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주도 교육의 최대 화두는 특성화고 현장실습이었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모든 책임이 교육당국에 집중되고 있지만 고용노동부가 근로감독을 강화하며 협업하는 체제로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교육감실에서 기자들과 신년인터뷰를 갖고 있다.@사진제공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이석문 교육감은 2017년 제주교육을 돌아보는 의미로 제주지역 기자들과 신년인터뷰를 가졌다.

“고졸취업 위축되지 않는 현장실습 개편 이뤄져야”
 
이번 인터뷰의 주된 관심사 중 하나는 고(故) 이민호 군이 사망재해를 당한 문제였다. 이민호 군은 지난 11월 9일 제주도 생수업체 ㈜제이크리에이션 공장에서 제품 적재기의 프레스기에 목이 눌려 중상을 입고, 19일 끝내 숨을 거뒀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해당 업체는 물론 제주도교육청에 대한 비판도 컸다. 사고가 일어난 이후 교육감의 사과나 대처가 늦었고,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도 민호 군이 큰 부상을 당한 적도 있었지만 학교나 교육청에서 제대로 파악조차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같은 지적에 이 교육감은 교육당국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는 입장을 보였다. 이 교육감은 “사과가 늦었다는 지점은 다소 논란이 있지만 수능과 도의회 일정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으며, 이후 사과하는 과정에서 제도개선까지 포함해 책임지겠다고 밝혔다”고 해명했다.

▲지난 11월 29일 고 이민호 군의 제이크리에이션 공장 사망재해와 관련해 이석문 교육감이 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공식 사과를 하고 있다.@자료사진 제주투데이

이 교육감은 “특성화고에서 학생들의 실습과 취업을 신경쓰지 않는다면 졸업 후에 약 70% 이상의 학생들이 사회적․경제적으로 취약한 상태로 혼자서 구직을 해야 하는 형편”이라며 “앞으로 ▲교사와 교육청이 아이들의 안전 문제를 무한책임지며, ▲사업체 변화를 이끄는 제도 개선, ▲고졸 취업이 위축되지 않는 방향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당국 권한 없어, 고용노동부 감독 강화로 가야”

이 교육감은 특성화고의 현장실습의 안전성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고용노동부의 감독이 강화되어야 하며, 교육당국이 책임지고 제도를 개선할 수 있도록 권한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교육감실에서 기자들과 신년
인터뷰를 갖고 있다.@사진제공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이 교육감은 “교육당국이 감독권한이 없고 안전점검도 회사에게 부탁해야 하는 입장이다보니, 문제가 있다고 해도 교사가 업체를 고발한다는 일은 불가능하다”며 “복귀 조치 이상의 권한이 없어서 제도적으로 책임을 질 수 없는 구조인데도 불구하고 교육당국에게 책임만 묻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따라서 도교육청은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관이 업체의 안전성을 점검하고 보장하는 ‘산업체 안전인증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제이크리에이션 사태와 마찬가지로 자동화시스템의 문제점을 선생이나 취업지원관이 알아채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 교육감은 “만약 이민호 군의 사고가 5개월 후 졸업하고 취업한 뒤에 생겼다면 여론이 이렇게 관심을 가졌겠느냐”며 “이번에 관심이 집중된 이유는 학생이라는 신분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학생이나 노동자라는 신분과 관계없이 안전이 보장되는 노동 환경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선거 재출마 여부는 내년 신학기 시작 이후로”

한편 이 교육감은 올해부터 시행되는 무상교육과 관련해 무상급식의 예산확보를 위해 제주특별자치도의 협조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육감은 "무상급식을 시행하기도 전에 도에서 인건비 지원이 못하겠다고 해서 다소 혼란이 있어서 식품비를 6대4로 나누고, 인건비를 도교육청이 지원하는 방식으로 해결했으며, 도세전출비율 5% 상향과 도의회의 통 큰 결단 등으로 무리없이 진행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주도는 타지역과 다르게 두 끼를 먹는 비율이 높다"며 "앞으로 무상교육이나 급식부분에서 좀더 총체적인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도와 면밀한 협조가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립해사고 추진과 관련해 이석문 교육감은 “이미 입법예고가 효력이 상실됐다고 보고 있어 다시 추진해야 한다”며 “해양수산부의 용역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는 대로 추진한다면 2020년까지 추진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마직막으로 내년 지방선거 재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난 뒤 교육개편이 힘을 받고 있어 내년 3월까지 최적기로 보고 있다”며 “교육혁신에만 몰두해 신학기가 시작되는 3월까지 진전시킨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답했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교육감실에서 기자들과 신년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제공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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