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현재 심화되는 무역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아시아도 유럽연합(EU)처럼 연대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27일 오전 제주포럼이 열리는 ICC 제주 탐라홀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 김관모 기자

폴 크루그먼 교수는 27일 오전 9시 제주포럼이 열리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제주) 탐라홀에서 '미-중간 무역전쟁과 동북아 정세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강연했다. 강연 직후 크루그먼 교수는 박태호 서울대 명예교수와 잠시 대담을 나누며, 방청객의 질문을 받는 시간도 가졌다.

이날 폴 크루그먼 교수는 현재 미국과 중국이 벌이고 있는 무역전쟁이 갈 수록 심화되고 있으며, 게임의 법칙마저 무시한 채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현재 트럼프 정부는 수입 관세를 안보로 보고 있다"며 "이제 우리가 가진 낮은 관세율은 사라지고 다시금 높은 관세가 대두하고 있다"고 국제사회에 경고했다. 이에 크루그먼 교수는 "제 머릿속으로 계산했을 때 앞으로 세계 교역량은 2/3정도 감소할 것"이라며 "세계 무역은 1950년대로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이유로 크루그먼 교수는 무역의 패자가 발생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무역체제 안에서 패자가 나오고 있고 많은 분노가 나오고 있다"며 "미국 행정부가 강한 의지로 현 무역 구조를 와해하려고 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 예로 크루그먼 교수는 할리데이비슨이 유럽의 보복관세로 인해 미국으로 본사를 옮기게 된 것과 관련해 "이것은 시작에 불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수개월 전만 해도 무역전쟁에 따른 교란이 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며 "업계간 긴장된 관계가 지속되고 있고 서로 보복하고 맞보복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어 정말 험한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27일 오전 제주포럼이 열리는 ICC 제주 탐라홀에서 박태호 서울대 명예교수와 대담을 하고 있다.@사진 김관모 기자

특히 크루그먼 교수는 중국을 "나쁜 악당"이라고 표현하면서 지적재산권을 보호하지 않고 게임의 법칙을 지키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크루그먼 교수는 "미국이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강경책을 하는 것은 맞지만 미국도 게임의 규칙에서 벗어나려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에서 크루그먼 교수는 "한국과 같은 수출주도형 국가는 무역전쟁에서 취약한 곳"이라며 "내가 아시아 국가 지도자라면 연대 구축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무역전쟁에서 가장 타격을 덜 받을 곳이 유럽연합과 미국인데 스스로의 무역교류체제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크루그먼 교수는 "무역블럭을 형성하는 것이 꼭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아시아도 유럽을 모범삼아서 아시아만의 무역블럭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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