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5.31 지방선거] ① 현명관 한나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 도지사를 정치인이라기보다 CEO 개념으로 파악

현명관 한나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는 도지사를 정치인이라기보다 CEO 개념으로 파악한다. 따라서 제주지사 선거를 주식회사 제주도의 전문경영인을 뽑는 선거로 본다.

▲ 현명관 한나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지난달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 입당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현명관 예비후보는 도지사 선거 출마배경에 대해 “수구초심이란 말이 적절할 것 같다. 오늘날의 현명관을 만든 것은 첫째가 부모이고 그 다음이 고향 제주도다. 그 제주도가 지금 경제적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 중·장기적 안목으로 주식회사 제주도의 생존문제를 고민해야 한다”면서 “고향이 지금 어려운데 나 몰라라 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현명관 예비후보는 또 김태환 지사의 탈당과 불출마 발언에 대해 ‘당에서도 제주가 전략공천지역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지 않은같라고 반문하고 ”오히려 그분이 왜 그런 결정을 내리셨는 지 궁금할 뿐“이라고 밝혔다.

# 도지사 예비후보자 공통질문

- 지난 10년의 지방자치시대 동안 제주지역은 화합보다는 전임 도지사들 간의 분열과 갈등 양상으로 보이며 지역사회의 큰 상처를 남겼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이 같은 지역의 갈등·분열을 해소하기 위한 복안은 무엇인가.

= 제주도정은 무엇보다 분명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자신감과 희망을 심어주는 리더십이 절실하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국제자유도시는 목표를 향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표일 수 없다. 제주도정이 목표와 수단을 혼돈하고 갈팡질팡하면 향후 3~4년 내 총체적인 난국에 빠질 수 있다.

또한 선거공약이나 구호가 아닌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연간 계량화된 목표를 분명히 제시하고 전략적인 수단을 강구해 도민역량을 하나로 결집해 낼 수 있는 통합의 리더십, 제주특별자치도에 걸 맞는 혁신역량을 갖춘 리더십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민생이다.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능력이 절실하다.

자치경영시대에 낡은 행정논리로 제주도정을 이끌어 간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 행정체제가 개편됨에 따라 시·군이 사라지고 광역체계가 출범하게 됐다. 행정체제개편이 의미하는 장·단점은 무엇이며 바람직한 행정체제는 어떤 모습이라고 생각하는가?

=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은 제주국제자유도시 성공적인 추진과 지방분권을 위해 만든 것이다. 그러나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은 실질적으로 지방자치를 훼손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특히 행정구조 개편이 현재 3단계로 돼 있는 계층구조를 2단계로 1단계 줄이는 것인데도 제주특별자치도의 행정구조 개편은 시·군을 폐지해 통합시를 둠으로써 여전히 도-시-읍·면·동 3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행정계층구조가 단축됐기 때문에 효율적이라는 말에 공감할 수 없다. 군이 없을 뿐이지 시가 그대로 있지 않은가? 행정계층구조에 변화가 없다. 임명직 시장에 대한 주민 반발이 크다. 기초자치권만 삭제하는 어정쩡한 개편일 뿐만 아니라 행정비용 절감과 효율성도 의문이다.

이는 목적과 수단을 혼돈한 결과다. 향후 행정시의 기능을 강화하고 도지사에게 집중되는 권한을 견제 또는 배분하는 제도적인 장치가 보완돼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행정시를 폐지해 기존 읍·면·동의 기능을 강화하고 광역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특별자치도가 성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이뤄져야 하며, 도민 역량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대안은 무엇인가.

오는 7월부터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게 됨에 따라 많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그러나 남은 기간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무엇보다 포괄적으로 위임되는 자치권을 놓고 갈등과 대립의 조정능력과, 각종 제도적 장치를 갖춘 개발분야의 실질적인 투자유치가 이뤄질 수 있는지 의문이다.

특별법 관련 후속조치로 추진할 조례 제·개정 작업도 만만치 않다.

특히 지난 7·27 행정계층 개편 구조 주민투표 결과 도민들이 사실상 정부가 바라는 혁신안을 지지한 것은 제주특별자치도 추진 과정에서 획기적인 개혁과제와 인센티브를 제도화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인데도 정작 특별법은 당초 기대와는 달리 제주 발전에 핵심을 이룰 경제자치 분야가 크게 미흡하다.

특별법 논의과정에서 빠졌던 항공 자유화, 국제자유지역화, 면세 범위의 확대, 국세 이양 등 재정강화 방안 등이 하루 빨리 보완돼야 한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논리개발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시·군 통합에 따른 주민갈등 치유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행정구조개편 주민투표에 이은 혁신도시 선정문제로 산북(제주시·북제주군)과 산남(서귀포시·남제주군)간 갈등이 상존하고 있다. 그런데도 도정은 소극적이다. 주민들이 아우성치면 뭐 갖다주고 뭐 지어주는 식은 근시안적 발상이다.

