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문화보전회는 2016년 3월 창립되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제주 해녀의 역사, 문화 그리고 삶을 널리 전파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주해녀의 명맥을 보전하고 계승, 발전시키는 일에 힘쓰고 있습니다."

"제주해녀문화를 보전하고 글로벌 전파하는 일이 이 시대 제주인의 문화적 소명이자 책무라는 신념으로 제주해녀문화학교, 평대교육원, 제주해녀문화학회를 설립 운영하여 청년 해녀 양성 및 제주해녀의 불턱공동체 문화를 복원하는데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것은 장정애 사단법인 제주해녀문화보전회 이사장의 팜플렛 인사이다. 이와 곁들인 인사와 공연 내용과 출연진들에 대한 소개로 시작된 <2018년 성지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제주해녀 사랑콘서트">는 8월 26일 오후 5시부터 민단오사카본부 홀에서 열렸다.

제1부는 <해녀문화보전회>의 "이기풍과 제주해녀"의 연극이었다. 실화로서 약 110년 전에 제주에 온 이기풍 선교사와 해녀의 만남을 그린 2인극인데 배우 소선, 장정애와 조연우 제주외도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가 연주를 맡았다.

예수의 죽음과 생사의 갈림길의 위험 속에서 물질을 하는 해녀와의 대화를 2인 단막극으로서 연출한 내용이었다.

실화라는 사실은 필자만이 아니고 관객들도 처음 알았지만 짧은 시간 내에 예수의 자기 희생과 구원을 110년 전의 해녀에게의 설교는 관객들의 마음에 바로 스며들지 않는 아쉬움이 있었다.

해녀노래 "이어도사나" "출가해녀의 노래" "오돌또기" "서우젯소리" "느영나영"은 강등자 해녀노래 무형문화제, 강경자 해녀노래 명창, 전수조교가 불렀는데, 이 노래들은 오사카에서도 널리 알려져서 관객들 속에서도 여기저기서 합창이 나와서 실내 흥을 돋구웠다.

"저는 딸만 다섯을 두었습니다. 막내가 4살 때 남편이 고혈압으로 쓰러져서 반신마비가 된채 18년 동안 살아왔습니다."

"아이들만은 공부를 시켜야 된다는 신념으로 모두 대학까지 보냈습니다. 그 사이 빚은 일억원이 있었지만 그것도 지금은 다 갚고 65세이지만 해녀로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의 어머니도 해녀였습니다. 저도 해녀여서 딸까지 해녀가 되어서 3대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침에는 밭에 가서 3시간 정도 일을 하고 낮에 물질을 가서 저녁에야 돌아옵니다."

"물질하기 전에 식사는 간단히 합니다. 많이 먹으면 물질할 때 먹은 음식이 위로 올라올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파도가 2,5미터 이상이면 물질을 하지 않으며 6,7월 때는 산란기여서 하지 않습니다. 한달에 10일 정도 물질을 합니다."

고된 해녀의 일상을 들려주면서 딸까지 해녀 대물림을 했다는 '제주해녀문화학교 평대교육원장'이며 구좌읍 해녀회장 박숙희 씨의 해녀 스토리텔링은 5백여명의 관객을 숙연케 했다.

현재 3,895명의 해녀가 있는데 그 중에 80%는 구좌읍 해녀라는 장정애 이사장의 설명에 일제시대 때, 해녀 항일운동의 본거지였던 해녀 파워를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제2부는 성지유스오케스라의 공연이었다. 제주 외도동에 위치한 성지교회의 '성지유스오케스트라'는 2012년에 창단되어 현재 초,중,고등학생 70명의 학생으로 구성되어 다양한 연주와 문화활동 속에 이번에는 오사카까지 성지교회 자비로 동포위문공연차 왔었다.

"성지교회는 외도동에 있습니다. 옛날에는 시골이었지만 지금은 제주 중심가가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 아이들이 열심히 연주를 합니다. 성원을 보내 주시고 제주에 오셨을 때는 꼭 성지교회에 놀러 오시기 바랍니다." 성지교회 노경천 목사의 격의 없는 인사에 장내는 웃음이 넘쳐흘렀다.   

연주곡은 "제주도의 푸른 밤" "kazabue(웰컴투동막골 OST)" "The Best of ABBA(Mamma Mia!OST)" "뱃노래" "고향의 봄" "아리랑 환타지"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아름다운 나라"였다.      

