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사회저경제지원센터는 올해 송당리와 청수리 마을을 중심으로 한 송당상회 영농조합법인과 반딧불이마을 영농조합법인 두 곳이 까다로운 전문가 심사를 뚫고 행정안전부 선정 마을기업 명단에 올랐다고 밝혔다.

송당상회, 비자나무 활용 중산간 농촌마을 여성의 사회 참여 만들어

송당상회 영농조합법인은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 위치하고 있다. 송당마을은 1만 8천신들의 섬, 제주신화의 본고장으로 소개되곤 한다. 제주마을 신들의 어머니 격인 백주또 여신을 모시는 송당본향당이 자리 잡고 있다. 700여년 제주 목축문화와 함께 18개의 오름 군락이 형성되어 있어 오름의 천국이라 일컬어지는 중산간 마을이다.

송당마을은 밭농사 기반의 농촌마을로써 전통적으로 농산물 생산에 의존하고 있으며, 매년 자연 환경에 따라 농가 수익이 불규칙하여 농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특히 농촌여성들의 경우 농업 및 가사활동 이외에 지역사회 참여 및 활동 기회 부족으로 농촌 생활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청정한 송당마을의 자연환경을 지키면서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던 중, 마을 곳곳에 식재되어 있는 비자나무에 주목하게 되었다. 송당마을에서는 거슨새미오름 주변에 약 25,000여 그루의 비자나무가 자라는 비자나무숲을 조성·관리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개별적으로 땅에 떨어진 비자열매를 활용해 비자기름을 만들어 쓰고 있었다. 이를 본격 사업화하여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을 도모한 것.

현재 외주 제조를 통해 1병(용량 100ml) 단위로 시범판매 중이며, 이제 마을기업화를 통해 주민주도의 비자기름 제조가공 및 체험 서비스 제공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반딧불이마을, 청수리 곶자왈 반딧불이 생태관광...마을주민 해설사가 직접 운영

‘맑은 물 마을’ 이라는 의미를 가진 제주시 한경면 청수(淸水)리는 제주시 서부 중산간 지역에 위치하며, 감귤 등 농업을 주업으로 생활하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청수리의 가장 큰 자원은 215만㎡(65만평) 규모의 곶자왈이다. 화산활동으로 인해 형성된 곶자왈은 크고 작은 암괴와 나무 넝굴이 뒤섞인 제주도의 독특한 지대인데, 청수리는 다양한 생태자원의 보고인 곶자왈의 천연적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곶자왈의 대부분은 마을소유 공동목장으로 마을 주민들의 소 방목 용지 등으로 활용되었으나, 요즈음은 곳곳에서 골프장 부지 등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청수리 주민들은 곶자왈의 본모습을 지키는 방향을 선택했다. 20여년 전부터 ‘곶자왈 지킴이’를 꾸려 외부에서 함부로 마을 환경을 훼손하지 못하도록 스스로 지켜왔으며, 마을주민들이 해설사 교육을 받아 관광객들에게 곶자왈의 생태와 마을의 역사를 함께 해설해 주고 있었다.

그러던 중, 최근 마을 내 곶자왈이 국내 반딧불이의 주요 서식지로 확인되면서 곶자왈을 찾아오는 관광객이 급증했다. 이에 후손들에게 물려줄 곶자왈의 보존과 활용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2017년 처음 반딧불이 축제를 개최하게 되었다. 하지만 축제기간 동안 1일 적정인원인 500여명 보다 두 배 많은 인원이 몰리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체계적인 탐방 안내 시스템을 구축하여 적정인원의 탐방객 수용을 통해 관광객 불편을 해소하고, 지역의 농산물 판로와 연계해 주민들의 소득창출도 도모하고자 마을기업에 지원한 것이다. 2018년도에는 오는 6월부터 9월 중순까지, 반딧불이 생태관광 체험이 진행될 예정이다. 

 

‘마을 모두가 주인인 기업’ 뜻 모아 힘찬 출발

지난 4월 13일, 이렇게 선정된 신규 마을기업은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 제라한가공소에서 ‘선정 후 교육’자리에서 임선옥 송당상회 대표는 “제가 대표직을 맡다보니 함께하시는 주민분들의 임금을 잘 드릴 수 있어야 할텐데 고민된다.”며 현실적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토로했다. 송당상회 정인순 조합원은 “마을의 덕을 많이 보고 있는데, 사회이바지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있다.”며 마을기업이 단지 마을기업을 핵심적으로 운영하는 주체들만의 것임이 아님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두 마을기업 모두 가장 큰 고민은 ‘모두가 마을의 주인이 되는 마을기업’이었다. 문영준 청수리 이장은 “주인이라는 것에 대한 고민이 많다. 반딧불이는 원래 주인이 없었던 것이다. 마을 주민 모두가 주인이 될 수 있는 마을기업을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 마을기업은 수익을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을의 공동체성을 잘 지켜나가는 것이 숙제라는 것.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 할 2018년 신규 마을기업이 그 힘찬 출발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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