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투데이는 제주사랑의 의미를 담아내는 뜻으로 제주미래담론이라는 칼럼을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다양한 직군의 여러분들의 여러 가지 생각과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 제주발전의 작은 지표로 삼고자 합니다.]

조성태/ 아라종합사회복지관 관장,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박사과정 수료

“손녀가 미국에 살고 있는데 전화로 대화를 하지만 따뜻한 정이 잘 느껴지지는 않아요. 전래놀이 활동을 가면 아이들이 할머니하고 안기며 대화하니 외로운 마음이 풀리곤 해요.” 전래놀이봉사단 활동을 한 7순 할머니의 소감이다. 50대의 여성 동자는 “집에만 있을 때는 우울도 하고 자신감이 없었어요. 부족하지만 동화도 들려주고 놀이도 같이하면서 아이들이 호응을 잘해주어 힘을 얻었어요” 라고 말한다.

전래놀이봉사단 운영은 아라종합사회복지관이 제주도 지원으로 추진하고 있는 아라마을만들기 사업 중의 하나이다. 어르신들이 놀이하는사람들제주지부 전문강사에게서 교육을 받은 후에 어린이집 원아들에게 동화를 들려주고 놀이를 같이 한다. 아이들은 전래놀이 하는 요일이 되면 전래놀이 할머니 오시는 날이라고 기다린다.

전래놀이 봉사단 활동은 올해로 3년째가 되고 있다. 봉사단원들이 6명씩 한팀이 되어 사회복지사, 강사와 같이 어린이집에 찾아가서 12회기의 전래놀이 활동을 한다. 전래놀이 내용은 팽이치기, 술래잡기, 기차놀이 등 10가지가 된다.

필자는 지난 7월에 봉사단원과 같이 어린이집에 갔다. 진행자의 소개로 인사를 하러 앞으로 가는데 아이들이 악수를 하려고 자그마한 손을 여기저기서 내민다. 인기 연예인을 반기는 듯하여 기분이 좋아지고 으쓱해진다. 전래놀이 활동을 마친 후 아이들이 앞으로 나와 우리들에게 악수를 건네고 안아준다.

다른 어린이집에서도 한 아이가 필자를 안아주었고, 사람을 좋아하는 아이의 마음이 느껴졌다. 오래전 복지관 프로그램에 참석한 한 아이가 생각지 않게 필자를 안아주었던 일이 사람을 좋아하는 아이의 마음이었던 것을 늦게나마 알게 된다.

최근 사회는 사람과의 다정한 손길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독거세대가 증가하고, 핵가족이 일반화되고 있는 사회적 현상에 의해 가족 간의 돈독한 정이 약화되어가고, 이웃 간의 만남도 드물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의하면 2017년도 제주도 내 1인가구가 68,738 가구로써 제주도 전체인구 641,757명의 10%를 넘어서고 있다. 또한 제주도 통계에 의하면 도내 독거노인의 수는 2013년 4,265명에서 2017년 4,511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서, 사람의 손길이 드문 외로운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어릴 적을 추억해 보면, 다양한 놀이를 통해서 또래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그 시기의 놀이는 동네 또래들과의 만남의 시간이었고, 같이 성장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놀이는 만남이고 우정을 쌓는 통로라고 할 수 있다.

어르신과 아이들의 세대를 이어줄 수 있는 것도 놀이이어서 가능하다. 전래놀이를 통한 만남을 가짐으로써 ‘혼자’라는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외로움은 사회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결핍이 있는 것이며 충족되어야 할 생활의 필요이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 어린이놀이터 국제심포지엄 환영사에서, "놀이가 미래입니다. 아이들의 놀이는 단순히 놀이로 끝나지 않고, 상상력의 원천이 됩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놀이의 중요함을 깨닫고 여러 놀이 정책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집 가까이의 놀이터부터 바꾸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제주 지역에서는 전래놀이를 통하여 어르신과 아이들의 만남의 시간을 만들어 주는 좋은 활동을 활성화 해 가는 것이 좋겠다. 세대를 이어주고,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는 어르신과의 친밀함을 경험하게 되고, 어르신들에게는 즐거움과 뿌듯함을 가지게 하는 전래놀이 활동을 더 확대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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