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삼다수공장 사망사고와 관련해 별도의 기자회견 없이 사과문으로만 대체했다. 오경수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이하 제주개발공사) 사장의 직접적인 사과와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비판이 나오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자료사진 제주특별자치도

원 지사는 25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사과문을 게시했다.

원 지사는 "지난 10월 20일, 제주시 교래리에 위치한 제주개발공사 소유 삼다수 공장에서 불의의 사고로 인해 소중한 제주 도민 한 분이 유명을 달리했다"며 "지난 24일,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에 함께하여 유가족 여러분을 위로하였으나, 다시 한 번 저를 비롯한 제주특별자치도 구성원 일동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 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도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도지사로서, 도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미망인과 고인의 어린 딸에게 제주에서의 삶이 절망이 아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개발공사와 도정이 할 수 있는 물심양면의 지원 또한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저 또한 이번 사고를 계기로 도민안전에 대한 무한 책임과 실질적인 대책 마련의 절실함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안전 정책 전반에 대한 철저한 점검을 통해 개선책과 보완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근로여건을 개선해 삼다수 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데 노력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번 원 지사의 사과문 게시는 오늘(25일) 국정감사 발언에 따른 것이었다.

오전 제주도 블록체인특구 추진현황 보고회에서 위성곤 의원이 삼다수공장 사고와 관련해 원 지사의 사과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원 지사는 "사고가 일어난 바로 다음날에 유족을 만나 사과의 말을 전했다"며 "사과가 늦어진 것은 유족에서 원인조사도 다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입장발표를 먼저 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오경수 사장은 바로 어제인 24일 저녁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었고,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제주개발공사의 출연기관인 제주도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게다가 오늘 국정감사에서 지적이 나오자 도에서는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

하지만 오경수 사장이 직접 기자회견에 나와 대도민·대국민 사과를 한 마당에, 원 지사만 보도자료로 사과문을 내보낸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 지사의 사과를 촉구해왔던 강성민 제주도의원(이도2동을, 더불어민주당)은 "원 지사의 사과는 환영할 일이지만, 사과하는 형식도 중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실무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최근 삼다수공장 건만이 아니라 오폐수 유출이나 하수도 문제 등 현황이 많은데 지사의 입장이 미약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도에서는 기자간담회도 계획했지만 국정감사가 이어지고 있어 시간을 내기 어려워 보도자료로 대체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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