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영화 '지슬'의 감독 오멸

지난 2013년 개봉해 화제를 모았던 4.3 영화 ‘지슬’의 오멸(47) 감독이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담은 영화 ‘눈꺼풀’을 제작해 또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제주출신 오멸 감독은 세월호 참사 4년만에 개봉하는 영화 ‘눈꺼풀’을 통해 눈꺼풀을 도려내는 심정으로 이 사건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사흘 뒤부터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했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 '눈꺼풀'

이후 최소한의 스태프와 예산으로 거제도 인근 무인도에 들어가 영화를 찍었다. 최근 개봉한 ‘눈꺼풀’은 달마가 면벽참선 중 졸음을 내쫓기 위해 눈꺼풀을 도려냈다는 데서 따왔다고 한다.

‘눈꺼풀’은 지난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감독조합상과 CGV아트하우스상을 받았으나 3년 후에 세상에 나왔다. ‘지슬’ 때문에 오 감독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대가였다.

영화의 첫 장면은 푸르른 바다다. 감독은 노인의 주름진 얼굴 같은 바다를 지루하리만큼 길게 보여준다. 평화롭게 파도치는 바다의 왼쪽 아래 구석에는 노란 구명보트 한 척이 헤엄치고 있다. 보트는 애써 흔들리면서도 결코 화면 가운데에 닿지 못하고, 파도에 부딪히며 오랜 시간 화면 끝에 머문다.

지난 11일 열린 관객과의 대화에서 제주출신 오멸 감독은 '미륵은 500년 후에 중생을 구원하러 나타난다는 부처다. 그러나 비극을 맞이한 이들에게 수백 년 후의 구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들에게 간절한 것은 지금 당장의 구조였다. 절구를 던져 미륵을 깨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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