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이 빚은 섬

섬 자체가 지질공원인 제주도

유네스코가 선정한 우리나라 유일의 세계지질공원이다.

태풍급 강풍으로 한 발짝 내딛기가 버거웠던 바람의 언덕 '수월봉'

2018년 제주도지질공원 수월봉트레일을 따라가 본다.

화산연구의 교과서 '수월봉'

제주도 고산리에 위치한 수월봉은 높이 77m의 작은 언덕 형태의 오름으로

수월봉의 옛 이름은 '노꼬메'(높고 큰 산을 뜻한다.)

수월이와 녹고 오누이의 가슴 시리고 아름다운 전설이 담겨 있어  

'녹고물오름'이라고도 한다.

바람의 언덕 '수월봉'

우리나라에서 가장 바람 센 곳으로

'고산기상대'가 자리잡아 한반도로 향하는 모든 바람을 관측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수월봉은 2010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된 '화산연구의 교과서'로

약 18,000년전 뜨거운 마그마가 물을 만나

폭발적으로 분출하면서 만든 고리모양 화산체의 일부이다.

수월봉에서 분출한 화산재는 기름진 토양이 되어

신석기인들이 정착할 수 있는 삶의 터전이 되어 주었다.

깍아지른 듯한 수월봉 해안절벽은 동쪽으로 약 2km까지 이어지고

이 절벽을 '엉알'이라고 부른다.

계절마다 색이 달리 보이는 정상은

바람을 탄 요동치는 격한 파도의 움직임 따라

칼바람이 부는 '바람의 언덕'이란 말이 실감이 난다.

세월을 말해주는 층층이 쌓인 화산재가 신비스런 풍광을 더해주고  

수월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광활한 고산평야와 끝없이 펼쳐지는 망망대해

차귀도, 누운섬, 당산봉이 어우러져 수채화를 그려내 듯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다.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낙조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수월봉 엉알길 코스

해안절벽을 따라 드러난 화산쇄설 암층에서 다양한 화산 퇴적구조가 관찰된다.

바람과 파도, 세월이 만들어낸 화산분출물들이

기왓장처럼 층층이 쌓인 화산재 지층은 수월봉의 백미다.

수월봉 절벽에서 흘러나오는 '녹고의 눈물'

어머니의 병환 치유를 위해 약초를 찾아 수월봉의 절벽을 오르다

누이 수월이가 떨어져 죽자 이에 동생 녹고도 슬픔에 한없이 눈물을 흘리다 죽고 만다.

그 후로 사람들은 수월봉 절벽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녹고의 눈물' 이라 불렀고 남매의 효심을 기려 이 언덕을 '녹고물오름'이라 불렀다.

하지만 녹고의 눈물은 해안절벽의 화산재 지층을 통과한 빗물이

화산재 지층 아래 진흙으로 된 불투수성 지층인 고산층을 통과하지 못하고 흘러나오는 것이라고 한다.

벼랑 곳곳에는 샘물이 솟아 올라 '녹고물'이라는 약수터로 널리 알려져 있다.

수월봉 해안 절벽 곳곳에는

다양한 크기의 화산탄(화산암괴)들이 지층에 박혀 있고

지층이 휘어져 있는 탄낭구조를 볼 수 있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은 제주도 전역에 수많은 군사시설을 만들었다.

수월봉 해안에는 미군이 고산지역으로 진입할 경우 갱도에서 바다로 직접 발진하는

일본군 자살특공용 보트와 탄약이 보관되어 있던 곳이다.

엉알길에는 바람을 탄 파도가 출렁이는 푸른바다

검은 현무암 틈새로 바닷바람을 견디며 끈질긴 생명력으로

수월봉을 향해 고운 모습으로 활짝 핀 한 무더기 '암대극'

한여름 은하수 하얀별들이 바닷가에 무더기로 쏟아져 내릴 준비를 서두르는 '갯까치수영'

괴불주머니를 닮은 꽃과 열매가 염주를 닮은 '염주괴불주머니'

시간을 거꾸로 사는 '갯쑥부쟁이'

유럽이 원산지인 귀화식물 '물냉이'도 하얀꽃을 피우고  

수학여행 온 학생들은 수월봉~차귀도~누운섬을 배경으로 멋진 추억을 만든다.

