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 간의 ‘가락시장 제주산 양배추 하차거래 경매 유예 검토 약속’ 보도와 관련해 허창옥 제주도의회 의원이 "사기행위로 농민을 두번 죽이는 일"이라고 힐책했다.

▲허창옥 제주도의원@사진제공 제주도의회

허창옥 도의원은 15일 오후 2시부터 열린 제366회 제주도의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5분발언을 하고, 월동채소 하차경매와 관련해 말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원 지사가 지난 11일 박원순 시장과 만난 자리에서 제주산 양배추 하차거래 경매를 1년 유예해달라는 부탁했고, 박원순 시장이 이를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에 도는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박 시장이 1년 유예 검토를 받아들였다는 내용으로 발표했다.

그러자 바로 그날 오후 서울시에서는 반박자료를 내고 "박 시장이 1년 유예나 유예 검토를 약속한 바 없다"며 "하차거래 경매 유예는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에 도 농축산식품국 관계자들은 지난 14일 부랴부랴 서울시에 올라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와 논의했지만 16일로 회의가 미뤄졌을 뿐 이렇다할 결말을 보지 못했다.

이같은 사실에 허 도의원은 "과연 누가 진실이고, 누가 거짓을 말하고 있는 것이냐"며 "서울시장과 일말의 교감이라도 있었다면, 이렇게 즉각적인 반발이 가능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허 도의원은 "누군가의 치적을 챙기기 위해 농업인들의 입장은 안중에 없는 이러한 행태는 농업인을 두 번 죽이는 사기행위"라며 원 지사의 성급한 보도자료를 에둘러 비판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1일 서울시청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는 모습. 제주특별자치도는 이 사진과 함께 제주산 양배추 하차경매가 1년 유예 검토를 약속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를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있는 상태다.@자료사진 제주특별자치도

허 도의원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서울시가 제주도에 갑질하고 있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허 도의원은 "‘제주산 양배추 하차 경매로 제주 출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이라는 서울시의 문구는 일본이 한국을 침탈하고서 일제강점기가 한국 근대화에 일조했다는 말과 같은 것"이라고 힐난했다.

허 도의원은 "지금부터는 양배추 하차경매 문제는 농산물 판매와 관련된 단순한 유통의 문제가 아니라, 대선을 꿈꾸고 있는 정치인들의 신의(信義)와 관련된 문제로 봐야 할 것"이라며 "정치적 목적으로만 제주를 바라 볼 것이 아니라, 제주 농업인과 농산물의 중요성을 살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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