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제주해녀축제 기념 2018제주해녀국제학술대회가 ‘제주해녀, 미래유산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메종글래드 제주’에서 18일 개최됐다.(사진=김재훈 기자)

제11회 제주해녀축제 기념 2018제주해녀국제학술대회가 ‘제주해녀, 미래유산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메종글래드 제주’에서 18일 개최됐다.

이번 학술대회는 9시 30분 김동전 제주연구원장의 개회사와 김태석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의 축사,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환영사로 개회했다.

‘세계중요농업유산과 경관계획’을 주제로 한 마우로 에그놀레티의 기조강연 뒤 학술대회 1부 순서에서 ‘어업유산의 무한한 잠재성과 세계중요농업유산’(앤 맥도널드), ‘일본의 어업유산시스템’(아키라 나가타), ‘세계중요농업유산제도를 통해 바라본 제주해녀어업시스템의 가치’(송원섭)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마우로 에그놀레티 박사(이탈리아 피렌체 대학교)는 기조발제에서 “과거 우리는 열정과 엄격한 시민 의식으로 농업 유산의 가치를 부인하는 개발 모델 지지자들의 끊임없는 공격으로부터 우리의 농업 유산을 지켜냈다. 분명 세계중요농업유산은 우리가 더 큰 열정과 시민의식을 가지고 농업 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문화적 보루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경관에 초점을 맞춘 경관접근법에 대해 설명했다. “저마다 독특한 자연적, 역사적 특성을 지닌 농업 경관은 구체적 사건의 결과인 동시에 독창적인 기술로 문제를 접근한 결과이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심층적으로 퇴적된 문화와 지식의 보고”라면서 “경관에 대한 이러한 이해는 사회적인 합의 없인 개발해선 안 되는 지역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우로 박사는 세계중요농업유산을 뒷받침하는 경관 접근법의 개발에 많은 이점이 있다며 경관접근법의 이점으로 국가 및 지역 수준의 경관 계획은 경제적, 사회적 그리고 환경적 프로세스를 통합하는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여러 다른 프로세스를 통일하고 세계중요농업유산을 보전하고 홍보하는 데 필요한 제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우로 박사는 농업 유산의 보전은 농촌 지역 개발에 있어 중요하며 그 역할을 수행 위해서 몇 가지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우로 박사는 경관 자원이 지닌 부가가치를 고려해 관광과 전통 식품의 경우 경관 유산의 부가가치를 더함으로써 시장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다며 특정 국가 또는 특정 지역의 고유한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설명했다. 마우로 박사는 이를 통한 수익으로 농업유산시스템의 보전과 지역 사회 전체에 제공되는 일련의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명목으로 농가를 비롯한 지역 단체에 공공 보조금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보았다. 마우로 박사는 전통적인 농업 관행으로 생산된 식품들에 대한 품질 관리를 위한 새로운 인증 기준과 인증 표시제도를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며 현재의 인증 기준으로는 농업 유산을 보전하는 데 있어 부적절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세계중요농업유산과 어업유산시스템을 주제로 한 1부 순서에서 앤 맥도널드 일본 소피아대학 교수는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지에 기록된 어업에 대해 들여다보았다. 세계중요농업유산의 육상 시스템과 해상 시스템이 차이를 설명한 앤 맥도널드 교수는 “세계중요농업유산의 수산 및 수생환경을 개발할 때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을 해양 및 수생환경이 자원 사용 및 관리에서부터 문화적 활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간활동에 끼쳐온 영향을 탐구하여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중요농업유산 지역의 소규모 농업 종사자들과 마찬가지로 연안공동체의 영세어민들 역시 소외와 빈곤을 겪고 있다. 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집단이라고 할 수 있으며,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이 됨으로써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컨대 스리랑카의 ‘죽마 탄 어부들’. 니카라과 공화국 마샬 포인트 지역의 영세 농민들과 소규모의 상업적인 어민들, 가나 안로-에웨 지역의 후릿그물 어부들, 차드 호와 말라위 호의 반농반어의 삶을 살아가는 주민들, 코스타리카의 거북이 알 수렵인들,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바다 유목민인 바자우 족의 사례를 볼 때, 세계 중요농업유산 지정은 이들의 자원관리 지식을 지역 및 국가의 정책으로 편입시키고 역량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오후 1시 30분부터 진행된 2부 순서 ‘제주해녀어업시스템의 다원적 가치’에서는 최광식 제주대학교 교수가 ‘소라 Turbo sazae의 번식, 생태 및 자원관리에 대하여’를 주제로 발표했다.

제11회 제주해녀축제 기념 2018제주해녀국제학술대회가 ‘제주해녀, 미래유산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메종글래드 제주’에서 18일 개최됐다.(사진=김재훈 기자)

최광식 교수에 따르면 소라는 고유명이다. 온난화 영행으로 독도에서도 발견되고 있으며, 15년 정도 자라면 길이가 12.5cm 가량이 된다. 번식 기간은 7~9월로 알려져 있다. 산란기도 남쪽과 북쪽이 시간적으로 다소 차이가 있다. 수온은 성장과 산란에 영향을 끼치는 주요 환경 요인이다. 최광식 교수는 동중국해 해안의 수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소라 및 해양 생물자원의 환경 여건에 대해 우려했다. 최 교수는 서귀포지역에 많은 연산호가 북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조류가 있던 자리에 산호가 부착되고 있다며 소라 등의 먹이가 되는 해조류 감소를 걱정했다. 인천 최저 2도, 제주의 수온은 최저 13도부터 시작된다. 최 교수는 기온상승 환경변화로 인해 제주의 바다가 변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관심을 제주도 당국이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제주해녀와 제주근대경제’를 주제의 발표가 이어졌다. 진관훈 박사(제주테크노파크)제주 해녀가 일제 당시 겪어야 했던 삶과 그에 따른 제주의 경제에 대해 조망했다.

