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비알라는 1936년 프랑스 남부 님므 (nîmes)에서 태어나 현재까지 님에서 거주 및 작업하고 있다. 1966년 이후, 회화에서 야기되는 모든 허상을 부정하며 화면에 오직 한 가지 무늬만을 병렬시키는 방식으로 작품을 선보인다.

제주시 영평동에 자리잡은 갤러리2 중선농원에서 지난 13일부터 오는 7월 25일까지 1960-70년대 아방가르드 미술 그룹의 일원인 클로드 비알라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80년대 초기 대표작을 비롯해 다채로운 색채가 돋보이는 신작(추상회화) 20여점이 선보이고 있다.

작가 비알라는 뒤샹의 죽음과 함께 누보리얼리즘이 죽었다는 관념에 대한 반발로 결성된 ‘쉬포르/ 쉬르파스’(Supports/Surfaces) 그룹의 중심적 화가였으며, 액자가 없는 캔버스나 기성의 프린트 포지(布地)에 패턴을 되플이하여 그려내는 회화가로 알려져 이다.

1970년대 초 프랑스에서 결성된 전위적 미술단체는 회화를 인식의 대상으로 대하기 전에 먼저 회화를 둘러싸고 있는 상업적 또는 회화에 개입된 불순한 요소들을 제거하려고 노력하였다.

서명, 제작일자, 제목 등도 일체 포기해 화포의 중성적인 성격을 오브제화하였으며, 캔버스의 나무틀을 떼내어 버림으로써 종래의 화포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꾸었다.

또한 한 장의 물질적인 천이 지지체인 동시에 표면임을 확인시키는 것이다.

작가는 캔버스를 중성적인 회화의 지주체로 보지 않고 특유한 물질로서 거기에 ‘제작한다’라는 즉물적(卽物的)인 행위의 반복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또한 그의 작품은 회화 작업의 과정과 그 질료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주는데 마티스의 색채 체험과 랑그독, 프로방스 지방의 전통 천의 모티브를 자신의 작업의 요소로 도입했다.

파리에서 그는 마크 로스코, 모이스 루이스 등의 작가들을 통해 미국 미술을 발견하였고, 1963년 추상에 빠지게 되는데 그물이나 노끈을 묶는 것을 타르나 물감에 담궈 채색한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 후 프리미티비즘 작품에서부터 색과 형태의 서정성을 구상하는 작품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면모를 보이는 광범위한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1976년 부터는 작품의 바탕으로 쓰이는 대상을 더욱 확대시켜 창의 블라인드, 파라솔, 텐트 위에서 제작하였다. 산업용 타폴린 작업을 시작으로, 강낭콩 같기도 하고 또는 팔레트 혹은 관절의 마디 형태와 비슷하게 생긴 추상적인 패턴을 끝없이 반복해 나갔으며 지난 1966년에 발견한 이 형상은 곧 그의 고유 작업 스타일이 되었다.

그의 모든 그림의 기본형태는 단순한 네모꼴 무늬를 스텐실 기법을 통해 화면위에서 확장된다. 반복적인 이 패턴은 창조적인 행위의 뜻과 작품의 위상에 대해 돌이켜 생각하도록 하는데 그 어떤 자연 대상과의 상상적 연관을 없애고 오직 그림 자체만을 직관하게 만든다.

이런 단순한 무늬의 구성을 반복하는 이유는 그의 회화적 표현이 외부 대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고 전적으로 우연에 의존하면서 즉흥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의 모든 그림의 재료는 각종 재활용된 천 조각들을 이어붙인 것인데, 화폭의 전체 형태는 재료가 어디서 오는 것에 따라 달라진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 또한 침대보, 식탁보, 커튼, 방수포 천 등을 화폭으로 사용하여 만든 작품으로 때 묻은 천 위에 그린 원색의 붓질은 리듬감 있다.

바탕천에 붙어있는 레이스나 끈을 적절히 이용하여 원래의 천이 가지고 있는 용도를 그대로 보여주기도 한다. 갖가지 천 위에 드로잉과 침투 방법, 염색의 즉물적 기법이 쓰이고 반복적인 형태들 위에 서의 색은 오로지 색이 가진 고유의 의미만을 강화시킨다.

이번 전시를 통해 회화에 대한 근원적 질문에 닿아 있는 그의 작업을 통하여 평면 자체가 갖는 구조적 아름다움을 발견함과 동시에 다양한 색채를 가지고 무난히 드러나는 비알라 특유의 조형성을 탐구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쉬포르-쉬르파스’운동의 미술사적 위상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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