도민들이 다 잘살 수 있는 비전과 자신감을 심어줘야 한다. 도민들을 직접 설득하고 공감하게 만들어야 한다. 당장 갈등봉합을 위해 당근을 주는 것은 문제해결 방안이 아니다.

- 세계 평화의 섬 지정과 함께 '광주 5.18'처럼 '제주 4·3'에 관심이 높다. 기존의 4.3사업과 세계 평화의 섬 추진은 어떻게 연계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가.

= 제주4·3은 우리 현대사에서 한국전쟁 다음으로 인명피해가 많았던 참으로 비극적인 사건이다. 그럼에도 피해를 입은 제주도민들이 반세기가 넘도록 '억울하다'는 말조차 할 수 없었고,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었다

화해와 상생의 4.3정신이 올 곧게 뿌리내릴 때까지 4·3은 현재 진행형이며, 이같은 관점에서 ‘세계 평화의 섬, 제주‘ 지정은 고무적이며 감동적인 일이다

그러나 ‘세계 평화의 섬 제주’ 프로젝트는 단순히 과거의 비극을 상기시키며 승화시키려는 기념비적 사업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과거의 반목. 갈등. 원한의 벽을 뛰어넘어, 또 지역. 계층. 세대의 벽을 뛰어넘어 도민 대통합을 이뤄 나가야 한다. ‘세계 평화의 섬, 제주’를 통해 제주도를 인권과 평화, 번영의 섬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제주도는 평화의 섬으로, 동북아 평화공동체의 꿈을 심어주는 동산(Garden)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 한·미 양국 간 FTA 협상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도내 감귤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그리고 대책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는 농·축산물 분야에서 한·칠레 FTA와는 비교가 안될 만큼 큰 피해가 예상된다. 협상 과정에서 농업의 민감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경우 정칟사회적 갈등도 커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은 최근 FTA 공식 협상 개시를 선언한 가운데 FTA가 발효되면 앞으로 10년 동안 양국 교역품목의 90% 이상에 대해 관세장벽을 없애기로 했다. 이 같은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면 국내 오렌지 수입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산 오렌지가 무차별적으로 국내에 수입돼 제주감귤산업의 존립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할 수밖에 없다.

감귤은 제주지역 농업 생산액의 51%를 점유하고 있다. 감귤은 제주에서 쌀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자칫 감귤이 한미 FTA 최대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감귤을 보호대상인 민감 품목군으로 지정해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부분 감축·계절관세 적용 등의 협상결과를 이끌어 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단기대책일 뿐이다. 당도와 맛, 쉽게 먹을 수 있는 게 상품이 돼야 한다.

농업은 곧 경영이며,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다.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않고는 제주감귤이 설 땅이 없다. 경쟁력은 차별화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현재 잘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의도적으로 위기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지금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는 반(反)세계화. 반(反)자유화의 저항에 부닥쳐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WTO 체제가 실패로 끝날 경우 양자 간, 지역 간 FTA는 그들끼리 무역전쟁을 피하는 최소한의 안전망이 된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DDA(도하개발아젠다)와 FTA(자유무역협정) 등은 우리에게 시련과 함께 무한한 가능성을 심어줄 것이라는 인식에서 지역 특화산업을 중심으로, 열린 세계·열린 시장에 스스로를 적응시키지 못하면 낙오될 수밖에 없다는 발상의 전환이 절실하다.

거듭 말하지만 제주감귤에 대한 민감 품목 지정은 한시적이며, 거기에 안주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 도지사 예비후보자 개별질문

- 김태환 지사의 한나라당 탈당 및 불출마 표명에 대한 입장은.

= 김태환 지사의 탈당에 대해 내가 왈가왈부할 입장은 아니다. 그분도 나름대로 신중하게 생각했을 것이기 때문에 나로서는 할 말이 없고, 오히려 그분이 왜 그런 결정을 내리셨는 지 궁금할 뿐입니다.

당에서도 제주가 전략공천지역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지 않은가?

나는 이제 당원이다. 당의 방침에 따라야 한다. 경선을 하라면 해야 한다. 그동안 누차 밝혀왔듯 영입된 상황이기 때문에 공정한 경선이 이뤄진다면 그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당원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 한나라당 입당과 관련해 '눈치보기다' 심지어 '삼성 이건희 회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등의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은.

= 기본적으로 삼성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려고 애쓰는 기업이다. 나의 정계 진출이 삼성의 전략이라는 발상은 제가 생각할 때 참으로 대단한 상상력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나의 정계 입문은 삼성그룹과 의논할 문제가 아니다. 지금 내가 이 자리에 있게 된 것은 첫째가 부모님이고, 둘째가 고향 제주다. 고향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의지의 결정체다. 일부에서 서울시장이나 경기도지사 얘기가 있었지만 일축한 것도 이 때문이다.

