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림 전 제도개선비서관의 공식적인 제주 활동이 시작됐다. 문 전 비서관은 4일 오후 2시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컨벤션센터에서 공감콘서트 '우리 지금 만나!'를 개최했다.

▲문대림 전 제도개선비서관이 4일 오후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컨벤션센터에서 공감콘서트를 개최하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제주투데이

(사)제주희망경제연구소와 제주한라대 통일연구소 한백의 공동주최로 열린 이날 콘서트는 '제주청년, 만나러 가즈아'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명함 때문일까. 폭설이 내린 날에도 불구하고 이날 공감콘서트에는 이달 개최장 안에는 약 4백명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인산인해를 이뤘다.

▲문대림 전 제도개선비서관이 4일 오후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공감콘서트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제주투데이

"불공정 사회에서 우발이익 환원하는 분위기로 바꿔야"

이날 콘서트에는 제주도내의 각계각층의 패널들이 참석해 대화를 이어갔다.

첫번째 시간으로 문 전 비서관은 대학생과 고등학생, 이주민 대표가 나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제주대학교 해양산업경찰학과에 재학중인 허남희 씨는 문 전 비서관에게 3포세대로 비견되는 청년의 생활고에 대해 물었다. 이에 문 전 비서관은 "제주에는 최저임금 157만원에 해당하는 근로자들은 많지만, 생활임금 190만원 이상을 받는 사람들은 적은 상태"라며 "그러다보니 제주도에는 3포세대, 5포세대가 나타나고 있다"고 현 상황을 분석했다.

이어서 문 전 비서관은 "청년을 사업의 주체가 아닌 복지를 수동적으로 받는 시혜자 관점에서 보고 있다"며 "이제는 청년이 주체가 돼서 상상하고 기획하고 실천하는 사회적 분위기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청년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면 불공정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며 "개발이나 부동산 가격 상승 등 우발이익에 기대기보다 그 이익을 환원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등학생 대표로 나선 윤관 군은 1987년 당시 문 전 비서관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물었다. 

이에 문 전 비서관은 "당시 저는 84학번이었고 그 시절 친일과 군부 정권으로 인해 자율이 억압된 시대의 사람이었다"이었고,영화 1987이 보여주듯 젊은이로서 저항할 수밖에 없는 세대였다"고 회자했다. 아울러 문 전 비서관은 "학생운동 중심 사고 속에서 오랜 시간 살아오다보니 소통이 좀 부족했던 점은 386세대들이 극복해야 할 과제"라며 "민주화운동과 학생운동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성실하고 건강한 사람으로 사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로 말했다.

▲문대림 전 제도개선비서관이 4일 오후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컨벤션센터에서 공감콘서트를 개최하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제주투데이

한편, 제주의 괜당문화와 이주민과 토착민 간의 갈등을 묻는 한 이주민 패널의 질문에 문 전 비서관은 "이주민 분들은 괜당문화라고 하면 흔히 제주도 사람들의 폐쇄성을 지적하는데 저는 괜당문화를 제주도식 소통방식, 공존방식이라고 본다"며 "기본적으로 자연과 공존했고, 수눌음을 통해서 협력하고 협조하면서 생긴 문화가 괜당문화"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문 전 비서관은 "괜당문화에 기댄 일차적인 관계를 강조하면 더 넓은 사회현상 반영못할텐데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어렵게 자신의 삶을 제주로 옮긴 이주민을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도민들에게 당부했다.

◎"청년과 경단 여성 위한 사회보장 시스템 강화돼야"

이어진 두번째 대화의 장에서는 워킹맘과 버스킹 공연을 하고 있는 청년들이 참석했다.

먼저 제주 워킹맘 대표로 나온 박지수 씨는 "현재 5살 아이의 엄마이면서 제주대에서 경영대학원 박사과정을 밟고 있고 학원에서 일도 하고 있다"며 "제주도에서는 일하고 공부해도 경력단절에서 다시 복귀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에 문 전 비서관은 "문제인 정부에 들어서서 주간과 야간 모두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종일돌봄 시스템이 정책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경단여성은 개인적으로 손해지만 사회적으로 손실이 큰 만큼 이들을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문 전 비서관은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J.K.롤링의 예를 들면서 "영국의 사회보장시스템 기본 배당이 90만원이 주어져서 기본생활을 할 수 있었고, 그것으로 책을 써서 수십조의 가치를 벌어들였다"며 "우리사회도 경단여성이나 청년들을 위한 배당 시스템을 갖춰서 자기 소질을 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대림 전 제도개선비서관이 4일 오후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컨벤션센터에서 공감콘서트를 개최하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제주투데이

한편, 버스킹을 하고 있는 호준수 씨는 타지역에 비해 문화예술 인프라가 부족한 제주의 현실에 대한 대안을 물었다.

이와 관련해 문 전 비서관은 "최근 제주도정에 문화인프라 신경 많이 쓰고 있지만 부족한 실정"이라며 "해외나 육지여행을 하다보면 거리공연을 흔히 볼 수 있는 곳은 흥이 있는데 이런 공간을 인위적으로라도 조성해야 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문 전 비서관은 "현재 제주 내에는 문화생산자와 공간이 부족하다보니 소비자도 생산되지 않다보고 있다"며 "도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해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 주도 일자리는 과거형, 공공주도형 일자리 만들어야"

이날 문 전 비서관은 비서관을 사퇴한 동기와 소감도 밝혔다.

문 전 비서관은 "사실 청와대는 청와대만의 맛이 있는데 그것을 놓아야 하는 미련이 있었다"면서도 "청와대보다 제주도가 있어야 할 곳이라고 생각했으며, 청와대에만 있어서는 제주도의 이익을 극대화시키기 어렵다고 생각해 과감히 청와대를 뒤로 했다"고 말했다.

문 전 비서관은 "제주에 태어난 것은 축복이다. 축복스러운 땅을 지금까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측면이 있고 여러 혼돈스러운 일이 많아 아쉬웠다"며 "제주만이 가진 자연적, 인문학 자원을 통해 산업과 수익을 만들고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문대림 전 제도개선비서관이 "제주청년 함께 가자"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제주투데이

또한 문 전 비서관은 "기업과 민간에게 일자리 창출을 맡기는 일은 과거의 생각이며, 공공주도형 일자리를 제주도에서 많이 만들 수 있다"며 "특히 해운이나 농어촌유통공사나 JDC 등을 제주도지사의 관리·감독할 수 형태로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치는 말로 문 전 비서관은 "청년들에게 바람직한 지도자가 되는 청·바·지가 되겠다"며 사실상 제주도지사 출마를 에둘러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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