육각형의 거북이등 모양으로 서로 갈라진 거북등절리

점성이 낮아 잘 흘러가는 특성을 지닌 용암의 표면에는 거북등절리가 발달한다.

자구내 포구에는

바닷바람에 잘 말린 오징어 특유의 향은 코와 침샘을 자극한다.

 

**당산봉 일대를 탐방하는 코스

당산봉은 물과 마그마의 폭발적인 반응에 의해 형성된 수성화산체로

산방산, 용머리와 더불어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화산체 중 하나이다.

봉수대가 설치되기 이전에 뱀을 신으로 모시는 신당(차귀당)이 있어 '차귀악(당산)'이라 부르다가

조선시대에 와서 봉화를 올렸던 곳이라 하여 '당산봉'이라 불리게 되었다.

당산봉은 응회구내에 분석구가 있는 독특한 화산체로

뜨거운 마그마가 물을 만나 강력하게 폭발하면서 만들어진 수성화산체이다.

수성화산체는 당산봉의 외벽을 이루고 있지만 내부에는 분석(송이)으로 구성된 알오름이 있다.

해발 148m로 분화구는 북쪽으로 열린 말발굽 형태를 하고 있다.

 

전망대에서는 시야가 흐리지만

광활한 고산평야와 끝없이 펼쳐지는 망망대해

수월봉, 바다 위에 떠 있는 차귀도와 누운섬,

그리고 자구내 포구가 어우러져 한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등반로 따라 올라가고 내려가는 숲길은 

보리밥나무를 시작으로 송악, 참느릅나무, 돈나무, 천선과나무, 산뽕나무, 예덕나무,

이스라지, 소나무 등이 어울려 봄빛으로 물들어가고

땅 위에는 아주 작은 들꽃들이 길가로 나와 봄을 노래한다.

소나무는 소나무과에 속하는

상록침엽교목으로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란다.

암수한그루(자웅동주)로 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는데

같은 나무에서 자기끼리 수분과 수정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암꽃은 다른 나무에서 날려 보낸 꽃가루를 받기 위해 새 가지 끝에 달리고

수꽃은 새 가지의 아랫부분에 붙어 자기 나무의 암꽃이 피기 전에 먼저 꽃가루를 보낸다.

4~5월, 소나무꽃이 피는 시기가 되면 연노랑 꽃가루(수꽃, 송화가루)는

공기주머니를 가지고 있어 멀리까지 날아간다.

수분은 그 해 5월에 이루어지기 시작하지만 수정은 이듬해에 이루어진다.

당산봉을 내려와 자동차로 절부암까지 이동...

 

용수포구가 내려다 보이는 엉덕동산

절부암은 열부 제주 고씨의 절개를 기리는 바위다.

고기잡이를 나갔다가 조난당한 남편을 기다리다

고씨는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비통한 마음으로 시체라도 찾으려고 해안을 뒤졌지만

결국 찾지 못하자 남편이 뒤를 따르는 것이 도리라 생각하고

속칭 '엉덕동산' 바위 옆 나무에서 목을 매 목숨을 끊었다는

비통한 사연이 전해오는 곳으로 여인의 넋을 달래려고 만든 곳이다.

고종 3년(1866) 판관 신재우는

고씨가 자결한 바위에 '절부암'이라 새기게 하고

부부를 합장하여 그 넋을 위로하기 위해 해마다 3월 15일에 제사를 지내도록 하였다.

'제주 여행의 백미 지질공원'

제주는 그냥 걷기만 해도 자연이 묻어나는 아름다움은

눈으로, 마음으로, 발걸음으로 느끼며 내 삶의 흔적을 찾게 되는 계기가 된다.

'제주도에서 사는 것이 꿈'

이라는 수학여행 온 학생의 말이 귓전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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