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교수의 엄중한 처벌을 물어 파면인사처분을 내렸습니다."

송석언 제주대학교 총장이 갑질 및 성희롱 파문을 빚었던 전 모 교수의 인사조치를 발표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제주대학교 멀티미디어디자인전공 4학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제대멀티) 학생들은 오후 2시 본관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서 이날 발표를 참관했다.

▲제주대의 인사처분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는 제대멀티 학생들@사진 김관모 기자

처음 기자회견장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갑작스러운 참관에 당황한 대학 실무진과의 의견충돌이 있기도 했지만, 결국 학생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졌다.

학생들은 어제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본관 회의실 복도 앞에서 오후 4시부터 밤 12시 넘어서까지 자리를 지켰다. 밤 늦게 전 교수가 징계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오면서 학생들의 규탄이 이어지기도 했다.

결국 학생들이 원했던 전 교수의 파면은 이뤄졌다. 제대멀티 학생들의 4개월 반 동안의 투쟁이 결국 빛을 보게 된 것이다. 막상 원했던 일이지만 막상 이뤄지니 믿기지 어려운지 학생들은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기자회견 직후 송석언 총장이 학생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냈다. 하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차가웠고, 결국 송 총장은 "수고했다"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송석언 총장이 기자회견 참관에 나선 제대멀티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반응은 차가웠다.@사진 김관모 기자

이어서 이번 파면 결정에 대한 입장을 기자들이 묻자 학생들은 "잠시 시간을 달라"며 다른 곳으로 이동해 회의를 가졌다. 이후 이번 일에 대한 입장을 양민주 제대멀티 공동대표가 발표했다.

양민주 대표는 "이제까지 30년 교수의 모든 가해에 피해입은 것이 치유되지 않겠지만, 학생들이 요구한 결과 나와서 기쁜 마음이면서도 얼떨떨하다"고 심정을 전했다.

양 대표는 다른 감봉 처분을 받은 다른 교수들에 대해 "갑질 행한 교수들의 인사처분이 낮은 수위로 나와서 아쉽다"며 "계속 이의제기할 것이다. 경찰 수사중인 건도 있으니 이를 토대로 인사처분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대멀티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양민주 학생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 김관모 기자

한편, 양 대표는 대학의 지원과 관련해 아쉬운 점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먼저 양 대표는 "수업과 평가를 학생들이 거부하면서 비어버린 수업은 대체강사가 보강되면서 해결됐지만, 원하는 강사를 초빙하겠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2학기에 초빙된 교수는 전 모 교수와 연관이 있는 교수라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이 문제와 관련해 계속 대학에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 대표는 "대학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교수진을 초빙한다고 했는데 의견 조율이 된 바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파면 결정사항에 대해서도 "사전에 대학으로부터 전해들인 바가 없었다"며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학생들에게 아무런 말도 해주지 않았던 점도 비판했다.

▲제대멀티 학생들이 이번 파면 교수 결정과 관련해 답하고자 서있다.@사진 김관모 기자

#관련태그

#N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