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실시간뉴스
편집시간  2018.9.22 토 10:07
상단여백
HOME 기획 사람들
[투데이 기획]제주 청년들에게 제주를 묻다① -'제주살이 어떠세요?'급변하는 부동산 시장, 문화 및 교육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
"미래세대에 대한 배려 부족"..."제주다움을 잃은 성장 의미 없어"
김동현 책임 에디터, 김관모 기자 | 승인 2018.03.14 07:39

제주도의 정치계와 사회계는 '제주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는 말을 내세우며 정책을 마련하고 활동을 벌인다. 하지만 정작 그들은 얼마나 미래세대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걸까. 미래세대를 대표하는 청년들은 정작 자신들이 살고 있는 제주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에 <제주투데이>는 특집기획 좌담회를 마련하고 제주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 4명을 만나 그들의 솔직한 심정을 들어봤다. 이번에 좌담은 김동현 제주투데이 책임 에디터가 사회를 맡았으며, 이날 패널에는 서재훈(국어국문학과, 24세), 문보미(영어영문학과, 25세), 탄쟈민(국어국문학과, 31세), 양종현(국어국문학과 24세) 학생 등이 참여했다. 이들 중 세명은 제주에서 나고 자란 제주 청년들이며, 탄쟈민은 싱가폴 출신으로 제주대학교에 유학을 다니고 있다. 

▲제주대학생들이 제주현안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제주투데이

이들은 지난 방학동안 함께 제주 문학작품들을 함께 스터디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제주 사회의 문제들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자주 나눴다고 한다.

이들은 제주의 삶이 답답하다고 느끼지는 않았지만, 제주사회만의 폐쇄성이나 문화적 인프라의 부족 등은 자주 느끼고 있었다. 또한 불과 몇년 사이에 급격하게 도시화되고 있는 제주의 현실에 기대와 상실을 함께 느꼈다. 특히 학생들은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으로 거주문제를 고민하고 있었고, 제주에서 일자리를 잡기에는 자기계발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성장과 개발도 좋지만 '제주다움'과 '자존감'을 잃고 있는 제주의 모습을 이들은 안타까워했다. 따라서 단순한 양적 성장이 아니라 제주만의 맛을 찾아야 한다고 학생들은 강조했다.

◎7억원을 넘는 제주 부동산..."젊은 세대가 머물 곳 어디?"

▲김동현 책임 에디터

김동현 책임 에디터: 제주문학 평론가로 활동하다보면 자주 받는 질문이 있는데요. '너는 왜 맨날 제주만 가지고 연구를 하느냐'고. 하지만 난 내가 딛고 있는 구체적인 지역을 생각하지 않고서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고 생각하거든요. 우리가 살고 있는 살아왔던 지역에 대한 생각들. 그런 생각들도 자연스럽게 하고 싶었어요. 지난 번 여러분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충격을 받았었어요. 무주택자만이 가진 감각인줄 알았는데 부동산 문제를 심각하게 느끼고 있던데요.

문보미: 기성세대들은 부동산으로 집값을 올려서 돈을 벌잖아요. 그러면 우리 다음세대는 어디서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다보니 문제점을 느낀 거죠. 

김 에디터: 지금 구억리에 살죠? 그곳은 부동산 가격이 얼마나 하나요?

문보미: 한 A아파트는 7억 원을 넘는다고 해요. 1년 사이에 가격이 곱이 올랐는데 신제주도 그렇더라고요. 어떤 분들은 싸게 팔고 빨리 내놓고 싶은데 부동산이나 주변에서 그렇게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다음세대인 우리는 어디서 살아야 할지... 예전 할아버지 세대만 하더라도 밭에서 일하면서 그 밭을 살 수도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그건 지금은 택도 없는 소리잖아요.

서재훈: 저는 일자리를 걱정하고 있어요. 제가 앞으로 일하고 싶은 업종으로 학원도 다니는데요. 그 학원비 때문에 아르바이트도 2개나 하고 있어요. 낮에는 북카페에서 일하고, 밤에는 PC방을 뛰는데 가장 많이 일할 때는 하루에 17시간 일한 적도 있어요. 

양종현: 저는 지금은 상황이 나아진 편이에요. 한창 감귤 딸 시즌에는 많이 바빴어요.

▲학생들은 부동산 문제와 일자리를 위한 인프라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제주투데이

◎양적 성장만 팽창...질적 성장, 인프라 구축은 제자리걸음

김 에디터: 서울이나 육지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지는 않나요?

문보미: 제주도가 답답한 것은 아니지만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은 생각은 많죠. 특히 저는 교육에 관심이 많으니 선진국에서 교육이 어떤지 보고 싶어서 자주 해외여행을 다녔어요. 한번은 스코틀랜드의 시골에 간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는 빨간 전화박스가 페인트도 벗겨지고 허름해져도 사람들이 그것을 그대로 보존해요. 그것이 그만의 가치가 있다는 거에요. 그런데 우리는 1년 사이에 다 갈아엎기 일쑤라 아쉬워요. 예전에는 저희 집에서 모슬봉이 보였는데 이제는 빌라가 너무 많이 들어서서 전망도 좁아지고 있어요. 너무 특정 자본에만 집중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성세대들이 다음세대들에게 말이나 글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들의 삶으로 직접 보여주는 것을 세대들이 배우는 거잖아요. 지금 아이들이 보는 제주의 삶은 시야가 좁고 눈앞에 것만 봐야 하는 상황이 되고 있어서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요. 

