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핫플레이스 평대리...

구좌읍의 중심지이면서 교통의 요지이기도 한 평대리는

반농반어의 마을로 해안선은 단조로운 편이지만 해안 경관이 수려하고 수산자원이 풍부하다.

평대리는 드넓은 대지가 연이어 비교적 평탄한 편이고

마을에는 삼림욕을 즐기며 산책하기 좋은

세계 최대의 숲인 비자림이 있으며

당근마을로 더 알려져 있다.

'아름다운 벵듸마을 감수굴 밭담길'

제주밭담과 농촌의 문화, 환경을 체험하고

지역 홍보와 활성화를 위하여 조성된 아름다운 평대리 마을길이다.

평대리 중동에 위치한 감수굴은 물맛이 좋아 '감수'라 하였고

관혼상제에 정화수로 쓰일 만큼 귀하게 사용되고

감수굴 동네라 불렸던 지역의 문화를 살려서

마을길 이름을 '감수굴 밭담길'로

정하였다는 안내글이 보인다.

평평한 대지 '넓은 들판'을 의미하는 '뱅듸'

바닷가에 흐드러지게 핀 '갯쑥부쟁이'가 아름다운 벵듸고운길

가을이 내려앉은 길 위을 걷다...

바다내음이 물씬 풍겨오는 해안길

거친 바다 속으로 뛰어 들어 숨비소리를 내뿜으며 물질하는

강인한 해녀이면서 따뜻한 우리의 어머니

벽화마다 우리 어멍 '좀녀'의 삶과 애환이 담겨져 있다.

큰물이라 불리기도 하는 대수굴은

용천수로 상단과 하단으로 경계석을 놓아 이용하였는데

윗부분은 상수도 시설 전에는 식수로, 아래쪽은 빨래터로 사용되었다.

도대불은 선박의 항로를 알려주는 등대와 기능이 같은 신호유적으로

제주도 해안마을 포구에 설치되어 있다.

가을 쌀쌀한 바람을 맞으며 걷는 해안길에는

반여동산, 대수굴, 감수굴, 배드린개, 갯동산, 넙덕빌레, 장독코, 고냉이물 등

지명을 새긴 이정표가 많이 보인다.

표석에는 설명이라기 보다는 시로 의미를 표현했다.

좀녀(해녀)들이 물질을 하면서

불을 쬐며 쉬는 공간이면서 옷을 갈아 입는 탈의실를 말한다.

어머~엉

애기 울엄서~

절치는 바당보다

더 기막힌 설은 애기

혼적 오라

큰 낭불에 손 담그고

젖가슴도 데우고

배분 애기는 잠이 드는데

어멍 얼굴은 잘도 탐서라

성난 파도는 밀물에 실려와

모래밭으로 물결이 와 닿으면 오래도록 시선이 멈추고

가을을 노래하는 '갯쑥부쟁이'를 금방이라도 삼켜버릴 듯 거칠어진다.

달마중 가는 '애기달맞이꽃'

모래나 바위틈의 척박한 곳에서 자라는 '갯사상자'

하얀 가루가 덮혀 있는 '가는갯는쟁이'

짠 맛 나는 어린순을 나물로 먹는 갯상추 '번행초'

바닷가 모래땅에서 자라는 지표식물 모래덮쟁이 '갯금불초'

꽃이 피면 잎이 말라버리는 바닷가 '갯질경'

비스듬하게 누워 방석모양으로 퍼지는 '방석나물'

시간을 거꾸로 사는 보라빛 '순비기나무'

뿌리를 약재로 이용하는 '천문동'

먹지 못하는 아름다운 열매로 유혹하는 '개머루'

바닷가 염생식물들은 짠내음을 맡으며 가을을 노래한다.

파란의자, 하얀의자

누군가에게는 걷다가 잠시 쉬어가는 포토존이 되어준다.

폭풍이 몰아치는 거친 바다는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하염없이 잔잔하고 고요한 바다는 위로의 대상이 되어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매일매일 새로운 모습으로 마주친다.

북적대는 해안가에는

카페와 유명세를 타는 식당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

끝없이 몰려드는 해안도로의 렌터카 행렬

주차장을 가득 채운 낯선 풍경들은 자연스레 익숙해지고

숨겨진 장소는 이미 노출되었다.

 

가을로 가는 해맞이해안로는 

시지부지 함덕장

사나마나 조천장

장이 서는 날은 비가 내려 세화장은 고린장

평대를 지나 세화 민속오일장(5일과 10일)으로 이어진다.

제주도의 마을은 용천수를 중심으로 형성되었는데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었다가 해안가에서 솟아나는 물을 '용천수'라 한다.

도구리통은 두 개의 물통으로 모래바닥에 물통을 만든 것이 특징이다.

밀물에 도구리통은 잠겼다.

이방인의 성지가 되어버린 월정,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핫한 지역으로 가는

'벵듸' 평대는 눈길을 사로잡는다.

늘어나는 식당과 즐비한 카페가 일상으로 들어왔지만

느린 걸음으로 마을의 숨 쉬는 장소를 기억해보는 것은 어떨까?

'살암시민 살아진다고

오늘도 바당에 몸을 던져본다.'

도깨동산의 시비가 오래도록 머릿 속을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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