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제주4·3 70주년 추념식을 맞아, 화해와 치유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천주교 제주교구가 2일 오전 제주시 카톨릭회관에서 교황의 제주4·3 70주년 위로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제주투데이

제주교구는 2일 오전 10시 제주시 카톨릭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4·3 위로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번 메시지는 교황청의 전통에 따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를 교황청 국무원 총리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대신 전달하는 방식을 취했다. 메시지는 한국주교회의와 제주교구에 각각 전달됐으며, 이를 강우일 제주교구장이 직접 낭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제주4·3 70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모든 남녀가, 형제적 연대와 항구한 평화를 바탕으로 하는 세상을 건설하는데에 새로운 각오로 투신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교황은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을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의 전구에 맡기며, 희망을 굳게 간직하도록 늘 기도로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출처 로마교황청 홈페이지

이번 교황의 메시지는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이하 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와 제주4·3희생자유족회에서 지난 1월 천주교 제주교구 제주4·3 70주년 특별위원회(천주교 4·3특별위)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를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면서 시작됐다.

강우일 제주교구장은 "지난 2014년 한국 방문시 세월호 유가족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던 것처럼 교종님의 메세지를 받을 수 없는지 문의했다"며 "처음에는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가 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와 유족회의 이야기를 듣고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에 정식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강우일 교구장과 이기헌 베드로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장, 유흥식 라자로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 등의 공동 서명을 받아 주한 교황대사관에 교황의 위로메시지를 청원했다. 따라서 지난 1월 8일 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와 4·3유족회가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와 제주교구에 정식 공문을 요청했고, 주교회의에서 이를 의결했다. 이에 천주교 4·3특별위는 실무적 준비를 통해 2003년 정부가 발간한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와 함께, 교황청에 제주4·3의 과정을 전했다. 

이후 주한 교황대사관의 임시교황대사 대리인 마르코 스프리치 몬시뇰이 준비된 청원서를 확인하고 공식 공문을 교황에게 전달해, 이번 위로 메시지 발표가 성사됐다.

▲강우일 제주교구장이 교황청에서 온 메시지를 낭독하고 있다.@제주투데이

강우일 교구장은 "바티칸에서 저희의 제안을 기쁘게 받아들였고 긍정적인 청원을 교황에게 드린 것에 한편 놀라면서 매우 기뻤다"며 "제주4·3을 전세계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되겠고 제주도민에게는 큰 위로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번 메시지를 계기로 천주교 4·3특별위는 더욱 4·3 알리기에 적극 나서겠다는 포부다. 먼저 제주교구는 7일까지 기념주간 보내면서 소책자로 4·3기도문이 담긴 기도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오는 9월 말경에 4·3학살터 중 한 곳인 서귀포 중문성당에서 신앙대회를 열고 4·3당시 사용된 십자가를 배치해 많은 신자들에게 4·3을 돌아보고 신앙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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