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자 평화적십자 봉사회 회장(1962년생)

-적십자 소속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계신데, 간단히 소개를 부탁드린다.

대한적십자사 제주도 지사 소속 평화봉사회에서 15명의 회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적십자에서 하는 봉사 활동 분야가 다양하다. 독거노인 식사 지원, 복지시설 음식장만부터 시작해 나리 태풍 피해복구, 과수원 복구, 돌풍 피해 현장에도 나간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아간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특별히 마음에 남은 기억이 있다면.

활동을 원체 오래, 다방면으로 해와서.(웃음) 올해 본사 지원을 받아 저소득 다문화가정에 공부방을 만들어줬다. 여성이 한국에 온 지 10년 정도 됐는데 남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마음이 아팠다. 워낙 어려운 분들이 많다. 순간순간 가슴 아플 때가 많다. 90대 고령인 이산가족 분들을 1년에 두세 번 가량 방문한다. 그분들의 얘기를 들을 때 마음이 많이 아프다. 북한에서 넘어와 제주에 정착한 이들을 정서적으로 지원하는 일도 하고 있다.

-봉사하는 삶.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국향봉사회 제주여상 졸업생들로 꾸려진 국향봉사회가 있다. 거기서 활동한 지 20년이 다 되어 간다. 99년도 인가. 30대 중반이었다. 평소에도 봉사에 관심이 있었다. 선배들이 봉사단체를 만들어서 활동한다 해서 자연스럽게 가입하게 됐다. 처음에는 아라복지회관에 급식봉사를 시작했다. 식사를 제대로 챙기지 못 하시는 분들, 점심을 만들어 드리는 일이다. 지금도 계속해오고 있다. 목욕봉사도 10년 이상 꾸준히 해오고 있다. 적십자는 어떤 한 가지 특정 형태의 봉사 활동이 아닌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봉사활동 누적 시간이 1만 시간이 넘었다.

-행정의 이런 모습이 아쉽다, 변화했으면 한다 싶은 부분은 없는지?

활동하다 보면 아쉬운 부분이 없진 않다.(웃음) 봉사하는 입장에서 이것저것 요청하기도 그렇다. 행정에 계시는 분, 적십자 직원들이 무급으로 애쓰는 봉사자들에게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얘기한다. 지원해줄 수 있는 것이 있으면 해주려고 노력한다. 현재 평화봉사회 회원은 15명이다. 봉사회에서 일정을 계획하면 행정에서 지원해준다.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요즘은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직접 연락을 해주시는 경우도 많다. 물론 어떻게 해야할지 전혀 모르는 분들도 계시만. 봉사활동은 아무런 대가 없이 시간을 내는 일이다. 하지만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 봉사활동은 봉사자의 삶의 질과 건강에 도움이 된다.

-삶의 질과 건강에 도움이 된다?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신다면.

30대 중반 우울증에 걸려서 힘들었던 적이 있다. 봉사활동 덕분에 극복했다. 가끔 남들은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으면서 무슨 봉사활동이냐'는 말을 내뱉기도 한다. 그러나 더 어려운 사람을 돕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서 자기 자신의 자존감을 찾을 수 있다. 돈보다 더 값진 일이다. 지금은 다 크고 결혼도 했지만 아이들도 학창시절에 자연스럽게 봉사활동에 관심을 갖고 활동을 해왔다. 때로는 봉사활동 스케줄로 인해 집에 등한시 할 때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자기들이 할 일을 스스로 찾아줬다. 아이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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