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원들이 오는 9월말부터 제주도의회 업무차원에서 해외여행을 떠난다. 각 상임위별로 대부분의 의원이 참여하는데다, 대부분의 일정이 추석 이후에 몰려있다.

이번 상임위별로 계획된 공무국외여행을 살펴보면 문화관광위원회는 9월 25일부터 10월 4일까지 스페인 여행을 떠난다. 여행목적은 세계 오버투어리즘 관광지 방문을 통한 극복사례를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한다는 것.

행정자치위원회는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독일과 체코, 헝가리, 오스트리아 등을 순방한다. 행자위는 지방분권과 관련해 정책의 제도별 장단점을 분석하기 위한 사례조사차 떠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농수축경제위원회는 9월 29일부터 10월 4일까지 농수산물 생산과 유통체계 현황을 분석한다는 목적으로 러시아를 방문한다.

교육위원회도 9월 29일부터 10월 3일까지 싱가폴과 말레이시아 여행을 떠난다. 여행목적은 두 나라의 교육기관과 박물관, 역사 유적지 비교 시찰이다.

보건복지안전위원회는 유럽국가의 보건·사회복지 및 안전 관련 시설에 대한 비교시찰을 이유로 10월 1일부터 7일까지 체코와 오스트리아 여행을 떠난다.

한편, 환경도시위원회도 9월 28일부터 10월 5일까지 미국 여행에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자세한 일정은 수립되지 않은 상태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이담속찬(耳談續纂)>이라는 책에 ‘昔以甘茹 今乃苦吐 言人情巧於自利也(석이감여 금내고토 언인정교어자리야)'라는 말이 있다. '이전에는 달게 먹던 것을 지금은 쓰다고 뱉는다. 사람은 이익에 따라 교묘히 바뀐다’라는 뜻이다.

이 말이 감탄고토(甘呑苦吐)의 유래가 되었다.

이번 신화역사공원 등 대규모사업장 행정사무조사 발의안 부결에 비판 여론이 거센 상황이다. 이 가운데 비슷한 시기에 떠나는 도의원들의 국외여행에 제주 여론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달콤한 국외여행은 삼키고, 쓰고 버거운 행정사무조사는 뱉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게다가 이번 국외여행에는 행정기관 직원들까지 대거 참여하고 있어 해외 외유성 연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제주 관련 SNS에서도 이번 부결 문제와 함께 국외여행 일정을 함께 비판하는 목소리가 강하다.

이와 관련해 좌광일 제주주민자치연대 사무처장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듯이 연수목적과 거리가 먼 행정기관 직원까지 동원하고 있어 효과가 의문스럽다"며 "뚜렷한 계획 없이 관행화된 여행은 예산 낭비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좌광일 사무처장은 "여행계획을 검토하는 공무국외여행심의위원회가 효과와 목적성을 잘 따져서 사전검증을 해야하는데 이런 부분이 아쉽다"며 "여행 이후 보고서 작성도 부실해 현재 도의원 연수는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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