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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 주민들 "양승태 관련 재판 재심 청구 검토"
김재훈 기자 | 승인 2018.06.08 16:00
강동균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주민회 회장이 8일 대법원 동문 앞에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판거래' 의혹과 관련 기자회견에서 참담한 마음을 토로하고 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주민회,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 전국대책회의, 밀양 대책위는 8일 오전 11시, 대법원 동문 앞에서 양승태 대법원장의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이날 제주 해군기지, 밀양 송전탑 건설 관련 판결을 ‘정부 운영에 대한 사법부의 협력 사례’로 명시하고 ‘거래 수단’ 삼은 양승태 대법원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날 밀양 대책위는 기자회견 후 검찰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고,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등도 향후 고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5일 ‘정부 운영에 대한 사법부의 협력 사례’로 강정마을 제주 해군기지 건설 관련 판결과 밀양 송전탑 건설 관련 판결이 명시된 문서를 법원 행정처가 공개했다. 이 문건 내용을 확인하고 분개한 강정마을 주민들과 밀양 주민들이 행동에 나선 것.

공개된 문건에서 양승태 대법원은 상고 법원 입법 추진을 위한 협상 전략의 일환으로, 해당 판결들을 사법부가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최대한 협조해 온 사례’로 표현했다. 3권분립의 취지를 위반하는 심각한 사안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문건에 언급된 판결들은 정부가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 밀양 송전탑 건설을 강행하는 데 근거가 되었던 중요한 판결들이다.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관련 판결은 2012년 대법원이 원고(강정마을 주민들)가 일부 승소했던 1심, 2심 판례를 뒤엎고 ‘국방·군사시설사업 실시계획 승인처분 무효 확인’ 소송을 파기 환송한 판결(대법원 2012. 7. 5. 선고 2011두19239 전원합의체 판결 [국방·군사시설사업실시계획승인처분무효확인등])이다.

법원 행정처는 이번에 공개된 문건에서 해당 판결에 대해 ‘해군기지 건설을 위한 정부의 국방·군사시설 사업 실시계획 승인 처분이 법적으로 유효함을 선언’한 판결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양승태 대법원이 주민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꾼 판결을 상고 법원 입법 추진을 위한 ‘협력 사례’로 자화자찬하고, ‘거래’의 수단으로 여겼다는 사실에 참담한 분노를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는 제주 해군기지와 밀양 송전탑 건설의 불법성을 밝히기 위해 법원을 찾았으나 ‘법관의 독립성’은 산산이 부서졌고 ‘사법 정의’는 공허한 말이 되었다”고 규탄하고, “나아가 대법원이 정권 입맛에 맞는 판결을 사실상 ‘기획’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주민회,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 전국대책회의, 밀양 대책위는 8일 오전 11시, 대법원 동문 앞에서 양승태 대법원장의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제주 해군기지, 밀양 송전탑 건설 관련 판결을 ‘정부 운영에 대한 사법부의 협력 사례’로 명시하고 ‘거래 수단’ 삼은 양승태 대법원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양승태 대법원이 협력 사례로 명시한 판결은 당시 첨예한 갈등 현안이었던 제주 해군기지 건설 문제의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판결”이었다며 “국방부가 환경영향평가 없이 사업실시계획 승인 처분을 했고, 1심과 2심 판결이 이를 무효라고 인정했음에도, 당시 대법원은 끝내 국방부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편법과 불법으로 얼룩진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가능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최고 사법기관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기본 원칙을 훼손한 채 군사기지 건설을 강행한, 정부에 사실상 ‘협력’한 판결”이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서도 이 판결에 대한 비판이 제기돼 왔다. 김필성 변호사는 '제주해군기지 사건과 환경민주주의'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 사건에서 사법부가 민주주의 국가에서 사법부에게 요구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사법부는 헌법 체계 내에서 법치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마지막 보루여야 함에도, 제주해군기지 사건에서 행정부의 결정에 대해 판단을 주저하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임으로써, 결국 과거 군사정권의 사법부 수준에서 전혀 발전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자인하고 말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날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주민회는 “우리는 양승태 대법원이 강정마을 주민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꾼 판결을 상고 법원 입법 추진을 위한 ‘협력 사례’로 자화자찬하고, ‘거래’의 수단으로 여겼다는 사실에 참담한 분노를 느낀다. 나아가 대법원이 이명박 정권 입맛에 맞는 판결을 사실상 ‘기획’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주민회는 “‘전국 법원장 간담회’에서 법원장들은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 행정권 남용 행위가 법관 독립과 사법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면서도 “사법부에서 고발·수사의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결론 내렸다. 이는 전국 23개 법원 판사회의 대다수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결의문을 내고, 시민사회가 이 사안을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는 것과는 괴리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주민회는 대법원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 포함 관련자 고발 또는 수사 의뢰 조치하고, 검찰 수사에 필요한 모든 사항을 협조할 것 △사법 행정권 남용 의혹이 있는 관련 문건을 모두 공개할 것을 촉구하고, 검찰에 양승태 대법원이 제주 해군기지 재판에 개입했는지에 대한 여부와 제주 해군기지 관련 판결들을 조속히 전면 재조사할 것을 오구했다.

해군기지 관련 재판의 부당성을 따지는 재심 청구가 진행될지도 주목된다.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주민회 측은 해당 재판에 대한 재심 청구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권일 전 강정마을 부회장은 “법리에 대한 자문 결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수사와 재판을 통해 유죄가 확정된 뒤에야 재심이 가능하다.”며 “준비는 갖춰놓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유죄 판결이 나오면 재심을 청구할 것이다. 사법 당국이 일말의 양심이라도 남아 있다면 10년 넘는 시간 고통을 받아온 주민들을 위해 하루 빨리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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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 기자  humidtex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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