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이며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에 맞섰던 민주언론인 고(故) 장준하 선생의 부인 김희숙 여사가 위독한 상태다. 임종을 앞두신 것 같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김희숙 여사의 모습@사진출처 장호준 목사 페이스북

그런 김희숙 여사의 마지막 소원은 미국에 있는 셋째 아들 장호준 목사의 얼굴을 보는 것이다. 하지만 장호준 목사는 한국으로 입국하지 못한채 타지인 미국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무슨 이유일까?

◎박근혜 정권과 싸움...그 결과 입국금지 처분

장호준 목사의 입국을 가로막은 것은 다름 아닌 박근혜 정권과 관련이 있다.

지난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장 목사가 재외선거와 관련해 미국과 프랑스 등지에서 '불의한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자'라는 내용으로 9차례에 걸쳐 신문광고를 게재했다.

또한 장 목사는 같은 해 4월에는 주미 보스톤 총영사관 인근의 재외투표소 앞에서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을 비난하는 피켓시위를 하기도 했다.

그러자 2016년 3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해당 행위에 대해 조사에 들어가려 했지만, 장 목사가 조사에 불응하자 장 목사를 검찰에 고발하고 여권 반납 결정을 내렸다. 또한 외교부도 2021년 4월 31일까지 장 목사의 여권을 제한키로 결정했다. 사실상 한국에서 쫓겨난 셈이다.

2012년 재외선거가 시작된 이래 선거법 위반으로 여권반납이 결정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어서 당시 국내외적으로 반발이 심했다. 결국 장 목사는 벌금 2백만원을 선고받고 항소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장호준 목사의 모습@사진출처 장호준 목사 페이스북

◎항소 포기하면 입국 가능..."아버님과 어머님의 뜻 포기할 수 없어"

하지만 박근혜 정권이 국정농단 사태로 지난해 무너졌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장 목사에게도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장 목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올해 5월 검찰의 요청에 따라 외교부가 여권효력 상실 조치를 해제했다는며 조만간 여권 재발급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김희숙 여사의 나이도 이제는 92세, 현재 보훈병원에 있는 김희숙 여사의 상태는 매우 위중해서 의사마저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장 목사가 당장 한국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다. 바로 현재 항소중인 재판을 취하하고 벌금을 내는 것. 하지만 장 목사는 "항소를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 목사는 지난 27일 자신의 SNS에서 "평생을 민족 독립과 통일, 자유와 정의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신 투사의 아내로 사셨던 어머니께서 당신의 자식이 불의한 일에 대해 항소를 포기하는 것을 원하시겠느냐"며 "정의로운 일을 위햐, 항소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는 모습 보시기를 더 원하시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장호준 목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이에 SNS와 인터넷 사이에서는 장 목사가 하루빨리 귀국할 수 있도록 문재인 정부와 사법부가 선처를 베풀어야 한다는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SNS상에서는 김희숙 여사와 장호준 목사의 사연을 알리고 공유하기 위한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및제안 게시판에도 어제인 28일부터 '독립·민주 운동가 고(故) 장준하 선생님 아들 장호준 목사님이 사경을 헤매는 어머니를 만날 수 있게 여권을 돌려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원이 올라와있다.

▲장준하 선생과 김희숙 여사의 모습@사진출처 장호준 목사 페이스북

따라서 이와 관련해 정부에서 어떤 해결책을 보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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