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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들꽃 이야기] 그림자를 담은 '소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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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들꽃 이야기] 그림자를 담은 '소천지'
  • 고은희 기자
  • 승인 2017.12.23 0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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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에 내린 눈은

물에 비친 한라산의 반영을 담을 수 있을까?

기대 반 설레임 반으로 맑음과 흐림을 반복하는 동안 보목리에 도착했다.

숲이 우거진 오솔길을 내려가다 만난

섶섬이 보이는 바닷가에는 몽돌과 어우러진 샛노란 감국

돌 틈에 뿌리를 내리고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막으며 겨울여행을 서두르는 해국

누군가는 간절한 마음으로 돌탑에 소원을 빌고...

가을과 겨울이 공존하는 바닷가

바닷길 따라 달그락거리는 몽돌해변을 지나면

기암괴석들이 만들어내는 해안절경과 탁 트인 전망이 아름다운 곳
조용히 숨어 사람들을 기다리는 듯

제주 올레길의 숨은 비경 바닷가의 작은 세계

'소천지'가 눈 앞에 나타났다.

바다 위에 떠 있는 문섬과 범섬, 그리고 서귀포항

깍아지른 듯한 바위 벼랑으로 둘러싸인 짙푸른 난대림으로 덮여 있는 섶섬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에 바다는 금새 잔물결이 일고

기암괴석과 현무암의 이색적인 모습은 시선을 제압한다.

소천지에 비친 눈 덮힌 한라산이 보일 듯 말 듯 

잔물결과 숨바꼭질한다.

서귀포시 보목동에 위치한 소천지는

백두산 천지를 축소해 놓은 모습과 비슷하여 작은 천지

'소천지'라 붙여졌다.

백두산 천지를 닮은 제주 속의 소천지

물때도 맞아야 하지만 날씨가 맑고 바람이 없는 잔잔한 날에는

소천지에 투영된 한라산의 모습을 담을 수 있는 곳으로

하늘과 바다 그리고 그림자가 만나서 완성되는

백록담에 눈이 쌓였을 때의 모습은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밀물과 썰물이 들고 나는 곳을 '조간대'라고 하는데

해안의 암반조간대에서 썰물 때 바닷물이 움푹한 곳에 남아 괴어 있는 물웅덩이를  

'조수웅덩이'라고 한다.

서귀포시 보목동에 위치한 소천지가 바로 '조수웅덩이'이다.

해안가에 화산활동의 흔적

용암이 바닷물에 식으면서 굳어진 작은 웅덩이

높고 뾰족한 바위로 둘러싸여 있어

밀물일때도 완전히 잠기지 않는 특이한 모습의 물웅덩이

바다와 격리된 것이 아니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작은 세계

복잡하지만 다양한 형태를 하고 있다.

독특한 모양의 바위와 바위 틈으로 물이 들어오는 길이 보이고

투명한 바닷물은 바닥이 훤히 드러난다.

자연생태환경이 살아 움직이는 곳

눈을 낮춰 바라보면 보이는 물웅덩이에 작은 생명체

대기오염의 지표생물로 삼고 있는 식물도 버섯도 이끼도 아닌

균류와 조류의 공생체인 '지의류'가 눈에 들어온다.

작은 천지 '소천지'

소천지에 투영된 눈 덮힌 한라산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와 비밀스런 소천지의 모습을 담을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험하고 뾰족한 돌들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제주의 숨어있는 비경 '소천지'

개발의 상처를 남기지 않은 지금 그대로의 제주가 좋다.

섬 전체가 신비로운 모습이 제주다움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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