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가 그대로 하나의 詩이므로
시인은 주막에서 술에나 취하면 된다.

시인이 술에 취하면서 귀만 열고 있으면
詩는 서귀포가 다 지어 읊어준다.

그래서 서귀포 사람은 다 시인이고
시인은 바닷가에서 돌이나 주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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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수 시집 「삼다도(三多島)」에서-
<지은이> 정 인 수 (1940~  ) 북제주군 구좌읍 상도리 출생.
 1974년 월간 <한국문학>신인상 시조부문 당선으로  등단. 한국예총제주도지회장, 문협제주도지회장 등  을 역임. 시집으로 「삼다도」등이 있음.

풍경이 너무 아름다우면 詩가 나오지 않는다고 어떤 노시인이 말한 바가 있다. 아름다운 경치 그 자체가 곧 시이므로 굳이 시인은 글로 노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시를 보고 싶으면 서귀포에 가라고, 서귀포에 가서 바닷가를 거닐어 보라고 정시인은 말한다.

아름다운 곳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시인이 된다는 것은 지나친 역설일지 모르나 그만큼 정적 순화된 마음이 깊다는 의미일 것이다. 시를 가슴으로 쓰는 시인들은 글이 필요없다.

정 시인의 단호한 표현처럼 술이나 먹으면 되니까, 그러나 귀는 열고 있어야 한다. 마음의 귀를 열고 바라봐야 한다.<글=김용길 시인, 그림=강부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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