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영·오수경·김기홍 제주녹색당 후보들이 이번 지방선거의 소회를 밝히고 "느리더라도 도민과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

▲오수경·고은영·김기홍 세 녹색당 후보가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지방선거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사진 김관모 기자

세 후보는 14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고은영 후보는 "지난 선거기간 제주도민 여러분이 고은영과 녹색당에 보내주신 관심과 애정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도민의 기대를 통해 새로운 정치의 열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 후보는 "우리 녹색당은 작년 9월 도지사 후보와 비례대표 2명을 내겠다고 결정하고 시민경선을 준비했다"며 "이번 선거를 준비하기 위해 당원들은 겨울에 무농약 귤을 따다가 4백 박스 가까이 팔았으며 봄에는 주말마다 조릿대를 꺾는 등 아르바이트 비용으로 선거자금을 모았다"고 말했다.

고 후보는 "이후 제가 가장 먼저 도지사 후보를 선언하고 선거를 시작했다"며 "다양한 단체들이 제도권에서 보장해주지 않는 검증의 기회를 마련해주셨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고 후보는 "우리는 성소수자 옆에 있었고, 강정과 성산, 장애인, 이주여성, 아프지만 아무도 돌아봐주지 않는 사람들 옆에 있었다"며 "좌우도 아닌 아래에 있는 정당이었다"고 말했다. 

고 후보는 이번 도지사 후보에서 3.5%로 3위를 거둔 것과 관련해, "선거결과에 3위는 의미가 없지만 도민 여러분이 보여준 3위의 의미를 잘 안다. 그 역할 잊지 않고 열심히 해나가겠다"며 "여러분의 선택이 사표가 됐지만 제주 정치에서 사표가 아니었다는 걸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 길에 그 과정에 손을 잡고 가느라 늦을 수 있지만 차근차근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후 고 후보는 성명문을 발표하면서 그간 선거운동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고 후보는 "모든 선거운동원이 무급으로 자발적으로 참여했고 선거전문가는 단 한명도 없었다"며 "선거정책도 전문가가 아닌 시민들이 몇 달을 공부하면서 의견을 모아 작성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언론 종사자 하나 없는 선본에서 매일 논평을 작성하고 보도자료를 만들어야 했으며, 선거과정에서 도민들과 함께 흘린 눈물과 땀방울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기자회견을 하던 중간에 감정이 복받치는 듯 고은영 후보가 고개를 숙였으며, 오수경 후보도 논물을 흘리고 있다.@사진 김관모 기자

이어서 고 후보는 "고은영과 녹색당은 이미지 정치가 아니라 정책 정치가 무엇인지를 선거기간 보여줬다"며 "패거리 기득권 정치가 아니라 시민정치, 대안정치의 비전을 보였다"고 말했다. 

고 후보는 "선거기간 보여준 도민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에 다시한번 감사드리며 모든 캠프의 선거운동원과 네거티브, 소음에 시달린 도민 여러분에게도 위로를 전한다"며 "제2공항 재검토를 비롯한 지역의 개발 이슈에 대해 도민의 관심이 끊어지지 않길, 도의회가 개발을 막는 제기능을 하고 원희룡 당선자가 약속대로 피해지역주민과 소통을 최우선에 두기를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앞으로 고은영 후보와 오수경 후보는 제주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의 직으로 돌아간다. 김기홍 후보도 10월에 예정된 제주퀴어문화축제운영위원장의 역할을 맡으면서 행사 준비를 위한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오수경·고은영·김기홍 세 녹색당 후보가 기자회견을 연 자리에서 함께 손을 잡고 도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사진 김관모 기자

한편, 녹색당은 이번 지방선거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해 내년에 개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주녹색당의 구체적인 활동도 여기서 담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고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선거운동원들이 각자의 싸움을 해왔으며, 각자의 선거를 했다"며 "앞으로 2년 뒤, 4년 뒤 새로운 고은영이 나올 수 있다. 그것이 녹색당의 시스템이다. 그 순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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