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투데이는 제주사랑의 의미를 담아내는 뜻으로 제주미래담론이라는 칼럼을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다양한 직군의 여러분들의 여러 가지 생각과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 제주발전의 작은 지표로 삼고자 합니다.]

양길현 교수/제주대학교 윤리교육과에서 정치학을 가르치고 있고 제주미래담론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10월 16일 제주상공회의소(회장 김대형)가 주최하는 <2018 글로벌 제주상공인 리더십포럼>에 참가했다. ‘세계제주인대회 네트워크활성화 토론회’에 필자가 제주국제협의회 회장이라 초청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글은 여기에 참가했던 소감과 함께 제주의 글로벌화는 제주도 내외의 상공인만이 아니라 제주도 내외 150만 제주도민의 글로벌화에 달려있음을 재삼 강조하고자 하는 제언의 글이다.

2018 리더십 포럼에 참가한 제주 상공인들은 미래 발전을 위한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는 바, 150만 제주인을 하나로 모으는 ‘향도’의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이는 <2019세계제주인대회>로의 진전과 도약을 염두에 둔 선언이자 다짐일 터였다. 주지하다시피 세계제주인대회는 원희룡 지사가 기존의 제주의 세계화 구호였던 ‘제주가 세계로, 세계가 제주로’를 넘어서서 ‘제주가 커지는 꿈’을 실현하기 위한 또 하나의 제주의 세계화 전략이자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와 관련 필자는 그 전부터 제주가 세계를 제주로 오도록 하는 데만 치우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국제자유도시화에서 천명한 대로 사람과 상품, 자본이 자유롭게 오가도록 하자는 원대한 구상이 일차적으로는 제주를 찾는 관광객 숫자 늘리는 데 편향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관광객에 관한 한 다다익선이라면 절대 명제 하에 기를 쓰고 제주공항 이착륙 항공편 수를 늘려왔고, 언제부터인가는 제2공항 건설 문제로 아직까지도 논쟁을 벌이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상공인대회 토론회에서 ‘세계가 제주로’에 치우친 그간의 구상과 정책을 넘어서 ‘제주가 세계로’ 적극 나아갈 것을 제언하였다. 당연히 그게 쉽지 않다. 그러나 어렵다고 방치해서는 제주의 세계화는 반쪽에 머물 뿐이다. 앞으로 글로벌 상공인대회를 제주에서만이 아닌 외국에 나가서 하면 어떤가 하는, 금방 생각하면 실현되기 어려운 얘기를 꺼내었다. 시간이 많았으면 더 상세히 개진할 수 있었을 텐데.

여기서 그 아쉬움을 일부 피력하면 다음과 같다. 마침 제주국제협의회가 지난 10월 12일 주관한 평생교육 토론회에서 폐회사를 겸해 필자가 제출한 제안이 있어서, 이걸 여기에 다시 조금 수정 보완하여 싣고자 한다.

1. 제주국제협의회(회장/이사장 양길현)는 제주도내.외 150만 제주인들과 함께 ‘평화-번영-복지의 섬 제주’를 만드는 데 기여하기 위해서 2018년 현재 제주와 서울 등지에 120여명씩 250여명의 회원을 두고 있는 사단법인으로, 글로벌 제주인의 역량 강화와 결집 그리고 공익적 헌신에 초점을 두고 있다.

2. <도민역량 강화와 평생교육 도민토론회>를 마치면서, ‘글로벌기숙형평생교육캠퍼스’의 유용성과 가능성 그리고 실현방안에 대해 간단하게 제언하면 다음과 같다.

