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제주 농어업인회관 대강당에 2백여명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지만 대강당의 분위기는 조용하고 무거웠다.

▲녹지국제병원 공론화를 위한 도민참여형 조사 오리엔테이션이 9일 오후 제주농어업인회관 대강당에서 열리고 있다.@사진 김관모 기자

바로 이번 모임이 국내 첫 영리병원의 운명을 사실상 결정하게 되기 때문이다.

녹지국제병원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위원장 허용진, 이하 공론조사위)는 9일 오후 3시부터 '국내1호 외국인 영리병원이 될 녹지국제병원 공론화를 위한 도민참여형 조사 오리엔테이션'을 개최했다. 

공론조사위는 지난 8월 15일부터 24일까지 3,012명의 도민을 대상으로 제1차 공론조사(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공론조사위는 이 조사의 응답자 중 지역과 성별, 연령 등 인구통계학적 분포와 개설 허가 여부의 태도를 고려해 도민참여단 200명을 결정했다.

시작 한 시간 전부터 참여단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대강당 앞에서 청구인측과 사업자측의 <녹지국제병원 공론화 자료집>을 각각 1부씩과 함께, 도민참여단 서약서, 도민참여형 조사 안내 자료 등을 받았다.

▲녹지국제병원 공론화를 위한 도민참여형 조사 오리엔테이션이 9일 오후 제주농어업인회관 대강당에서 열리고 있다.@사진 김관모 기자

이번 오리엔테이션에서는 먼저 공론조사위는 앞으로의 일정을 안내했다. 도민참여형 조사의 공식 일정은 모두 두 번 이뤄진다.

도민참여단은 오는 9월 16일 제주오리엔탈호텔 한라홀에서 제1차 숙의토론을 진행한다. 이후 10월 3일 오전 10시부터는 제주특별자치도 인재개발원에서 제2차 숙의토론을 열고, 최종 공론조사 결과를 결정한다. 

결정방식은 투표와 함께 그간 논의된 내용을 포함해 권고안으로 실리게 된다.

이날 환영사에 나선 허용진 위원장은 "이번 공론조사 도민참여단은 정책집행에서 사회적 갈등이 크거나, 상반 의견이 팽팽할 때 해당 지역의 거주하는 분들 중 무작위 추출 방식과 참여의사를 결합해 도민을 대표할 수 있는 모집단에 해당하는 인원을 모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위원장은 "공론조사는 여러차례에 걸쳐서 토론도 걸치고, 관련된 문헌을 보면서 충분한 식견을 갖도록 한 뒤 그 토대로 의사결정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조사"라며 "작년에 관련 조례가 제정됐고 그에 따라서 녹지국제병원 개원 여부를 의사결정을 수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허용진 녹지국제병원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 위원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사진 김관모 기자

아울러 허 위원장은 "이번 공론조사는 지자체에서는 처음으로 하는 것이기에 외부에서 관심도 많고, 공론조사 위원회에서도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여러분 모두가 제주도지사의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그만큼 자부심이 있겠지만 막중한 책임도 떠안는 일이니 깊이 있게 충분히 경청하고 깊이 고민해서 결정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허 위원장은 "이번 조사는 어느쪽으로 결정이 되든 승패를 가르는 경기가 아니다"며 "공론조사를 통해 상대 입장을 좀더 이해하고 갈등을 방지하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후 공론조사위는 도민참여단 대표에게 도민참여단 위촉장을 수여했다. 또한, 진행방식과 조사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설명하고, 질의응답을 받는 시간도 가졌다.

▲허용진 위원장이 도민참여단 대표에게 도민참여단 위촉장을 수여하고 있다.@사진 김관모 기자

또한, 오리엔테이션 2부에는 개설 허가측과 불허측의 발표를 듣는 시간도 각각 30분씩 가졌다. 이날 개설 허가측에는 김기영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의료산업처장이, 개설 불허측에는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표가 나섰다.

공론조사위는 이번 도민참여형 조사의 중요성을 생각해, 도민참여단의 신상을 비공개하기로 했다. 또한 도민참여단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도 자신의 활동을 외부에 알리지 말고, 사업자측이나 반대측, 언론과의 접촉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도민참여단 서약서>

본인은 '국내 1호 영리병원이 될 녹지국제병원 공론화를 위한 도민참여형 조사'에 참여하는 일원으로서 아래 사항을 준수할 것을 서약합니다.

―조사 전 과정에 중도 이탈 없이 최종 결정 과정까지 성실히 참여하겠습니다.

―전체 제주 도민들을 대표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신중히 생각하고 행동하겠습니다.

―객관적인 사실이 아닌 감정적인 요소들을 배제하고 최대한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판단하겠습니다.

―숙의 과정 외부에서 입장 변경을 강요, 회유, 협박하는 행위에 단호히 거부하고, 행위 발생시 주최 측에 알리겠습니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참가자를 존중하고 배려하겠습니다.

―원활한 토론을 위해 진행자의 토론 진행에 적극 협조하겠습니다.

2018.9.9

국내1호 영리병원이 될 녹지 국제병원 공론화를 위한 도민참여형 조사

#관련태그

#N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