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가 (재)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 초대 원장·이사 공모에 문화콘텐츠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공무원들에 문을 열어 놓아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논란 끝에 올해 출범하는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 제주도가 초대 원장과 이사, 감사 등 임원을 공모하면서 원장직에 3급 이상 공무원 재직 경력자, 이사직에 4급 이상 공무원 재직 경력자(국가, 지방자치단체) 들에게 응모 자격을 부여해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이 전문적인 식견이 없는 퇴직 공무원을 앉혀 밥그릇 만들기 사업으로 전락하게 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임형묵 다큐멘터리 감독은 본인의 페이스북 계정에 “전문성 운운하더니 결국 퇴직 공무원 노후대책?”이라는 글을 올리며, 전문성이 담보되지 않은 공무원들에게 응모자격을 부여한 데 대한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미 퇴직 공무원 등이 내정된 상태인 것은 아니냐는 의혹도 나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지역은 어떨까? <제주투데이>에서 사례를 살펴봤다. 우선 경기콘텐츠진흥원은 2017년 6월 원장 직위를 공모하며 지원자격으로 “콘텐츠산업 및 빅데이터 분야의 지식과 경륜을 갖춘 분으로 우리 재단 정관 제13조의 결격사유에 해당되지 않아야 함”이라고 명시했다. 전문성을 그 무엇보다 우선시 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17년 원장 공모를 할 때 응모자는 다음과 같은 자격들을 모두 지녀야 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역시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다.

ㅇ최고 경영자로서 콘텐츠산업 진흥에 대한 비전 및 장기발전 전략을 가지고 산업을 이끌어갈 의지를 갖추신 분

ㅇ콘텐츠산업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보유하신 분

ㅇ조직 관리능력 및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개혁 및 변화를 추구하려는 경영의지와 추진력을 보유하신 분

ㅇ공직자로서의 청렴성과 공직윤리의식을 갖추신 분 ㅇ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34조에 해당되지 않는 분

콘텐츠 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우선시하는 경기콘텐츠진흥원과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비전문 퇴직 공무원들이 끼어들 틈이 없다.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 원장·이사직 공모의 응모자격과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한편, 제주영상위원회를 해산하며 출범하게 된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은 영화계로부터 강한 반발을 받아왔다. 이번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 원장·이사직 공모 결과에 따라 다시 한 번 갈등이 야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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