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기는 냄새는 역겹다. 입은 거칠고 나오는 소리는 고약하다.

마치 진흙탕 속 ‘이전투구(泥田鬪狗) 의 개싸움’을 보는 듯하다.

시끌벅적 도떼기시장이거나 멱살잡이 악다구니 난장판 수준이다.

6.13 지방선거 30일을 앞둔 제주지역 선거판 정황이 그렇다.

도민의 삶의 질을 걱정하고 제주발전의 앞날을 설계해야 하는 진정한 의미의 미래비전은 찾아 볼 수가 없다.

현실 문제를 진단하여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 공감을 엮으려는 인식도 모자라기는 마찬가지다.

정책검증은 간 데 없다. 남을 고자질하고 음해하는 마타도어만 있을 뿐이다. 상대방 흠집 내기에만 혈안이다.

물론 이러한 상황전개에는 이유가 있다. 예비후보 개개인이 원인을 제공했다. 모든 책임이 그들에게 있다.

여기서 도덕성과 자질 문제가 제기된다.

지도자 또는 정치인에게서 도덕성은 피할 수 없는 최고의 가치다. 자질을 담보하는 부증수표 같은 것이다.

그래서 공직선거에서 후보자의 도덕성은 자질 검증의 주요한 잣대다.

지도자가 도덕성을 잃으면 신뢰성이 무너진다. 신뢰가 무너진 도덕적 흠결은 리더십을 망가뜨린다. 조직을 붕괴시키는 원인이다.

역사의 경험이 말해주는 교훈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도지사 예비후보 진영 간 치고받는 ‘후보의 도덕성 의혹’ 공방은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그냥 덮는다고 덮어질 수도 없다. 악취를 덮는다고 냄새를 가둘 수 없는 이치와 같다.

이는 선거결과에 따라 유권자인 도민의 도덕적 수준과도 연동될 수 밖에 없다.

각종 의혹의 해독제는 ‘실체적 진실 규명’에 있다.

거짓말이나 변명, 미봉책으로 국면을 호도하려 해서는 아니 될 이유다.

의혹 관련 당사자가 자기 살을 발리고 뼈를 깎는 심정으로 진실을 밝히는 자기 고백이 먼저다. 도민을 향해 고해성사를 하는 일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사회적 공론화에 의한 ‘실체적 진실규명’작업이 불가피하다.

의혹은 꼬리를 물고 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겠느냐’는 ‘굴뚝론’에 힘입어 열심히 새끼 치며 눈덩이처럼 또 다른 의혹을 불리고 있다.

후보자의 자질에 치명적 상처를 줄 수밖에 없는 부도덕하고 음습한 내용들이다.

부동산 투기의혹, 2중 취업 의혹, 논문표절 의혹, 공문서 허위기재의혹 , 친인척 비리행각의혹, 내연녀 등 불륜스캔들 의혹 등 하나같이 민감하고 인화성 강한 폭발력을 갖고 있다.

‘부동산 투기’나 ‘논문표절’ ‘여성 스캔들’ 등은 문재인 대통령의 고위직 인사 배제 원칙이기도 하다.

여기에다 전직 지사(이하 전직)와 특정 후보와의 관계가 새삼스럽게 구설(口舌)을 타고 있다.

전직은 국내 굴지의 재벌급 건설회사 고문으로 있다.

특정 후보는 이 전직의 ‘정치적 양아들(?)’이라는 소문도 있었다. 그만큼 관계가 각별하다는 뜻이다.

전직은 지사재임 때 집무실에서 여성 단체장을 성희롱했던 전력이 있다. 이로 인해 1000만원의 손해배상 판결까지 받았다.

그로서는 지울 수 없는 부끄러운 가슴속 ‘주홍 글씨’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정치적 양아들’로 소문난 특정후보도 최근 내연녀 등 성관련 의혹에 말려들었다.

‘정치적 양아들’을 뛰어넘어 여성문제와 관련해서 ‘부전자전(?)’이라는 해괴한 일각의 비아냥거림은 모닥불 처럼 낯 뜨거운 부끄러움이다.  ‘희극적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전직은 재직 시절부터 관리해 왔던 조직의 상당수를 특정후보 지지에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본인의 지원 활동도 노골적이고 적극적이다.

전직의 이 같은 적극적 행보에 “새로운 권력을 사냥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욕망 때문”으로 풀이하는 쪽도 있다.

‘권력을 만들어 상왕노릇을 하려는 것‘이라는 시각이다.

 '관계를 맺고 있는 건설업체에 도움을 주기위한 정치적 포석'이라는 황당하지만 그럴듯한  분석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누구든 정치적 또는 인간적 입장이나 소신에 따라 특정인을 지지하거나 반대 할 수 있다.

나무랄 일이 아니다. 그것은 정치적 자유의 영역이다.

그러나 존경받아야 할 지역 원로나 지역 지도자라면 거취는 진중하고 행보는 신중해야 하는 것이다.

지켜야 할 금도가 있고 나가야 할 때와 물러설 때를 헤아리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옛 어른들은 노년에 경계해야 할 두 가지를 들었다. 노욕(老慾)과 노추(老醜)다

나이 들어 욕망에 사로잡히면 추하게 되고 이것이 쌓이면 노망(老妄)에 이르게 된다는 경구(警句)다.

‘욕심이 잉태하면 죄를 낳고 죄가 자라서 죽음에 이른다’는 성서 말씀도 있다.

이유가 어디에 있든 제기되는 의혹은 투명하게 해소되어야 옳다.

당락에 관계없이 그것은 사회정의의 문제일 수밖에 없다.

그래야 혼탁선거를 줄일 수가 있다. 선거판을 개판이나 난장판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도 그렇다.

그렇게 함으로써 정책검증이나 공약 경쟁이 가능한 공정 선거 구도를 짤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의혹을 제기하는 쪽은 팩트에 근거해야 한다.

‘합리적 의심’이라거나 ‘개연성 논리’를 동원한 두루뭉수리 의혹제기는 비겁하다. 말장난으로 진실을 덮을 수는 없는 일이다.

‘아니면 말고’식의 음해 공작은 치졸하다.

억측을 악의적으로 짜깁기하여 상대에게 구정물을 끼얹는 마타도어 역시 잘라내어야 할 사회적 암 덩어리다.

의혹을 받고 있는 쪽도 마찬가지다. 슬그머니 구렁이 담 넘듯 넘어가려하거나 거짓말로 사실을 감추려 해서는 아니 된다.

당당하게 사실을 밝혀야 한다.

‘음해’라거나 ‘사실과 무관하다’는 식의 애매모호한 대응이나 태도는 의혹만 더 키울 뿐이다.

의혹이 사실이면 의혹을 받는 쪽이,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 아닐 경우는 의혹을 제기한 쪽이 후보 사퇴는 물론 상응한 법적 책임을 지고 석고대죄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도민일반의 요구다.  도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기도 하다.

‘거짓말로 잠시 사람을 속일 수는 있어도 영원히 모두를 속일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일찌기 플라톤은 "거짓말은 그 자체가 범죄일 뿐만 아니라, 정신까지도 더럽힌다"고 했다.

의혹을 제기하는 쪽과 의혹을 받고 있는 쪽 모두에게 전하고 싶은 잠언(箴言)이다.

지도자는 치열하게 자신을 채찍 질 하고 가정을 바르게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지도자의 덕목은 바로 수신제가(修身齊家)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는 그러한 지도자를 뽑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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