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투데이는 제주사랑의 의미를 담아내는 뜻으로 제주미래담론이라는 칼럼을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다양한 직군의 여러분들의 여러 가지 생각과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 제주발전의 작은 지표로 삼고자 합니다.]

양길현 교수/제주대학교 윤리교육과에서 정치학을 가르치고 있고 제주미래담론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다.

조금은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한다, 세상 일이 그렇다. 100프로 박수 받는 일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선거라는 절차를 거치는 집행부 구성에는, 항상 뒷얘기가 나오게 되어 있다. 그래서 뒷얘기를 넘어서는 미래지향적일 필요가 있다.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서울제주도민회 31대 회장단 출범도 마찬가지이다.

필자는 1999년에 제주로 내려갔다. 10년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었다. 20년 전에 알고 지냈던 서울도민회의 세세한 환골탈태를 지적하고 평가하는 건, 필자의 몫이 아닐 듯하다. 이 글은 지인들을 통해서 문득문득 주마간산처럼 보고 들었던, 서울도민회에 대한 필자의 생각이자 관심사항이지만, 혹 몇 가지 주문이 유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먼저, 31대 신현기 회장단 출범에 축하를 드린다. 도민회 회장단이야말로 감투가 아니라 봉사 자리인 만큼, 선거 이후의 서울도민사회의 통합과 에너지 집결 그리고 인재 발굴과 양성에 적극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시작은 네트워크일 것이다. 연대이고 협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요즘 네트워크는 단톡이나 밴드가 널리 활용된다. 소통의 대명사가 된 게 어제 오늘이 아니다. 도민회도 사무실 운영은 물론이고 공지와 연락, 홍보 등에서 단톡과 밴드, 문자를 지금보다 더 많이 활용했으면 한다. 어른들에게는 꼭 전화를 드려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현우종 도민회신문 편집위원장이 누누이 주창한 바와 같이, 도민회신문을 도민회 홈페이지에 실릴 수 있도록 하는 건 기본이다.

서울에는 가장 큰 조직으로서 도민회가 있지만, 이외에도 필자가 아는 것만 해도 장학회, 산악회, 청년회, 로타리 그리고 필자가 수석부회장으로 있는 제주국제협의회가 있다. 뿐만 아니라 각종 동창회, 향우회, 직능단체모임, 문화예술인모임, 친목회, 종교모임 등 자주 도민회신문 동정란을 통해서 활약상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도민회는 바로 이러한 각종 단체와 모임을 한 데 모아 나가는 지붕이 되고 우산이 되었으면 좋겠다. 백서를 하나 발간하는 작업도 그 하나의 시작일 것이다.

해마다 가을이면 잠실체육관에서 대대적인 도민체전이 열린다. 많은 서울도민들이 이 날만은 만사에 우선하여 참석하려고 해서, 성황을 이룬다. 필자도 몇 번 참석해 보았는데, 거기서 예기치 않은 지인을 만나 인사하고 안부 전했던 기억이 새롭다. 특히 시읍면 향우회마다 마련한 천막 안에서 막걸리 한 잔 같이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건, 도민회의 보람일 것이고 서울도민회원들에게 주어진 흥취일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여력이 있으면, 특히 연말연시에 불우이웃돕기 음악회나 오케스트라를 협찬하는 건 어떤가 하는 생각이다. 가족과 함께 실내에서 보다 품위 있는 시간을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바둑동호회도 보다 더 활성화하기 위해서, 아예 도민들이 자주 오가는 서초 쪽에 조그마한 탐라기원(가칭) 하나 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누구든 오가다 탐라기원에 들려, 차 한잔하면서 만남과 정보 교류 그리고 친목을 나누는 사랑방 역할로는 기원이 제격이다.

겨울에는 예를 들면 실내에서 당구대회 개최도 생각해 볼 일이다. 도민회장 포함 각급 시읍면 향우회장과 각종 도민 단체 회장이 조금씩 갹출하는 후원비로 당구대회 상금과 운영비용을 충당하면, 큰 재정적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여성, 청년, 노장층, 70대 등으로 나누어 예선-결선을 거치는 동안 뜻하지 않는 친목과 화합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요즘 당구가 핫한 저간의 분위기에도 어울려 보인다.

또 도민회가 서울에서 태어난 2세나 3세 제주도민에게도 관심을 기울이고 무언가 연결고리를 찾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 한꺼번에 다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그렇게 할 필요도 없다. 우선은 적극적으로 재외도민증 발급을 2세와 3세에게도 넓혀 나가기 위한 자리를 1년에 한번이라도 가졌으면 한다.

이런 저런 일을 제대로 하려면, 도민회관의 정비가 요청된다. 도민회의 도약을 위해서 현재 도민회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가양동 탐라영재관 4층 일부로는 비좁다. 탐라영재관에 대형 회의장과 소형 세미나실을 갖추어서, 여기서 각종 도민사회 모임이 쾌적하게 그리고 ‘가성비’ 높게 열릴 수 있다면 서울제주도민회의 또 다른 활력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서울도민회가 제주 도청과 도의회에 얘기해서 그런 정도의 지원을 받아낼 수 있을 만큼의 발언권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요는 서울도민사회 회원 여러분들의 의지의 문제이고, 집행부가 얼마나 발품을 파느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 위의 글은 서울제주도민회신문 제143호(2018년 4월 25일)에 실렸던 글을 수정보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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