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의 비오토피아 특별회원 의혹과 관련해 문대림 캠프와 원희룡 캠프가 다시금 난투를 벌이고 있다. 문 후보는 특별회원 명단을 증거로, 원 후보는 비오토피아 전 주민회장을 증인으로 내세워 서로가 거짓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

◎문대림측 "원 후보 내외 비오토피아 특별회원 증거 있다"

이번 의혹의 시작은 문대림 후보에서부터 시작했다. 지난 25일 KCTV에서 열린 도지사 합동 TV토론회에서 문 후보는 원 후보에게 비오토피아 특별회원 위촉과 관련해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서 문 캠프는 즉각 성명을 내고 "원 후보가 2014년 8월 1일 배우자 강윤형 여사와 함께 비오토피아 주민회로부터 ‘특별회원권’을 받았다"며 "이 특별회원권에는 일반 도민은 상상할 수 없는 각종 특혜가 주어진다"고 말했다.

비오토피아는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휴양형 주거단지로, 상류층만이 거주할 수 있는 최고급 주거공간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이곳에는 골프장과 레스토랑, 온천 등 모든 부대시설이 최고급 시설로 갖춰져 유명인사가 거주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비오토피아의 전경@사진출처 비오토피아

이에 문 캠프는 이곳에서 받는 특별회원권을 '황제 예우'로 칭했다. 특히 문 캠프는 "레스토랑 사용과 관련해서 강 여사가 선호하는 특별한 좌석을 지정해 주기 위해 다른 손님의 예약이 있더라도 변경해 제공해주는 사례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도지사 배우자이기에 제공된 ‘황제 예우’"라고 지적했다.

또한 문 캠프는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할 증거로 비오토피아 주민회에게 제공되는 특별회원 명단의 내용을 공개했다.

먼저 아래 사진의 '비오토피아 특별회원 명단①'(2014년 작성 추정)에 따르면, 비오토피아 특별회원으로 원희룡 후보를 포함해 총 7명이 위촉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 후보는 '배우자 혜택부여'란에 "배우자까지 동일하게 혜택 부여"라고 돼있으며 위촉일은 2014년 8월이며 임기는 4년으로 명시돼있다.

▲비오토피아 특별회원 명단①: 2014년 8월에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후보의 이름이 들어가 있다.@사진제공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선거사무소
 

문캠프가 "결정적 증거"라고 내세우는 것은 바로 그 다음해인 2015년 8월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비오토피아 특별회원 명단②'다. 이 명단에는 거절했다고 했던 원희룡 후보의 이름이 '기존회원'으로 명시돼있다. 즉, 문캠프는 이 자료를 토대로 "원 후보가 단박에 거절했다면 2015년 명단에는 원 후보의 이름이 빠져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이는 이미 2014년 특별회원으로 등록된 상태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 자료에서 비오토피아 주민회는 "비오토피아 특별회원을 아래와 같이 추가로 위촉을 하였습니다. 따라서 위촉하신 분들의 비오토피아 커뮤니티센터 및 골프, 호텔 이용시 아래와 같이 혜택을 부여할 수 있도록 구성원은 협조바랍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어서 "기존에도 언급하였다시피 본 비오토피아 특별회원 위촉은 비오토피아 주민회에서 주관하여 진행되는 사항으로 핀크스가 주관하여 진행하는 사항이 아님을 주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본 내용에 대하여는 대외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으니 대외비로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말도 쓰여있다. 

▲비오토피아 특별회원 명단②:2015년 8월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원희룡 후보를 포함한 7명이 '기존 특별회원'으로 명시돼있다. 문캠프는 이 자료가 원 후보가 2014년 특별회원에 이미 등록된 상태였다는 결정적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제공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선거사무소

또한, 특별회원은 핀크스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칠 경우 주중 그린피는 6만원(1팀 18홀)이며, 주말 그린피는 7만원이다. 포도호텔 숙박료도 주중에는 20%, 주말에는 10% 할인받을 수 있다.이 자료에 따르면 먼저 비오토피아 커뮤니티센터에서 특별회원은 온천 사우나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동반자의 이용료는 1만원이다. 휘트니스센터 및 수영장도 무료로 이용 가능하며, 비오토피아 레스토랑에서는 전품목 15% 할인을 받는다.

특히, 이 명단의 글 말미에는 '※'표로 "단,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배우자도 동일적용"이라는 글이 보인다.

