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빛과 바람 그리고 들판에 홀로 서있는 작은 나무까지 모두 다 좋은 그림의 소재다. 여기에 모든 고난을 이겨내며 삶을 살아 온 제주의 여인도 한 몫을 한다.

이런 소재를 정직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작가가 있다. 고향에서 미술공부를 마친 후 러시아 국립 레핀미술대학에서 유학하고 돌아 온 화가 고보형이다.

그가 전통적인 리얼리즘을 바탕으로 자신의 조형세계를 심미적 터치로 그려낸 30점을 가지고 ‘제주여인展’을 열고 있다.

스페이스 예나르 (관장 양재심, 제주시 한경면 저지14길-36)

6일 오후 3시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 자리 잡은 스페이스 예나르(관장 양재심)에 고보형 작가의 전시를 축하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이번 전시는 제주 문화를 사랑하는 모임인 (사)제주문화서포터즈(대표 양의숙)가 지난 달 미술품 옥션 행사를 통해 마련한 수익금으로 재능 있는 제주출신 작가를 후원하기 위해서 특별히 마련했다.

양의숙 (사)제주문화서포터즈 대표

(사)제주문화서포터즈 양의숙 대표는 “스페이스 예나르가 지난 2016년에 개관했으니까 올해가 햇수로 3년째다. 그동안 도외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모아 감상할 수 있는 기획전 위주로 운영해 왔는데 올해부터는 유망한 제주 작가를 중심으로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그래서 작가도 발전하고 저희 스페이스 예나르도 발전할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김영호 중앙대 교수, 미술평론가

이어서 미술평론가인 김영호 중앙대학교 교수는 “고보형의 작품을 대하면 리얼리즘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리얼리즘은 그의 회화를 지탱하는 힘이자 앞으로 작가가 치열하게 탐구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고보형의 작품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정직한 시선이 담겨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그가 러시아에서 유학하면서 치열하게 고민했던 리얼리즘의 흔적을 이번 전시에서 찾을 수 있다. 앞으로 그만의 열정으로 제주의 역사와 삶을 진실한 눈으로 좋은 작품을 그려내는 작가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라고 전시회를 축하했다.

이번 고보형의 ‘제주여인展’은 오는 31일 까지 스페이스 예나르에서 열릴 예정이며 제주라는 현실에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작가 특유의 자전적 색채와 함께 여인들의 삶을 성찰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고보형 작가

작가 고보형은 “먼저 초대전을 마련해 준 양의숙 대표와 양재심 관장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멀리까지 축하해 주기위해 오신 분들께도 고마운 말씀 드린다. 이번 작품은 흔하게 볼 수 있는 제주의 관광지 풍광을 배제하고 제주의 여인들의 삶의 모습을 진솔하게 담아봤다. 그리고 유학시절 몸에 밴 러시아의 느낌을 최대한 없애고 지난번 개인전 보다 물감을 투박하게 사용해 조형적인 질긴 면을 제주인의 삶과 연관시키는 노력을 했다. 묵묵하게 작업의 길을 걷고 있는 도내 미술계 선·후배들에게도 무한한 존경을 표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관련태그

#N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