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동물보호단체 핫핑크돌핀스는 5월 10일 바다 식목일을 맞아 논평을 발표하고 인공어초 조성을 위한 바다숲 조성사업이 ‘밑 빠진 독에 물붓기’이라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핫핑크돌핀스는 제주 바다의 갯녹음(사막화) 현상이 날로 심해지며 생태계 위기 및 어획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부는 갯녹음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2030년까지 전국 연안에 바다숲 5만4천 헥타르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해중림 조성, 인공어초 설치, 종묘의 대량 생산 및 이식을 대책으로 제시하고 이 사업에 매년 350억 원을 쏟아 붓고 있다.”고 지적했다.

핫핑크돌핀스는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보다 임시 처방에 수백억의 예산을 쏟아 붓고 있는 데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특히 제주 해안의 갯녹음 현상의 심각성을 우려했다.

“갯녹음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과 육상 오염물질의 바다 유입 등이다. 그런데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4년 - 2016년 조사 결과 제주 지역의 경우 서귀포시 강정 해안과 대정읍, 제주시 한경면과 한림읍 해안의 갯녹음 현상이 특히 심각하다고 한다.”

핫핑크돌핀스는 제주 바다의 갯녹음 현상의 원인으로 제주해군기지. 양식장 배출수 및 각종 난개발로 인한 환경오염을 지목했다.

핫핑크돌핀스는 “제주 바다는 해안도로 신설 및 해안 매립, 해상 구조물 설치공사, 관광객과 자동차 증가에 따른 쓰레기와 분뇨 및 하수 배출, 양식장의 배출수에 사료 찌꺼기, 어류배설물, 항생제와 포르말린 등 유해화학물질을 섞어 배출하기 등으로 오래 전부터 몸살을 앓아왔다. 강정 바다의 갯녹음 현상은 직접적으로 제주해군기지 때문이고, 대정 바다는 양식장 배출수 때문이며, 한경면과 한림 바다는 해상풍력발전단지 공사와 공사 자재를 실은 대형 선박들이 엄청나게 드나드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핫핑크돌핀스는 환경오염으로 인해 비롯한 바다 갯녹음 현상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매년 “땜질처방” 되고 있는 바다숲 조성 사업의 악순환에 대해 지적했다.

“인간 활동에 의한 오염이 제주 바다 갯녹음 현상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됨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는 올해 또다시 바다숲 조성사업에 15억여 원을 투자하고, 인공어초 및 어초어장 관리사업 등 2개 사업에 13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땜질처방이다. 오염물질이 계속 유입되는 곳에는 아무리 인공어초를 설치해놓아도 갯녹음이 해결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수천억 원이 드는 난개발 사업으로 바다를 죽이고, 다시 수백억 예산을 들여 바다에 인공어초를 투입하는 것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에 불과하다.”

이어 핫핑크돌핀스는 “제주 지역의 경우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공개된 예산 내역을 취합해 핫핑크돌핀스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제주 바다숲 조성사업에 총 575억 원이 투입된 것으로 확인된다.”며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 채 제주에서만 매년 57억원씩 밑빠진 독에 물을 부어온 꼴”이라고 개탄했다.

끝으로 핫핑크돌핀스는 “정말 바다를 살리고 싶다면 대표적인 난개발 사업인 제주 제2공항부터 중단해야 한다. 제2공항을 만들기 위한 대규모 난개발 공사가 진행되면 성산 바다에 갯녹음이 심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이라며 “해상풍력공사와 제주신항만 등의 대규모 난개발 사업 역시 바다를 망치게 될 것이다. 바다를 죽이는 일에 예산 낭비하지말고 제주남방큰돌고래 보호구역 지정, 대규모 개발사업 전면 재검토 및 백지화, 오폐수 방출 주체 관리감독 및 처벌 강화, 제주바다 휴면기 추진 등 지속적이고 건강한 해양생태계 보전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