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길현] 건강도시 꼴찌 제주, 이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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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현] 건강도시 꼴찌 제주, 이래서는 안 된다
  • 제주투데이
  • 승인 2018.04.04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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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현/ 제주대 교수

[제주투데이는 제주사랑의 의미를 담아내는 뜻으로 제주미래담론이라는 칼럼을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다양한 직군의 여러분들의 여러 가지 생각과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 제주발전의 작은 지표로 삼고자 합니다.]

양길현 교수/제주대학교 윤리교육과에서 정치학을 가르치고 있고 제주미래담론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다.

참담하다, 부끄럽다. 그리고 화가 난다. 지난 3월 28일자 중앙일보 기사 때문이다. ‘우리동네 건강평가’에서 제주도가 꼴찌를 했다. 2008년 16개 광역지자체 중 14번째이다가, 마침내 2016년 17개 광역지자체 중에서 17위를 한 게 우리 동네 제주이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국제자유도시, 세계평화의 섬, 특별자치도, 세계환경수도 등 다양한 기치와 프로그램으로 제주를 살리겠다고 애써온 게, 다 허망해 보인다. 도민의 건강이 전국 하위에서 맴돌고 있는 동안, 우리는 무엇을 한 것일까? 제주도정은? 무엇이 문제일까? 그래서 인터넷으로 한림대 사회의학연구소가 발표한 <우리동네 건강 검색기>에 들어가 제주시의 건강도시 지표를 자세히 살펴보았다.(서귀포시의 건강 지수를 알고자 해도 마찬가지로 위의 자료에 들어가 보면 잘 나와 있다)

우리동네 건강 평가의 주요 항목 몇 개에 주목하면서, 제주시 부분을 요약하면 이렇다. 제주시를 제주와 동부와 서부 3곳으로 나눌 때, 전국 지자체 253개 중 제주는 165위, 동부는 217위, 서부는 171위에 머물고 있다. 이 수치만 보면 제주가 전국에서 중하위임을 알 수 있지만.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제주도가 전국에서 꼴찌를 한 이유를 보니, 먼저 술집수가 233위이다. 관광지다 보니 술집이 많은 건 어쩔 수 없다고 그냥 방치할 것인가를 이번 기회에 한 번 되돌아 보게 된다.

과천이 건강도시 1위가 된 데에는 전국에서 술집이 가장 적은 데 비해, 운동시설 접근성은 전국 3위이고 1인당 공원면적은 전국 4위라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과천의 경우 집 가까이에 공공 체육시설이 여러 곳 있어서, 방과 후 아이들을 학원 뺑뺑이 대신 다양한 운동을 할 수 있다고 하는 데, 제주가 배워야 할 게 바로 이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이번 6월 지방선거 때는 공공 체육시설을 대폭 마련하겠다는 다양한 정책대안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흡연 항목에서도 제주도는 하위이다. 제주가 220위, 동부는 243위 그리고 서부는 205위로, 공기가 좋다고 마냥 담배를 피워대는 건 아닐 것이다. 이는 그만큼 제주도민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흡연이 끽연권이라는 이름으로 마냥 정당화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오히려 금연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게 만드는 정신적-육체적-심리적-사회적 스트레스를 덜어내는 범도민 운동을 펼쳐야 할 듯싶다. 동시에 대전처럼 곳곳을 금연거리로 선정하여 인도 바닥에 ‘과태료 3만원’을 표기하는 등 강력한 금연운동 캠페인도 생각해 볼 일이다.

제주는 관광지라 짠음식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해 왔는데, 그게 아니었다. 이번 조사를 보니 제주가 짠음식에서 222위, 동부는 194위, 서부는 217위로, 여전히 건강을 고려하지 않는 식생활 습관과 관행이 그대로 지속되고 있음을 일 수 있다. 전국에서 가장 짜게 먹는 구례에서는 저염식 교육에 발 벗고 나섰다고 한다. 제주에서도 특히 제주도 내 식당 전체에 대해 짠음식 안 만들기 운동에 동참하는 경우 모종의 특혜를 주는 정책개발이 요청된다. 저염식 식당 요리는 도민건강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관광들에게도 호평을 받을 것이다. 보다 체계적으로 저염식 음식문화 창달에 너나할 것 없이 적극 나설 일이 아닌가 싶다.

건강제주가 꼴찌를 하게 된 항목 가운데, 미치료환자 수에서 제주 225위, 동부 248위, 서부 187위이다. 이는 의료 혜택에서 지금과는 다른 어떤 강력한 확산과 정책적 집중을 요청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의 경우 ‘건강 100세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는데, 제주도 각 읍면동별로 도내 의사-한의사-약사-간호원-상담사들과 제휴하여 찾아가는 노인 건강 상담센터 운영은 물론이고 건강동아리를 운용하는 읍면동 차원의 행-재정적 지원도 적극 고려해 볼 일이다. 돈이 없어서이든, 몰라서든 아니면 아예 거동이 안 되어 포기해버려서든, 그 이유에 관계없이 노인이면 쉽게 그리고 큰 부담 없이 상담과 검진에 따라 질환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도내 보건소 기능과 재정적-인적 확충이 절대 요청된다.

마지막으로 제주는 복지 예산이 194위이다. 제주는 기초자치단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제주시 전체가 제주, 동부, 서부로 나눌 것 없이 일정하게 194위이다. 제주도처럼 각 지역별로 복지-건강-환경 등에서 경쟁을 할 필요가 없는 곳도 없다. 그래서인지 제주가 건강도시에서 꼴찌를 하게 된 하나의 제도적 요인으로, 바로 시-군을 없애버린 제주특별자치 실험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왜냐하면 건강도시 평가에서는 제주시를 제주, 동부, 서부로 나누어 조사하고 있지만, 정작 다른 지방과는 달리 제주-동부-서부를 나누어 책임지고 있는 행정기구가 없기 때문이다.

어떻든 이 번 건강도시 제주가 꼴찌로 평가된 요인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보다 심층적으로 요인 분석할 필요가 있으며, 그에 따라 근원적 혁신과 단기적 처방 모두를 동시에 찾아나서는 지혜 모음이 요청된다. 지방분권화가 대세인 지금, 제주에서도 도에서 시로 그리고 읍면동으로 분권이 요청된다. 읍면동 특별자치든 기초자치단체부활이든 어떤 방식으로든 도민들 스스로 자기 몫 찾기에 적극 나설 때, 비로소 건강도시 제주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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