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투어리즘 시대, 제주관광에 제주도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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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투어리즘 시대, 제주관광에 제주도민이 없다"
  • 김관모 기자
  • 승인 2018.02.05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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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민단체, 제주관광 패러다임 전환 위한 토론회 개최

제주관광은 이미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 시대에 들어간지 오래다. 하지만 제주관광 정책이 이 시대에 대응하지 못한채 제주도민이 없는 양적관광 개발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5일 오후 제주시 벤처마루에서 '제주관광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제주투데이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과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제주참여환경연대는 5일 오후 2시 제주시 벤처마루 백록담홀에서 '제주관광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아름다운 재단의 후원으로 그동안 연구가 진행됐던 환경 및 사회적 수용력과 지속가능성의 측면에서의 제주관광정책을 들여다보고, 그 문제점과 대안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제주하수처리장 더이상 인구 수용 못한다"

▲김성훈 홍익대학교 과학기술연구소
연구원

먼저 발제에 나선 김성훈 홍익대 과학기술연구소 연구원은 '제주 관광정책과 환경·사회적 수용력'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이날 김성훈 연구원은 현재 제주도의 중산간 개발 현황과 건축허가의 현황 등을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1943년부터 2014년까지 지난 71년간 마을공동목장이 약 7할정도 해체됐다는 점을 데이터로 제시했다. 그간 관광과 휴양사업 등 양적성장에만 치중하면서 중산간 지역이 중점적으로 난개발에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또한 김 연구원은 지난 2016년 KDI(한국개발연구원)가 발표한 사전타당성검토의 헛점도 지적했다. KDI는 2025년까지 제주도의 도시기본계획의 계획인구는 상주인구 75만, 체류인구 25만명이지만, 현 추세라면 23만6천명으로 체류인구가 계획인구를 초과하지 않을 것이라는 연구를 발표한바있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제2공항 건설에 따라 국토부는 2천만명의 관광객 시대가 열릴 것이라 말한바 있다"며 "이같은 말이 사실이라면 추가적인 인구증가가 이뤄진다면 현재 도시기본계획의 계획인구는 수정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이같은 인구 폭증을 제주도가 감당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 김 연구원은 최근 문제가 됐던 도두하수종말처리장의 데이터를 소개했다. 김 연구원이 조사한 데이터에 따르면 도두하수종말처리장은 이민 2010년대부터 하루 하수처리용량 13만㎥를 초과해왔으며, 2017년 말에는 이미 그 포화가 일반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즉, 현재 제주도의 하수종말처리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있으며, 증설사업조차 미진한 상태였다. 과연 2025년까지 100만 인구를 제주환경이 감당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 다시금 확인된 것이다.

"난개발 줄었다? 소규모 난개발은 오히려 급증"

▲이상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어진 발제에서는 이상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지속가능성 측면에서의 제주관광정책과 오버투어리즘 문제'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이상범 연구위원은 제주의 변화된 개발 규제가 제주 난개발을 전혀 막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 근거로 이상범 연구위원은 제주도의 환경영향평가가 2,3년 사이에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이 연구위원의 자료에 따르면 제주의 전체 환경영향평가는 2011년과 2012년 주춤하는 추세를 보였지만 2016년부터 매년 60여건에 이르고 있었다. 이중 대규모 사업을 다루는 전략환경영향평가는 큰 폭으로 줄었지만, 소규모환경영향평가가 급증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예전에는 골프장이나 리조트 사업이 위주였지만 지금은 연립주택이나 태양광 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규모는 작지만 그 안에 수백명이 거주하는 숙박시설을 밀집시키고 있으며, 그 수도 늘고 있어서 전체면적으로 따지면 절대 만만치 않은 규모"라고 우려했다.

이같은 예로 이 연구위원은 중국자본에 의해 설립된 서귀포 남원읍의 '백통신원 제주리조트 조성사업'과 제주시 애월읍의 '차이나 비욘드 힐 조성사업'을 예로 들었다.

백통신원 제주리조트는 한라산 중산간에 55.8만㎡ 부지에 707실의 숙박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근처에 오름마저 있어 문제가 되고 있는 곳이다. 차이나 비욘드 힐도 89.6만㎡ 부지에 카지노와 숙박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 두 곳 모두 작은 부지 안에 몇 백명의 관광객이 묶게 되는 곳으로 녹지나 완충공간조차 없이 촘촘히 들어선 것이 특징이었다. 이 연구위원은 "여기서 발생할 생활하수나 소음, 생활폐기물의 양이 어마어마하다"며 "근처에 오름마저 있어 환경부하가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연구위원은 "해외에서는 이같은 오버투어리즘을 방지하기 위해 관광객 수를 제안하는 등 냉엄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지역주민이 아닌 외부인을 주택수요를 줄이고 소규모, 체험형, 슬로라이프를 지향하는 관광개발정책이 제주에게 걸맞은 정책일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가치 훼손 심각" 모두 공감...입도세 및 관광객 수 제한도 제시돼

한편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이같은 발표를 바탕으로 다양한 대안과 의견이 제시됐다.

▲5일 오후 제주시 벤처마루에서 '제주관광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토론회'에서 패널들이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제주투데이

먼저 패널로 참석한 강원보 제2공항반대위 위원장은 "성산은 농어촌 중심이며 중산간 마을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곳으로 표선과 민속촌과 함께 트라이앵글을 이루는 좋은 마을이었다"며 "현재 제주도는 국민의 삶이 피폐해지는 싸구려 관광의 섬을 가속화시키고 있으며 제2공항 건설이 그 중심에 있다"고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성산 마을 주민을 만나다보면 신고하지 않고 묻어버린 천연동굴에 대한 제보를 자주 듣는다"며 "이런 천연동굴과 수산동굴이 공항 부지를 관통하는데 환경과 관광자원, 인문환경 등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제2공항은 재검토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상봉 도의원(노형을, 더불어민주당)은 "제주는 관광객 과잉 시대를 맞아 쓰레기와 환경, 하수처리 문제 등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며 "제주의 기본가치인 환경과 자연은 훼손되고 있어 오버투어리즘의 정책적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문했다. 이어 이 의원은 "제2공항 건설로 2천만명 관광객이 찾는다면 제주도는 관광수익보다 사회적 비용이 더 커질 것이란 자료가 있다"며 "한정적인 지형과 자원 속에서 우리가 고민할 것이 무언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는 "먼저 과연 제주도가 계획대로 100만명의 인구라는 도시계획에 맞춰서 하수종말처리장을 완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지금도 4만톤 우선 증설계획이 주민 반발로 무산된 상황에서 2025년까지 22만톤 증설을 위한 계획이 지켜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홍 대표는 "또한 성수기에는 도시기본계획에서 잡고 있는 25만명을 초과할 것인데 이에 대한 분석이 이뤄져있지 않다"며 "성수기에 얼마나 체류인구가 들어올지 알수 없는 노릇"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박찬식 육지사는 제주사람 대표는 "관광사업에서 수혜자는 수혜의 양극화가 벌어지고 있으며, 비수혜자는 수혜를 못받는 정도가 아니라 피해를 받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자산가치 상승으로 관광은 대규모 자본에 의존하면서 왜곡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대표는 입도세와 관광개발에 따른 사유화를 제한해야 한다는 강도높은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약 50여명의 도민과 사회단체 관계자가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한편 주최측은 이번 토론회에 제주특별자치도 공무원도 초청했지만 오버투어리즘이라는 주제가 부담스럽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약 50여명의 도민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제주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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