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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들꽃 이야기] 서귀포시 '서홍8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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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들꽃 이야기] 서귀포시 '서홍8경'
  • 고은희 기자
  • 승인 2018.02.25 0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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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홍동은 서귀포시의 행정동, 법정동으로

제주도 산남지방의 동서중간에 위치하고 동쪽은 동홍동, 서쪽은 호근동과 경계를 이룬다.

서홍동은 서귀포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인 '홍로'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마을 모양이 봉우리로 둘러싸여 있어 지형이 화로 모양 같다고 하여

'홍로(烘爐)' 또는 '홍리'라고 불렀다.

겨울에도 따뜻한 기후는 일찍부터 감귤재배를 해왔는데

재일동포들에 의해 일본에서 묘목이 반입되면서 소득이 가장 높은 작물로

한때 '대학나무'라고 불리기도 했다.

서홍동주민자치위원회는 2013년 서홍동의 자연 명소를 널리 알리기 위해

서홍8경(하논· 솜반천· 흙담 소나무· 온주밀감 시원지· 성당 녹나무· 지장샘· 앞내 먼나무· 들렁모루)을 선정했다.

그리고 선인들의 생활 터전이었던 추억의 장소로 '추억의 숲길'이 만들어졌다.

하논을 시작으로 들렁모루까지 서홍8경 속으로 들어가본다.

하논분화구는

용암 분출로 생성된 일반적인 화산 분화구와는 다르게

마르(maar)형 분화구로 화산활동 초기 단시간의 폭발적 분출작용에 의해

형성되는 작은 언덕이 화구를 둘러싼 화산을 말한다.

지표면보다 낮게 형성된 화산체로 산체의 크기에 비해 큰 화구가 특징이다.

동서 1.8km, 남북 1.3km에 이르는 타원형 화산체로

한반도 최대의 마르형 분화구이다.

수만년 동안의 생물 기록이 고스란히 담긴 살아있는 생태 박물관으로

분화구에서 용천수가 솟아 제주에서는 드물게 논 농사를 짓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논이 많다'는 제주어로 '큰 논'이라는 뜻의 '한논'이 변형된 것으로 추정된다.

솜반천은 천지연폭포의 원류로

상류에서 용천수가 나오면서 사시사철 맑은물이 흐른다.

여름철이면 피서객들로 붐비고 다양한 식생을 보유하고 있어 그 가치도 높다.

솜반천생태공원을 조성하여 하천생태체험의 장소이기도 하다.

1910년경 고경천 진사에 의해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기 위해 심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고

1990년에는 지역보호수로 지정되어 관리하고 있다.

2002년 산림청으로부터 아름다운 마을 숲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흙담소나무길은 서홍동 308-1번지 일대에

소나무 96그루가 심어져 운치있고 온후한 기품을 풍기는 곳으로 마을 수호목이다.

'마을 앞이 허하다' 하여 흙으로 토성을 쌓은 위에

1910년 심은 소나무가 지금은 서귀포의 명물로 꼽히고 있다.

 

면형의 집은 홍로본당이 있던 곳으로

녹나무 거목과 100년 수령의 온주감귤나무가 눈길을 끈다.

제주 온주감귤 재배의 시초

타케 신부는 1911년 제주 자생 왕벚나무를 일본에 보내준 답례로 미장온주 14그루를 받았다.

이것이 제주에 들어온 최초의 감귤나무(미장온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나무들 중 1그루가 지금도 서홍동 면형의 집에서 자라

면형의 집에서 관리하고 있지만,

수령이 100년을 넘기고 있어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면형의 집 앞마당, 최초의 온주감귤과 이웃한

수령 150년이 훨씬 넘은 녹나무가 1994년부터 보호수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다.

한라산에 자생하는 녹나무를 기념식수로 식재했는데

척박한 땅이나 바위 틈에서 악조건을 극복하고 잘 자라는 강인하고

도민의 기질과 신앙을 상징하는 녹나무는 늘푸른나무로 도의 상징나무이기도 하다.