만약 이같은 내용이 사실이면 원희룡 후보는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그동안 원 후보는 문대림 후보의 타미우스 골프장 명예회원 위촉을 두고 뇌물혐의를 주장하며 도덕적 문제를 제기했다. 그런 원 후보가 비오토피아 특별회원에 위촉됐다는 것은 자신의 비판이 도로 원 후보 자신에게 돌아가는 꼴이 되고 만다.

이에 문대림 캠프에서는 이번 문제를 두고 원 후보에게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문 캠프는 "원희룡 후보와 배우자 강 씨는 제주도민을 상대로 ‘서민 코스프레’를 하며 도민을 속여왔다"며 원 후보의 사과와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원희룡, "단박 거절했고, 간 기억 없다"...선관위에 문대림 고발

그러자 원 후보는 26일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즉각 반격에 나섰다.

원 후보는 이날 문 캠프의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문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로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고 수사를 의뢰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가 26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제공 원희룡 후보 선거사무소

이 자리에서 원 후보는 “특별회원 제안을 단박에 거절했다”며 “당시 지사로 취임한 지 한 달이 되는 때로 전임 도정의 이권개입 적폐를 단절하기 위해 청렴 의지를 다지던 때"라고 밝혔다.

원 후보는 “특별회원 제안을 거절한 후 2014년 8월 5일 도청 정책공유 간부회의에서 비오토피아를 강하게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며 “비오토피아가 인접한 본태박물관의 산방산쪽 경관을 가리는 문제로 SK와 현대 집안 간에 볼썽사나운 분쟁과 공무원들이 손을 놓고 있다며 질타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원 후보는 “특별회원 혜택에 포함돼 있다고 하는 온천사우나, 수영장, 골프, 숙박에 관해 그 어떤 혜택도 전혀 사용한 바가 없다”며 “제가 비오토피아에 예약을 하거나 간 기억이 없다”고 문 캠프의 의혹을 전면 부정했다.

강윤형 여사 의혹과 관련해서도 원 후보는 "배우자 이름으로 식당을 예약한 일은 있다"면서도 "주로 육지부에서 국회의원, 명예도민 등 도지사 배우자로서 응대해야 하는 사람들로부터 비오토피아 식당예약 부탁이 오는 경우"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외빈 응대는 도지사 업무의 연장선이기 때문에 배우자는 이를 비서실에 통보했다"며 "비서실은 외빈의전업무의 측면에서 의전과 일정을 검토하고 실행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식당의 팀장이나 지배인을 통해 예약업무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조용한 자리를 부탁했을 뿐 특별회원 할인은 적용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비오토피아 레스토랑의 전경@사진출처 비오토피아


◎박종규 비오토피아 전 주민회장, "원 지사 거절한 후 본 적 없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이번 의혹의 당사자인 박종규 비오토피아 전 주민회장도 참석해 원 캠프의 해명을 뒷받침했다.

박종규 전 회장은 "민간인과 공직자 등 7명에게 공문을 통해 ‘특별회원으로 모십니다’고 해서 당시 원 지사를 찾았지만 대번에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박 전 회장은 "보통 ‘검토를 해보겠다’ 정도의 말이라도 하는데, 거절당하고 나오니까 씁쓸했다"며 "(문건을) 호주머니에 넣으면서 꾸긴 것 같기도 하고, 어디에 버렸는지 기억이 없다. 못 드린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회장은 "(원 후보가) 그 후에 (비오토피아에) 한 번도 오시지 않았다"며 "다른 공직자도 특별회원으로 초청했지만 예의상 받기만 했지 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박 전 회장은 원 후보와 강윤형 여사가 비오토피아에 와서 온천을 이용한 일도 없다고 말했다.

▲박종규 비오토피아 전 주민회장이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제공 원희룡 후보 선거사무소

특히, 박 전 회장은 문대림 캠프에서 제시한 명단과 관련해 "주민회 문건이 아니다"고 답했다. 즉 문 캠프가 공개한 문건이 비오토피아 주민회와 상관없는 자료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문 캠프가 밝힌 자료의 출처와 진실성 여부가 다시금 확인 받을 필요가 커졌다. 또한, 실제 원 후보나 강 여사가 비오토피아를 이용했는지, 이용했다면 특별회원으로서의 혜택을 받았는지의 여부도 도마에 올랐다.

문 후보의 타미우스 골프장 명예회원 위촉 의혹이 나온지 8일만에 원 후보의 비오토피아 특별회원 위촉 의혹이 나왔다. 양 후보간의 진흙탕 싸움이 격해지면서 제주도지사 선거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태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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