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2-06-28 22:43 (화)
[길에서 만난 들꽃 이야기] 가생이질 '봄꽃여행'
상태바
[길에서 만난 들꽃 이야기] 가생이질 '봄꽃여행'
  • 고은희 기자
  • 승인 2018.03.31 11: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벽 안개에 젖어 있는 아침

봄을 재촉하는 안개비는 들뜬 마음을 애간장 태운다.

도로따라 걷는 힐링 숲길~

비가 봄을 노래하는 날, 나뭇잎들이 그늘을 만들기 전에

가생이질(외곽길)로 봄꽃여행을 떠난다.

가파른 언덕에는 '세복수초'가 제일 먼저 반긴다.

걷는 길마다 화사한 미소로 마중 나온 '세복수초' 피는 언덕

봄을 시샘하는 심술궂은 3월은

꽃봉오리를 터트리지 못하고 움츠리게 하지만

바닥을 황금물결로 출렁이며 만들어준 꽃길은 가던길도 되돌아오게 한다.

노란 꽃잎이 열리고 방긋 웃어주는 '세복수초'

긴긴 겨울 파란빛을 잃지 않았던 진초록잎이 아름다운 '산쪽풀' 이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등성이로 오를수록 더욱 짙어지는 안개

발 아래에는 허리를 꼿꼿이 세운 당당한 모습의 '개구리발톱'

봄처녀 '산자고'가 물방울을 머금은 채 촉촉히 젖어 있다.

소박하고 순진무구한 생명력 강한 하얀 '남산제비꽃'

이름을 알 수 없는 '걍 제비꽃'들의 화려한 외출이 시작되었다.

낙엽수림대 아래에는

추위에 못이겨 움츠리던 봄꽃들은

따사로운 햇살 아래 여기저기서 반갑게 눈 맞추며 봄을 노래한다.

차가운 바닥을 하얗게 수놓았던 변산아씨 '변산바람꽃'은

흔적을 남기고 봄바람 타고 떠나버렸지만

짧은 봄이 아쉬운지 온 힘을 다해 막바지 꽃을 피워낸다.

겨울과 봄의 길목에서 추운 겨울을 견디며 봄을 애타게 기다리는 너는

꿩의 어디를 닮아 '꿩의바람꽃'으로 불릴까?

하얀 속살을 드러낸 '꿩의바람꽃'이 봄을 이어가고

밤하늘에 자그마한 별이 땅에 흩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별꽃'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어야만이 보이는 작은 들꽃들~

잡초의 강인함으로 따스한 봄 햇살 아래

누군가 기억해 주길 바라며 작은 바람에 흔들린다.

숨겨두었던 보물창고

2월 제일 먼저 봄을 알려주던 봄의 전령사 변산아씨는

설레임만 남기고 떠나버렸지만

그 자리엔 뿌리에서 올라오는 줄기와 날렵하게 생긴 멋 없는 모양새의 잎 하나

작지만 품위 있는 모습이 별을 닮은 노란꽃 '중의무릇'이 봄을 노래하고

중생들을 구제했던 풀 지장보살 '풀솜대'도 기지개를 편다.

비밀스런 곳에는 보물주머니 '현호색'이 종달새의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고

자주빛깔 쥐방울 '개족도리풀'이 또 다른 설레임으로

한 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하게 붙잡는다.

안개비는 금새 따스한 햇살을 만들어주고

다시 시작된 황금접시 '세복수초' 꽃길이 길게 이어진다.

갈까? 말까? 망설이다 올라간 언덕길...

고양이 눈을 닮아 붙여진 '산괭이눈'

골짜기의 황금이랑 잘 어울리는 앙증맞은 모습의 '흰괭이눈'

유독식물 별사탕 꽃 '개감수'도 꽃잎을 활짝 열고

그 길 위엔 보송보송 하얀 솜털을 달고 새끼노루귀들이 봄소풍 나왔다.

지독한 추위와 찬바람을 이겨낸 봄꽃들은

저마다의 특별난 아름다운 봄옷으로 갈아입고 봄의 왈츠가 시작되었다.

봄꽃들의 천국 가생이질에는 꽃향기로 가득 채워간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