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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들꽃 이야기] 봄을 여는 '섭지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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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들꽃 이야기] 봄을 여는 '섭지코지'
  • 고은희 기자
  • 승인 2018.03.11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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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부르는 바닷바람은 코 끝을 시리게 하지만  

햇살 좋은 언덕에는 노란 유채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한다.

칼바람이 부는 바람의 언덕 '섭지코지'

심술부리는 3월의 매서운 바닷바람에 몸을 움츠리지만

그 바람을 만끽하며 바다 위의 궁전 '성산'을 바라보며 걷는 편안한 산책길은

출렁이는 쪽빛 바다의 아름다운 풍광에 빠져든다.

제주 동쪽 해안의 섭지코지는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리 해안에 돌출되어 있다.

'좁은 땅'이라는 '섭지'와 '곶'(바다 쪽으로 돌출한 모양의 땅)이라는 뜻의 '코지'가

합쳐져서 '섭지코지'라고 한다.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많이 소개되었던 섭지코지

올인의 촬영지였던 올인하우스는 어디로 가고

동화 속 궁전?

사탕과 과자모양의 달콤하우스로 탈바꿈했다.

옛날 봉화불을 지피던 협자연대는

넓고 평평한 코지 언덕 위에 정방형으로 비교적 원형대로 보존되어 있다.

연대는 횃불과 연기를 이용하여 정치, 군사적으로 급한 소식을 전하던 통신수단이다.

봉수대는 산 정상에 설치하였고 연대는 주로 구릉이나 해변지역에 설치되어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횃불을 피워 신호를 보냈다.

바람의 언덕 '섭지코지'

물감을 풀어 놓은 듯 겹겹이 다른 빛깔 쪽빛바다

바다 위의 궁전 '성산'과 섭지코지의 해안절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아직은 활짝 봉오리를 터트리지 못했지만

파란하늘과 쪽빛바다, 해안의 기암괴석은 환상의 3중주로 유채꽃도 춤추게 하고

바다향이 물씬 풍기는 물빛에서 봄이 느껴진다.

붉은색 화산재(송이의 제주말)로 이루어진 붉은오름(해발 33m)

하늘을 향해 서 있는 하얀 등대가 눈에 들어온다.

하늘나라 선녀와 용왕의 아들이 이루지 못한 사랑의 전설이 담긴 촛대 모양의 '선돌바위'

그리고 해안가의 기암괴석이 만들어낸 눈부시게 아름다운 해안 절경에

시선이 멈춰 섰다.

정상은 360도 전망대다.

오름의 등대까지는 철계단이 놓여 있어 쉽게 올라갈 수 있고

등대 난간에 서면 오름의 붉은 흙빛과 섭지코지 해안절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절벽 아래로 보이는 하늘을 향해 치솟은 선돌바위

갈매기의 배설물로 하얗게 덮여 있는 모습이 시선을 끈다.

고개를 돌리면 초원에 펼쳐지는 노오란 유채꽃이 봄햇살에 반짝이고

돌아서면 깍아지듯 서 있는 성산의 해안 절벽과 그 뒤로 우도의 모습도 살짝 드러난다.

하지만 성산을 가리는 건물(레스토랑 민트)이 자꾸 눈에 거슬린다.

거센 파도의 크기는 바위에 부딪히며 거대한 굉음을 만들어낸다.

바다 위에 우뚝 솟은 촛대를 닮은 선돌바위는 보는 방향에 따라 모습이 달리 보이고

붉은오름의 수호신처럼 고개를 치켜 세운 흑룡 모습이 인상적이다.

바람의 언덕을 내려오면 한적하지만 아름다움과 낭만이 있는

해안가 절벽 위로 만들어진 해안 산책길

코 끝에 닿는 짠내음,

오랜 세월 바닷가 세찬 바람에 한쪽으로 기울인 우묵사스레피나무가 의연한 모습으로 맞아주고

차가운 해풍을 맞으며 드러낸 생명의 싹은

사계절 거센 바닷바람을 마주하는 곳이기에 야생의 향기가 묻어난다.

호젓한 해안길에서 만난 아름다운 바다풍경

심술궂은 봄바람과 길동무되어 걷다 쉬기를 반복한다.

흐린 날씨가 한라산의 능선을 가려버렸지만 성산의 모습은 색다른 풍경으로

시간이 멈춘 듯 내가 그리던 그리운 풍경이 펼쳐지고

그 속으로 잠시 빠져든다.

파도를 잡았다가 놓치길 여러 번

갱생이모자반도 가시복어도 더 이상 바다로 가지 못하고

모래 위 쉼팡에서 쉬어가는 괭이갈매기는 밀려오는 파도를 박차고 하늘로 올라간다.

밀려드는 밀물의 경쾌한 소리, 멀어져가는 썰물은 긴 여운을 남긴 채

모래를 휩쓸어버리는 성난 파도는 금새 잠잠해진다.

광치기는 제주어로 빌레(너럭바위)기 넓다는 뜻으로
썰물 때면 드넓은 평야와 같은 암반지대가 펼지진다.
그 모습이 광야와 같다고 하여 '광치기'라는 이름이 붙었다.

바람과 파도와 세월이 만들어낸 바다 위의 궁전 '성산'

파란색 봄바다, 바다마다 색이 다르고 걸어가다 마주할 수 있는 풍광들

바라보기만 해도 아름다운 성산이 보이는 곳은 포토 존이 되어 준다.

같은 곳이지만 사계절 다른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하는 바다

아직은 차가운 바닷바람이지만 달라진 바람은

봄을 기억하게 하고 걷는 자체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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