서재훈 학생(제주대 국어국문학과)

서재훈: 너무 빨리 변하면서 망가지는 점도 있지만 저는 그래도 발전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전에 다른 수업에서 한 교수님께서 제주는 인프라가 너무 부족하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예를 들어서 내가 방송 쪽에서 일하고 싶어서 학원을 찾으려고 해도 그런 학원들은 모두 육지에 있고 제주에서는 찾기 어려워요. 단순히 돈을 많이 번다는 의미를 넘어서서 인재양성에 필요한 인프라가 많이 보강돼야 해요.

양종현: 말은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말이 피부로 와닿아요.(웃음)

김 에디터: 그러면 자꾸 제주를 떠나고 싶어지지 않나요?

서재훈: 어릴 때부터 바다를 좋아해서 제주가 싫다거나 그렇지는 않아요. 하지만 너무 바다만 보니까 약간 섬이라고 알고 있어서 그런지 갇혀있다는 한계점이 느껴졌어요. 

김 에디터: 탄자민은 제주로 유학을 와서 몇 년동안 생활하고 있는데 어떤 느낌이 들었어요?

탄자민: 저는 답답하다거나 그런 생각은 없어요. 제가 유학할 때 서울 대신 제주도를 선택했었는데요. 서울이나 큰 도시보다 더 조용하고 덜 답답해요.

김 에디터: 서울 가면 문화적으로 볼거리가 많잖아요.

탄자민: 그건 그래요. 그래서 다음 유학할 때는 더 다양한 사람들이나 문화를 접하기 위해서 서울로 갈까 생각하고 있어요. 제주에서 3년 반 정도 살면서 느낀 건 아무래도 섬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사상적으로 폐쇄적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그래서 많이 생각하고 경험할 수 있는 게 제한되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어요.

◎단순한 기존 도시를 'Ctr+C', 'Ctr+V'하는 제주도 정책

문보미(제주대 영어영문학과)

문보미: 인프라가 모자란 것은 사실이지만 제주가 꼭 그것을 다 갖춰야 하는지는 의문이에요. 예를 들어서 저는 대정읍에서 살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보성초 아이들과 영어교육도시 아이들을 비교가 돼요. 그러면 농촌은 열등한 곳이고 도시는 우등한 곳이라고 비교하게 되고, 아이들 자존감이 낮아지지 않을까요. 

김 에디터: 지금 기성세대들은 도시에는 있지만 제주에 없는 인프라를 제주도에도 만들어야 하고 그런 모델을 만들어왔는데, 제주라는 섬에 도시적인 것을 다 가져다 놓을 필요가 있을까라는 문제인건가요?

문보미: 의구심이 든다는 거죠. 기성세대가 추구한 개발방식이 왜 그래야 하는지 이해가 안돼요. 드림타워를 지으면서 제주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하는데, 제주의 랜드마크는 한라산이잖아요. 그런데 왜 인위적으로 랜드마크를 만드려고 하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서재훈: 뭔가 발전하는 것이 보이기는 하는데 방향성이 보이지 않아요. 전에 대학교 수업과제로 신화역사공원을 조사한 적이 있었는데 모든 것이 제주도와 관련이 없어 보였어요. 이게 굳이 왜 제주에 있어야 할까라는 의문도 들었고요. 제주와 연관성이 있으면 좋을텐데 제주와 관련이 없는게 너무 많아서 안타까웠어요.

양종현(제주대 국어국문학과)

양종현: 계속 발전해야 하는데 그것을 기존에 있던 것을 'Ctr+C'(복사)해서 제주에 'Ctr+V'(붙여넣기)가 아니라 제주답게 해야하는데 뭐가 제주다운 것인지가 안 보여요.

문보미: 요즘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말을 많이 하잖아요.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기성세대가 다시한번 고민해줬으면 해요. 제주문화가 가진 힘이 많은데 키티나 뽀로로 박물관으로 수십억원에서 수백원을 들여서 만든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의아해요. 제주신화를 주제로 하는 굿문화도 있고 제주도가 가진게 얼마나 풍부한데 왜 굳이 서구문화와 도시의 문화를 붙여넣기 하는지 모르겠어요.

김 에디터: 탄자민은 싱가폴에서 제주에 처음 왔을때 이해하기 어렵다거나 문화충격이 있었나요?

탄자민: 나이 문제가 그랬어요. 제주에서 일하는 같은 나라 친구들 이야기를 들으면 회사에 다니면서 막내니까 이런저런 수모를 당한다고 해요. 안좋은 일이 생겨도 막내라서 말을 할 수 없다는 거에요. 상사나 나이 든 사람들이라는 이유로 같이 잘못했는데 나이 어린 막내만 혼자 당하니까요. 나이 적은 사람은 왜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인지 이해를 못했어요.

― '제주 청년들에게 제주를 묻다②'에서 계속

▲좌담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학생들. 이들은 제주의 변화가 너무 치우쳐 있는 반면, 권력지향적인 옛 악습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오른쪽부터 탄자민, 문보민, 서재훈 학생.@제주투데이
6
2
이 기사에 대해

김동현 책임 에디터, 김관모 기자  jacksnipe@naver.com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동현 책임 에디터, 김관모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제주투데이 소개기사제보광고안내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삼무로 1길 5 정도빌딩 3층  |  대표전화 : 064-751-9521~3  |  팩스 : 064-751-9524  |  사업자등록번호 616-81-44535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제주 아 01001  |  등록일 : 2005년 09월 20일  |  창간일 : 2003년 07월 23일  |  발행·편집인 : 김태윤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태윤
제주투데이의 모든 콘텐츠(기사)에 관한,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8 제주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ijejutoday.com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