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정제주개발이 랜딩카지노 확장이전 추진 과정에서 제주도민채용 중단이라는 강경카드를 접고, 도민상생 모드로 돌아섰다.

강경모드서 지역상생모드로...이유는?

▲양지혜 람정제주개발 회장

양지혜 람정제주개발 회장은 4일 ‘2018년 무술년(戊戌年) 신년사에서 “2019년 완전 개장 시 80% 이상을 제주도민으로 채용할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지금도 인력 채용 및 교육 진행 등 모든 인사관련 업무를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직원들에게 사내 기숙사에 이어서 인근 마을주민들과의 계약으로 마을의 주거시설의 사외 기숙사 제공을 개시하여 지역사회와의 또 다른 상생을 도모하고 있으며, 회사와 제주시 및 서귀포시 사이를 오가던 주간 셔틀버스를 운행하지 않고 직원들에게 교통카드를 지급해 대중교통 이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양 회장은 “진정으로 사랑받는 ‘제주기업’이 되겠다”며 “무엇보다 제주 지역경제와의 동반성장은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같은 양 회장의 메시지는 지난 랜딩카지노 확장 이전 신청이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임시회에서 논의가 미뤄졌을 당시의 모습에서 180도 변한 모습이어서 눈에 띈다.

지난 12월 5일 람정엔터테인먼트㈜는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내 하얏트리젠시호텔에 위치한 랜딩카지노 영업소를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제주신화역사공원 호텔앤리조트메리어트로 이전하는 내용의 ‘소재지 변경과 영업장소 변경허가 신청서’를 제주특별자치도에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카지노영업장 규모가 803.3㎡에서 5581.27㎡로 7배 가까이 커지게 된다. 

이에 도는 지난 12월 15일 도의회에 의견청취를 신청했지만, 신청일자가 늦었다는 이유로 도의회가 상정보류했다.

이후, 람정은 지난 12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비상경영대책을 발표하고 △계획된 모든 채용 일정 잠정 중단 △임직원 대상 사내외 행사 전면 중단 및 연기 △인턴, 실습생,수습직원 출근 보류 및 기간종료 후 채용 중단 △임직원 휴가 독려 통한 비용 절감 등을 선언했다. 사실상 그동안 도와 협약을 맺었던 제주도 젊은층의 채용사업을 중단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

이에 제주 여론은 급속하게 악화되기 시작했다.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제주도민을 볼모로 도와 도의회를 압박하는 반사회적이며 비도덕적인 행위”라며 비난했고, 고충홍 도의회 의장도 “행정과정이나 도민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성급한 결정”이라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결국 이번 양 회장의 발언은 이같은 여론의 비판에 람정이 한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람정측은 처음 발표했던 인턴, 실습생,수습직원 출근 보류 및 기간종료 후 채용 중단은 없던 일로 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람정이 상생모드로 돌아섰지만, 도민 채용계획은 여전히 랜딩카지노 사업 결정에 따라 흔들리고 있다.@자료사진

실추된 이미지 개선, 지속적인 상생모드 가능할까

일단 람정측은 당분간 제주도민과 함께한다는 ‘지역상생’ 모드는 당분간 유지할 계획이다. 
람정의 한 관계자는 “올해 신년을 맞아 제주신화월드에서 열린 2018 카운트다운 파티를 통해 람정과 도민이 함께하는 뜻깊은 자리가 됐다”며 “앞으로 도민과 함께하는 정례행사와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람정의 사업 자체가 글로벌 리딩 복합리조트이지 카지노가 핵심이 아니다"며 "앞으로 제주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인재양성 프로그램과 사회공헌 사업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람정측이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할 경우, 지금같은 지역상생을 지속할지 의문이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랜딩카지노가 올해 안에 확장 이전되지 않아 계획됐던 레스토랑 직원 등 많은 인력 충원 계획은 여전히 중단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양 회장의 신년사에서 “2019년 완전 개장시”라는 전제조건을 붙인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완전개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도민 채용 계획이 변경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번 실추된 이미지를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지도 앞으로 지켜봐야 할 일이다. 도의회에서 2월 임시회를 통해 의견청취를 다시금 추진할 계획이지만 긍정적인 의견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이번 확장이전과 관련해 "이전이 아닌 사실상 신규사업을 추진하려는 꼼수"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앞으로 랜딩카지노 사업 추진의 방향이 람정을 향후 행보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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