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파문으로 제주대학교 멀티디자인과 교수 A씨에 대한 제주대학의 파면결정이 이뤄졌다. 이 와중에 온라인에서 학생들을 비하하는 내용이 유포되면서 또 다른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SNS에서 제주대 강사를 지낸 제주대 전 강사 B씨가 파면 교수를 옹호하면서 피해학생들을 인신공격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자료사진 제주투데이

제주대학교 예술대학 전 강사인 B씨는 A 교수에게 파면 처분이 내려진 지난 1일 자신의 SNS에 "국제공모전 입상을 위해 밤새우면서, 방학 때 나와서 강의를 한 시간강사 때문에 교권남용으로 파면당하는 대학"이라며 제주대의 결정을 비난하는 내용을 올렸다.

그러면서 B씨는 제주대 학생들이 국제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들이 아이디어 없이 렌더링(아이디어를 3D작업 등으로 입체적인 틀을 만드는 일)만 한 작품이라면서 학생들의 실적을 부정했다.

또 "제주대는 아이디어도 없이 랜더링 작업만 한 애들을 왜 수상진에 포함했느냐"며 "(A 교수는)결정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한 자녀를 포함한 것 때문에 징계를 받는 그런 바보 같은 짓을 왜 했는지 모르겠다"고 파면 처분을 받은 A 교수의 행위를 옹호하는 뉘앙스의 글을 올렸다.

개인 SNS에 올린 이 같은 글에 대해서 멀티미디어학과 3학년 학생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한 학생의 문제 제기에 B씨는 “전투에서 이겼다고 전쟁에서 이긴 게 아니”라면서 힐난했다. 

▲B씨의 SNS에 기록된 B씨와 제주대 멀티 피해학생간의 대화. 여기서 B씨는 학생에게 "전투에서 이겼다고 전쟁에서 이긴게 아니다"라며 비난글을 올렸다.
▲B씨가 자신의 SNS에 올린 글

이 와중에서 B씨는 학생들에게 "의혹 제기를 증빙할 수 있는냐"며, “디자인과 학생들 중에 책을 읽는 학생 별로 보지 못했다”는 등의 인신공격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온라인에서 A교수를 옹호하는 내용이 알려지자 멀티미디어학과 졸업생과 재학생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졸업생 강 모 씨는 <제주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B씨가 SNS에 마치 A 교수가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학생들은 렌더링 작업만 한 것처럼 글을 쓰고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오히려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교수가 디벨롭하는 등 반대의 경우도 있다"면서 B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또 강 씨는 "앞으로 A 교수가 파면 처분과 관련해 소청 심사 신청을 하는데 있어서 논리를 이렇게 만드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밝혔다. 

▲B씨는 파면 교수의 의혹에 대해 증거가 없거나 학생들이 동조한 일이었다며 파면 교수를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
▲B씨는 A교수가 억울하게 파면당했다며 대기업이 제주대를 포기(?)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멀티미디어디자인전공 3학년의 한 학생은 "학생들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받고 인권침해 당한 것이지 싸움을 한 것이 아니었는데, 전투이니 전쟁이라는 말을 쓰는게 당황스럽다"며 "다른 학우들도 '양심없다'며 분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제주투데이>는 온라인에 글을 올린 B씨와 전화통화를 하고 이번에 포스팅을 올리게 된 계기를 물어봤다.

이에 B씨는 "학생들이 밤늦게까지 프로젝트를 하라는 의견을 낸 것이 본인이었으며, 그 결과 A교수가 파면에 이르게 된 것에 분개해서 글을 쓴 것"이라며 "아직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학교가 파면조치를 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또한 B씨는 "국제수상작품 문제는 A교수의 자녀가 일부 디자인에 대한 의견을 개진해서 공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A교수와 자녀가 가로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서 글을 쓴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학생들에게 전쟁에서 이긴게 아니라고 한 것은 학생들이 교수 파면을 이끌었겠지만 디자인 업계에서는 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라며 "미리 교수와 학생들이 서로 화해하고 의견을 조율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에 그런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B씨는 "A교수의 행실이 모두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언젠가는 터질 줄 알았다"며 "다만 A교수의 말 스타일이 원래 그러하며, 마감이라는 압박 때문에 험한 말이 나올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온라인에 A 교수를 옹호하는 글을 올린 B씨는 도시계획 분야의 전문가로 공공기관 등에서 연구원과 자문위원을 지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현재 B씨는 SNS상에 자신의 글을 지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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