- 후보자는 (주)제주의 CEO가 돼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같은 경영적 마인드로 인해 당장 수익을 낼 수 없는 문화.생태.역사 관광 프로그램 개발, 지원 등이 뒷전으로 밀려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한 후보자의 의견은.

= 문화.생태.역사 관광 프로그램 개발.지원이 당장 수익을 낼 수 없다고 표현했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 경관 위주의 관광은 한계가 있다. 역사와 예술 문화관광상품 개발이 절실하다.

나를 ‘개발론자’로 보는 것은 나를 몰라도 한참 모른 것이다.

제주의 가장 중요한 자원은 ‘청정’이다. 때묻지 않은 아름다운 제주자연이 바로 차별화다. 당장이 아니라 내일의 제주까지도 생각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관광객들은 감탄한다. 도로에서 한 발자국만 건너면 제주 속의 또 다른 제주, 남모르는 제주의 속살을 만날 수 있다. 아득한 옛날 두꺼운 지각을 뚫고 나온 대지의 숨구멍인 368개의 오름, 원시의 날 내음이 물씬 적셔오는 중산간 곶자왈지대에 감탄한다.

제주관광이 차별화는 바로 때묻지 않은 자연의 힘, 돌과 흙, 맑은 물과 공기, 청정바다, 그 냄새와 정기다.

관 주도의 전시성 축제도 이제는 막을 내려야 한다. 양보다 질이 우선이다. 지역특색 살린 문화상품 개발이 절실하다. 바가지를 씌우는 음식점 일색의 지역축제, 어딜 가도 살 수 있는 효자손 따위를 파는 기념품 가게, 파전에다 동동주를 파는 향토 음식점.... 이 모두가 문화에 대한 마케팅 시각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상품의 기본은 '차별화'이고 문화 또한 상품이라는 점에서 그 지역만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문화유산, 특산물, 자연환경 등에 대한 안목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 한나라당 입당 이후 현 도지사와 설전을 주고받는 등 과열 양상을 띄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태환 지사에 대한 지지도도 높다. 도전자의 입장에서 향후 지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장점이 무엇인 지 밝혀달라.

나는 한나라당 소속의 현직 지사가 있는데도 영입에 응했다. 그것은 당원 동지들이나 제주도민이 제주도정의 일대 혁신을 갈망하고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행정자치시대가 아니라 경영자치시대다. 21세기 경제전쟁시대에 걸 맞는 경영마인드가 필요하고 그런 측면에서 30년의 실물경제 경험을 갖고 있는 당원동지와 도민 여러분들이 선택해 주실 것으로 믿고 있다.

나는 특별자치도가 제주발전을 위해 원칙적으로 방향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저것 다 빼버려서 특별한 것이 없는 특별자치도가 돼 버렸다. 특히 예년 수준에 불과한 교부세 법정 지원이 있을 뿐 재정자립을 담보할 방안이 대단히 미흡하다.

다시 말하지만 21세기는 경제전쟁시대이고 이에 따라 투자유치와 인재유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기업경영의 노하우를 살려 투자유치와 인재유치를 활성화시켜 나갈 것이다.

이를 통해 제주를 단기적으로는 한국에서 제일 잘사는 지방, 장기적으로는 동북아에서 가장 윤택한 지역, 즉 제2의 싱가포르라고 할 ‘글로벌 아일랜드’를 만들어 내겠다. 비행시간 2시간 이내의 거대한 잠재시장, 청정 환경, 제주도민의 근면성 등 제주의 무한한 잠재력에 유능한 리더십이 결합한다면 이것은 결코 꿈이 아니다.

- 기업체에 오래 몸담고 있는 동안 상대적으로 지역 기여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한 후보자께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제주도에서 직장을 갖고 일하면 제주도를 위한 것이고, 외지에서 제주인이라는 것을 자랑하며 당당하게 일하고 능력을 인정받는 것이 과연 개인을 위한 일인가 반문하고 싶다. 나는 소비에트연방공화국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하시모토 류타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 등 세계 정상들이 잇달아 정상회담을 함으로써 제주를 알리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신라호텔을 지었으며, 국제자유도시포럼 공동의장으로서, 제주대 발전후원회장으로서 제주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왔다고 자부한다.

그리고 기존의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겠다. 혼자 뛰어서 일등을 못할 이유가 없다. 중요한 것은 제가 한나라당 입당과 출마를 공식 선언한 후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제주가 처한 상황 극복과 미래를 위해 도민들께서 현명하게 선택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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