진관훈 박사는 일제 치하 제주의 경제를 해녀의 '물질'로 인해 경제가 선순환 되는 구조를 ‘해녀경제’로 정의했다. 진 박사는 해녀경제를 형성하는 요인으로 해산물의 시장가치 상승, 어로 기술이 발달(수경을 이용하게 돼 생산량의 증대), 해녀들의 출가로 인한 ‘바당밭(잠수어장)’의 세계적 확장을 들었다. 일제 당시 해녀들은 경남, 칭타오, 블라디보스토크, 일본으로 향했다. 1932년 출가해녀 수가 5078명에 달했고 송금액은 당시 금액으로 1,100,000원에 달했다.(일본 1600인, 국내 3478인). 진 박사는 출가해녀들의 송금액으로 인해 제주경제가 버틸 수 있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1900년대 제주경제는 고립적이며 자급자족적인 성격이 강했다. 진 박사는 이와 같은 고립적, 폐쇄적인 분위기를 가장 먼저 일소한 요인으로 해녀 물질 노동을 들었다. 해녀 노동의 결과인 해산물로 벌어들인 현금수입이 식민지 제주경제의 초석이 되었다는 분석이다.

이어 ‘제주해녀의 진중성’을 주제로 한 이성훈 숭실대학교 교수의 발표가 이어졌다. 이성훈 교수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칠머리당영등굿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와 공동체 의식을 기반으로 하는 제주해녀문화의 가치와 물질 작업과 동북아로 진출했던 제주해녀의 우수성에 대해 설명했다.

3부에서는 ‘제주해녀어업유산시스템의 미래 100년’을 주제로 제주 해녀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발표가 진행됐다. 첫 발표는 로라 로저스-베넷 박사(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박사)가 진행했다. ‘어업 전통지식과 제주 해녀’를 주제의 발표를 한 로라 박사는 “해녀들의 해양 생태계 상태와 해양 자원은 군집량에 대한 기준선 정보는 개체수 회복 목표를 설정하고, 유해한 해조류의 대량 발생 수중 용존 산소량 감소 및 바다 온도 상승과 같은 변화를 추적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또한 패류종 및 개체군 다양성에 대한 정보를 통해 질병, 용존산소량 감소 및 수온 상승에 대한 저항성이 강한 종 또는 유전 스톡을 다양하게 공배양함으로써 양식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11회 제주해녀축제 기념 2018제주해녀국제학술대회가 ‘제주해녀, 미래유산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메종글래드 제주’에서 18일 개최됐다.(사진=김재훈 기자)

로라 박사는 해녀들이 직접 익힌 공간적 시간적 생산성 변화에 대한 지식을 통해 관련 정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해녀들의 지역적 생태지식을 활용하여 방랑성 해조류가 풍부하여 성장과 생존이 용이한 해역에 해양 생태계 복원을 위한 전복 및 패류 씨 뿌리기 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어로 활동을 통해 포식자의 개체수를 통제할 수도 있다. 또한 어장의 유사성 및 해양 상태에 대한 해녀들의 전통지식을 기반으로 바다목장 조성·복원 사업이 시행되지 않은 구간을 비교 그룹으로 선정하여 사업의 성공과 실패를 수치화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전문 해녀의 지역적 지식은 기후 변화에 대비한 어업 및 복원 관행을 수립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해 생태계가 어떠한 영향을 받았는지를 이해하는 데에도 핵심적인 열할을 할 수 있다.”

고영욱 교수(영국 퀸즈대학 벨파스트 캠퍼스)는 ‘해녀와 해양자원 연결을 위한 지속 가능한 커뮤니케이션 및 안전한 loT 기술’에 대한 발표를 통해 고령화되어가고 있는 해녀들을 위한 사물인터넷 기술의 가능성에 대해 점검했다.

고 교수는 “오늘 날의 제주 해녀 공동체는 고령화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다음 세대의 제주 해녀들은 훈련과정 및 일터인 해양 환경에서의 정보통신 기술의 부재로 인해 그 규모와 전문성 모두 급격이 감소하고 있다.”고 현재 해녀들이 처한 상황을 진단했다.

고 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고도로 숙련된 제주 해녀에게 안전성과 신뢰성을 보장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정보통신기술 솔루션이 시급하다.”며 이는 정부와 수산업 관계자 및 더욱 많은 최종 이용자를 아우르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녀들의 환경 및 건강 위험에 대해 ”조기경고 시스템을 통해 최종 이용자에게 높은 수준의 안전한 환경에 관한 무선 정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도 “최첨단 기술이라 하더라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으며, 이는 엔지니어 또는 최종 사용자가 새로운 기능이나 장치를 변경하는 데 참여해야 한다.”며 loT 기술을 도입하려면 아직 해결해야할 과제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고영욱 교수는 핵심과제로 거의 모든 장소에서 모든 사물에 연결하는 새로운 무선환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저전력, 저비용, 낮은 복잡성과 소형화 센서/기계 구조를 통한 초소형 무선 시스템이 요구된다는 것. 에너지 부족 및 예상치 못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통신환경 및 알로리즘 기반의 물리적 보안 역시 과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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