3. ‘세계가 제주로, 제주가 세계로’를 추구하는 세계화 전략 가운데 제안의 초점은 ‘제주가 세계로’에, 특히 구체적으로는 어떻게 하면 150만 제주도민들이 ‘가성비 높게’ 세계로 나갔다 오도록 할 것인가의 방책 찾기의 하나이다. 가능하면 많은 제주도민이 최소 1달 이상 해외로 나가서 글로벌 문화-경제-라이프스타일-미래비전 등을 직접 접하고 익혀나가도록 하는 풀뿌리 역량강화 사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제주도민의 평생교육을 위해 제주에 저명한 전문가나 성공한 인사를 초청하여 새로움과 미래를 듣고 배우는 것만이 아닌 직접 외국에 나가 체험하고 익히도록 하는, 이른바 ‘백문이 불여일견’이 되도록 시행착오와 자기주도적 평생학습을 통해 스스로의 역량을 강화시켜 나가자는 구상이다.

4. 이를 위해서 제주도민들이 힘을 모아 5대양 6대주에 기숙형캠퍼스를 마련하면 어떤가 하는 제언을 하고자 한다. 제주도민들이 해외로 나갈 경우 가장 큰 걸림돌은 1차적으로는 언어이고, 두 번째는 항공료와 숙박 등 경비일 것이다. 여기서 언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처음부터 완벽한 외국어를 터득하려 한다면, 글로벌 평생교육은 시작도 못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제주도민이 가볼 만한 특정 외국에 호텔을 장기임대 하든가 구입을 해서 기숙형캠퍼스를 마련하여, 직접 현장에서 외국어를 익히면서 문화도 배우고 글로벌 체험을 하는 데서 시작하자는 것이다. 이들 기숙형캠퍼스에는 저렴한 비용의 숙박(식당, 세탁, 카페 등)과 언어 포함 각종 평생학습 프로그램이 운용되도록 회의장과 최첨단 강의실을 완비해야 할 것이다. 이들 기숙형캠퍼스는 조석으로 현지의 전문가와 활동가들은 물론이고 현지체류 동포들을 초빙하여 듣고 배우는 것은 물론이고 체류국의 언어, 문화, 돈벌이, 일자리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우미 역할을 하도록 한다.

5. 이미 세상은 여행사를 통해 가이드 안내 받으면서 사진 찍고 눈요기로 배우는 관광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본인이 현지에서 직접 체험을 나누면서 현장에서 무언가를 배우고 익히고 체험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150만 제주도민이 가깝게는 일본, 중국, 베트남 등 상대적으로 접근하기가 쉬운 곳부터 시작하여 항차는 미국, 유럽, 중남미, 호주, 아프리카 등 5대양 6대주에 협동조합 식으로 공유하고 운용하는 기숙형 캠퍼스를 마련하는 게 불가능한 것일까. 글로벌 상공인들의 자임한 ‘향도’ 역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러한 평생학습의 터전을 해외에 마련하는 데 있을 수는 없는 것일까. 글로벌 상공인 그리고 글로벌 제주인이라면 글로벌 감각과 마인드를 보유하는 것만이 아니라 글로벌 차원의 도민공공성 사업에 참여하고 함께 나누는 데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다.

6. 막연하나마 생각나는 대로 ‘어떻게’를 제시해 보면, 우선 민간 주도의 사회적 협동조합을 구성하여 일본이나 베트남에서부터 호텔을 장기 임대 또는 구입하는 것이다. 여기에 소요되는 출자금은 1구좌당 1,000만원으로 해서 널리 모아나가야 할 터인데, 보다 많은 사람이 편하게 동참하도록 하기 위해서 출자 구좌는 양도 가능하고, 또 협동조합의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서 제주도청도 20-30%의 출자를 해야 할 것이다. 출자는 개인은 물론이고 각종 단체와 기관, 동창회, 향우회, 친목회 등 모임도 가능하며, 출자액에 비례하여 기숙형 캠퍼스에 대한 지분과 발언권을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요약하면 자본주의의 시장경제 방식으로 공공선을 추구하는 게 요즘 대두하고 있는 사회적 경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사회적 경제는 이렇게 널리 이롭도록 하는 홍익인간의 모습이기도 할 뿐만 아니라 제주도의 미래 찾기로 나아가는 길목에서 한번 더 진지하게 검토할 만한 대책이자 구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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