아름드리 멋드러진 우람한 녹나무 전체를 덮어버린

'석위'가 긴긴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감귤밭 울타리가 된 동백나무

윤기나는 초록 잎 사이로 서로 포개져 반쯤 벌어진 단아한 모습의 동백꽃과

차가운 돌담 위로 붉은피를 토해내 듯 통꽃으로 떨어진 동백꽃,,,

같은 꽃이지만 피어나는 아름다움과 낙화한 모습은 왠지 애틋하게 보인다.

겨울 한파를 이겨낸 광대나물도 일찍 봄소식을 전한다.

서홍동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지장샘이라는 용천수가 나온다.

지장샘에는 중국의 술사 호종단이 탐라의 맥을 끊기 위해

이곳의 물혈을 끊으려다가 실패하고 돌아갔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이 물은 아무리 가뭄이 들거나 큰 비가 내려도 그 양이 항상 유지되고
이곳을 찾으면 지장샘에 얽힌 재미있는 지장샘 설화를 확인할 수 있다.

마을 보호수로 지정된 먼나무(풍치목)

하천가에 자생하는 먼나무는 수령이 200년 가까이 되고 있는

도내 자생하는 먼나무 중에서 수령이 가장 오래된 나무로

서홍동을 지키는 영험있는 신목으로 국내 제일의 먼나무 노거수이다.

먼나무는 감탕나무과의 늘푸른나무로 반질반질한 두꺼운 잎과

여름의 꽃은 별로 눈에 띄지 않지만 가을에서 이듬해 봄까지 잎사귀 사이사이로 보이는

빨간열매가 매력적인 암수딴그루(자웅이체)이다.

겨울 풍광을 더욱 아름답게 빛내주는 새들의 늦은 도시락

영원히 이름을 모르는 나무 '먼나무'

 

마을을 지키는 노거수 먼나무와 이웃한 곳에는

'변시지 그림 정원'이 있다.

변시지 그림 정원은

서홍8경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보호수인 먼나무와 이웃해 있어 함께 둘러볼 수 있다.

변시지 화백은 1926년 서홍동에서 태어나 2013년 타계할 때까지 수많은 작품을 남겼고

그의 그림에는 제주의 거센 바람이 들어있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 바람과 함께 사는 제주의 사람, 제주의 자연 등을 화폭에 담았고

휘몰아치는 폭풍을 담은 대작들을 많이 남기면서 ‘폭풍의 화가’라 불리고 있다.

 

마지막 제8경 들렁모루로 향한다.

고인돌 형상의 돌음돌 '들렁모루'

'들렁'은 속이 비어 있는 바위를 의미하고,

'모루'는 동산을 뜻한다.

즉, '속이 비어 있는 바위가 있는 동산'이다.

경관이 빼어난 언덕배기 꼭대기에 큰 돌이 얹혀져 있는 모습이 특이하고

들음돌 같이 괴인 왕돌로 고인돌처럼 놓여 있는 곳이다.

꼭대기에 큰돌이 얹혀져 있는 모습은

마치 고인돌의 형상으로 특이하고 경관이 빼어난 모루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

정상에서는

아름다운 서귀포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제지기오름~섶섬~문섬~삼매봉~범섬~고근산~각시바위로 이어지는 파노라마

잔잔한 서귀포 앞바다의 푸르름은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바위 주위에는 상록의 석위, 마삭줄, 왕모람, 자금우 등이 뿌리를 내리고

차가운 비와 찬바람을 견디며 색바랜 모습으로 봄을 기다린다.

산책로 따라 내려가는 길에 만난 대나무(맹종죽)숲

겨울 찬바람에 흔들거리는 연초록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진다.

하늘을 향해 수직의 정원을 만들어내는 대나무의 푸르름에 잠시 넋을 잃고...

명상의 자리에서 잠시 쉬어간다.

엄동에 부는 찬바람에 매화는 꽃봉오리를 터트리며 봄소식을 전한다.

 

서홍8경으로 지정된 다양한 지역 자원

하논 분화구, 도심 속의 솜반천, 흙담 소나무, 온주밀감 시원지,

녹나무 풍치목, 지장샘 설화, 마을보호수 먼나무, 멋드러진 들렁모루까지

서홍8경으로 지정된 곳에는 관광객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안내판을 설치해 지역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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