 이어가겠다는 김 씨다.

김 씨는 봉사를 진심으로 하기 위해선 ‘즐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퇴직 후 시작했던 텃밭 일구기에서 얻은 지혜다. 거친 흙이 땀 흘려 즐기며 가꿨더니 옥토가 되고 결실을 맺는 땅이 되는 이치에서 성심성의를 다해 즐기는 봉사 또한 삶의 보람으로 돌아오리란 확신을 가졌다. 마음을 여유롭게, 남 탓 없이 주위를 돌아보며 자기 마음을 바로 세우고 봉사하는 삶,이 김 씨의 바람 중 하나다.

“봉사라는 것은 나의 덕을 쌓기도 하고, 내 삶의 질도 높이고 나를 돌아보는 일도 됩니다. 더불어 사는 일이죠. 법을 지키면 오히려 손해를 보고, 각박하고 이기적인 사회의 모습들이 종종 보이지만 그루터기처럼 희망의 싹을 틔우고 서로 배려하고 살아간다면 좋은 세상이 만들어질 겁니다.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쌓아가는 게 그래서 중요해요.”

김 씨에겐 별칭이 하나 있다. 어느 날 김 씨의 자녀가 “아버지의 웃는 모습이 하회탈 같다.”면서 지어준 ‘하회탈’이 그의 별칭이다. 느지막이 수필가로 등단한 김 씨의 첫 책 제목도 ‘하회탈’이다. 그 책에 담긴 김 씨의 문장 “몸에 웃음이 배면 엔도로핀이 생기고, 마음에 행복이 자리 잡는다.”처럼 봉사가 몸에 배인 김 씨의 마음엔 봉사를 하면 할수록 행복이 쌓여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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