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3시 제2공항 원포인트 토론회에 참석한 제주지사 후보들이 토론회 시작 전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장성철, 원희룡, 문대림, 김방훈 제주지사 예비후보.

2018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들을 대상으로 한 제2공항 관련 심층 토론회가 열렸다. 14일 오후 3시 제주참여환경연대와 <제주의소리>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토론회는 시종 뜨거운 열기 속에서 진행됐다.

토론회 끝에 이르러 김경배 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 부위원장이 무대로 달려 올라가 원희룡 예비후보에게 달걀을 던지고 손바닥으로 뺨을 때린 뒤 자해를 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제2공항과 관련한 후보들의 목소리는 아쉽게도 묻히고 말았다.

이번 토론회는 지역 최대 현안인 제2공항 문제에 집중해 제주지사 출마자들의 생각을 듣는 귀한 자리였다. 지방선거는 치러야 하는 만큼 이번 토론에서 후보들의 제2공항과 관련한 입장에 대해서는 귀를 기울여 볼만하다. 각 후보들의 주요 입장을 정리했다.(토론회 테이블 순. 좌측부터)

장성철 바른미래당 예비후보는 해저터널론을 집요하게 꺼내들었다. 장성철 후보는 “제2공항을 대안으로 놓고 기존공항확장, 정석비행장활용, 해저터널까지 논의대상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후보는 농산물 등 신선식품의 수송과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신경제 구상에 발맞춰 제주에서 유럽까지 이어지는 선로의 시작점이 제주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개진했다. 이에 대해 타 후보들은 현재 시점에서는 해저터널을 논의 대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성철 후보는 환경수용력이 환경 인프라 시설을 고정변수로 둬서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환경 인프라 시설을 확충하면서 관광객 수의 증대를 도모하는 방식으로 현재 제주의 문제를 타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환경 인프라 확충을 통해 환경수용력을 더 높여갈 수 있다는 것이다.

원희룡 후보는 현 제주국제공항이 슬롯 포화상태로 인해 항공편 이용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고 또 항공기 안전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원 후보는 “부실검증의 의혹에 대해 재검증절차에 들어가 있다. 모든 문제제기를 다 담아 걸러보고 결과에 따라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 ‘지혜’와 ‘역량’을 모으는 방식의 구체적인 모델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사전타당성 재검토 용역에서 기존 용역의 큰 부실 문제가 확인되면 추진할 수 없다며 다만 작은 문제들이 발견된다면 논의를 해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원희룡 후보는 오름절취, 동굴 문제 등을 제2공항 반려해야 할 사유로 거론했다. 원 후보는 예전 문대림 후보가 총선 등에서 내걸었던 대표 공약이 바로 서귀포 신공항 건설이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원 후보는 문대림 후보가 도의장 당시 녹지 그룹의 외자유치를 추진하고 신공항 적임자라고 자부하는 등 개발사업에 가장 앞장서며 도민들에게 호소해왔다며 “언제부터 환경론자가 되었냐”고 핀잔을 하기도 했다.

문대림 후보는 제2공항 ‘원점재검토’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에 원희룡 후보, 고은영 후보로부터 ‘원점재검토’라는 표현이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모호한 표현으로 유권자들에게 혼동을 끼칠 수 있다는 것. 고은영 후보는 문대림 후보에게 보다 선명한 입장을 요구하며 제2공항에 ‘반대’하는 두 번째 후보가 되길 바란다고 전하기도 했다. 문대림 후보가 개진하는 상황 분석에 따르면 문 후보의 입장을 ‘제2공항반대’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게 보이기도 한다. 문대림 후보는 연간 관광객 수가 1990만 명일 때 수익이 극대화 된다는 연구결과를 인용하며 제주공항인프라확충사업 1단계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하지만 그와 같은 상황분석에도 불구하고 현 제2공항 ‘반대’의 입장을 선명하게 피력하지는 않았다. 사전타당성 용역 재검토 결과를 지켜보고 추후 주민투표로 붙이겠다는 등의 여지를 남겼다.

김방훈 후보는 현 제주국제공항은 포화상태로 인해 도민들과 관광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방훈 후보는 제2공항 용역 추진과정에서 기상데이터, 용역팀 구성, 오름이나 동굴 등의 문제를 간과한 상태로 도민들과 소통을 하지 않고 추진하며 신뢰를 잃었다고 비판하며 심사숙고해 해결해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검토 용역을 거쳐 제2공항 건설이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방훈 후보는 제주도에 연간 4600만명의 관광객이 왔을 때 생활환경과 자연환경 어떻게 변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방훈 후보는 오라관광단지를 개발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고용,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계획대로 오라관광단지를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은영 후보는 발언을 시작하며 자신을 “제2공항 백지화 후보 녹색당 고은영 후보입니다.”라고 소개했다. 유일하게 제2공항 반대를 내세운 제주지사 후보라는 점을 분명하게 각인시켰다. 고은영 후보는 제2공항 입지 선정에 있어 주민들이 배제당하고 조사 전체적으로 오류가 많다며 주민들에게 불편을 요구할 거면 명분과 절차적 타당성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은영 후보는 타 후보들에게 적정 관광객 수를 집요하게 물었다. 고은영 후보는 원희룡 후보가 한국은행 제주본부에서 발표한 연구결과를 인용하며 2000만 명 가량을 제시하자 “그런데 공항이 더 필요하냐”고 되받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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