'제주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악장' '성지오케스트라. 성지유스오케스트라' 지휘자 김태근 제주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강사의 지휘로, 무대를 꽉 메운 어린 학생들의 당당한 연주에 관객들은 아낌없는 성원과 환호의 박수를 보냈다.

연주곡에는 "고향의 봄"처럼 오사카 관객들이 잘 알고 있는 곡도 있었지만 생소한 곡들도 있어서, 소개하는 곡목에 짧드라도 그 내용을 써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제주민요와 고요하고 은은한 오케스트라 연주곡의 흐름 속에, 특별출연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동대학원 수료, 프랑스 베르사유 시립음악원 DEM(마스터) 등을 졸업하고 스페인 빌바오 국제성악 콩쿨에서 우승한 허종훈 바리톤 가수의 "어메징그레이스"는 장내를 압도했다.

어메징그레이스를 영어와 한국어 일본어로 부르면서 삽입한 아리랑은 절묘한 하모니 속에 장네를 감동과 환호로 휩싸이게 했다. 

7월 말이었다. 필자는 성지유스오케스트라 담당자님께 이메일을 보냈다. 이번 공연에 재주 출신 양중해 시인의 "떠나가는 배"에 곡을 붙인 가곡을 꼭 불러 달라고 요청을 했다.

저 푸른 물결 거센 바다로 떠나는 배/ 내 영원히 잊지 못할 임 실은 저 배는 야속하리/ 날 바닷가에 홀 남겨두고 기어이 가고야 마느냐/

이 시는 6.25동란 당시 제주에 피난왔던 사람들이 제주항을 떠날 때 이별의 정경을 묘사한 시인데 시보다 가곡으로 유명했다.  

시대는 다르지만 일세 동포들이 제주항을 떠날 때의 이별의 심정과 똑 같으며, 이것은 제주 출신 동포만이 아니고 육지에 살았던 동포들도 부산항 등을 떠나면서 느낀 심정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바로 이메일로 회답이 왔다. 성지유스오케스트라 총무 담당 이혜련 씨였다. 이번 공연에 관심을 갖어 주어서 고맙다는 인사와 공연이 가까워서 어떻게 될런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필자도 고맙다는 인사 메일을 보내고 그 후에는 서로 연락을 안했었다.

공연 당일 때, 객석마다 놓인 팜플렛을 보고 필자는 깜짝 놀랬다. 팜플렛 뒷면에 양중해 시 "떠나가는 배" 3연 전문이 게재되었었다.

두번째 곡으로 허종훈 바리톤 가수가 "떠나가는 배"를 불렀다. "어메징그레이스"처럼 "떠나가는 배"도 또 다시 장내를 압도했다. 

2절의 가사는 내용이 달랐지만 고음의 선율은 홀의 구석구석까지 스며들었다. 그 동안 제주에서 많은 단체들이 일본에 와서 공연을 했지만,  제주를 대표하는 양중해 시인의 가곡 "떠나가는 배"는 처음으로 일본에서 불리워졌다.  

앞으로도 이 가곡은 일본에서 계속 불리울 것이다. 갑작스런 연주 변경으로 성지유스오케스트라에는 많은 폐를 끼쳤지만 수고해 주신 이혜련 총무님과 관계자님들께 제주투데이 이 난을 통해 진심으로 감사 드리고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이외성은 마지믹 연주곡에서도 있었다. 팜플렛의 곡목에도 소개가 안됐는데 뜻밖에 "애국가" 연주되었다. 한순간 술렁거리던 관객들은 모두 일어서서 애국가를 불렀다.

애국가라면 국민의례 때 가장 먼저 연주되는 곡으로 동포들은 인식해 왔다. 그런데 갑자기 마지믹 곡으로 연주되니 당혹감에 쌓였다. 10일 전만 하드라도 바로 이 홀에서 5백여명이 참석한 광복절 기념식, 국민의례 때도 불렀던 애국가였다.

그러나 판박이처럼 국민의례 때나 부르던 애국가가 의례 절차에서 떠나서 연주되는 속에서 누가 먼저랗 것 없이 모두 합창을 한 신선함에는 새로운 감동을 불러이르켰다.

"... 무궁화 삼천리 화려 강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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