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삼다수 이미지 (제주도지방개발공사 홈페이지 캡쳐)

국민 생수 ‘제주삼다수’가 출시한지 20년이 됐다.

‘제주삼다수’는 그동안 꾸준히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작년 기준 먹는샘물 시장 점유율 42%, 매출액 2561억원을 달성, 국내 생수업계의 명실상부한 선두 주자로 자리 잡았다.

없어서 못 판다는 ‘제주삼다수’ 때문에 지난 15일 제주특별자치도가 1일 3700톤에서 5100톤으로 취수량을 늘려달라고 요구했고 제주도의회는 900톤을 늘린 1일 4600톤으로 수정 가결했다.

이와 관련해 환경단체는 성명을 내고 “삼다수 증산 요구는 증산 이외의 방법에 대한 특별한 고민이나 연구 없이 행해지는 것”이라며 “매년 심해지는 가뭄과 물 부족 사태에 대한 도민사회의 우려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요구”라고 꼬집었다.

‘제주삼다수’는 이처럼 논란을 불러오는 제주사회의 중요한 이슈 가운데 하나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삼다수 하르방'으로 유세에 나선 신구범 전지사 모습

이번 '제주삼다수' 증산을 지켜보면서 감회가 남다른 이가 있다. 바로 신구범 전지사다.

신 전지사는 많은 도민들이 인정하는 똑똑하고 뚝심 있는 행정가로서 ‘제주삼다수’는 그의 재임 시절 이룬 업적 중 하나다.

1993년 12월, 제29대 제주도지사(관선)로 내려온 그는 제주개발특별법을 개정했다. 지방공사(제주도개발공사 전신)외에는 지하수를 채취해 생수시판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어서 지방공사를 설립하고 '제주삼다수'를 만들었다. 그는 '제주삼다수'를 돈벌이를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 제주지하수를 보전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가 부임할 당시 한국공항(한진그룹)은 '해외수출, 자체소비, 국내 거주 외국인 대상'의 조건으로 지하수 생수시판 사업허가를 이미 받고 있었다.

젊은 시절 제주도청 기획과장으로 일하면서 터득한 제주지하수에 대한 폭 넓은 식견으로 한국공항이 더 이상 지하수 관련 사업을 확장할 수 없도록 하는 제주개발특별법을 개정한 것이다.

만약 한국공항이 생수시판 사업을 시작하면 제2, 제3의 재벌 그룹도 다투어 여기에 뛰어들게 되고 이후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는 무분별하게 훼손될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에서다.

1995년 민선1기 지사 재임시절 제주지하수를 두고 정부와 국회의 힘을 업은 재벌기업과의 외로운 투쟁을 벌여 온 그는 요즘 ‘제주삼다수’가 왜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도민들이 잘 모르고 있어 너무 안타까워 한다.

제주지하수를 보전하기 위해 만든 ‘제주삼다수’, 이번 증산에 힘입어 매출액 3000억원 시대를 기대하고 있다.

돈 버는 사업으로 각인된 ‘제주삼다수’를 보면서 신 전지사의 제주지하수에 대한 남다른 철학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옴은 무슨 이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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