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 연미, 한진오, 고승욱 작가가 70년 전 발생한 제주4·3과 30년 뒤의 미래를 전망하는 ‘100 마이너스 30’전을 개최한다.

제주시 중앙로에 위치한 갤러리 아트스페이스 C에서 이달 22일부터 12월 5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 참여 작가들은 4·3의 비극에서 희망의 싹을 틔우는 예술적 실천을 통해 기억과 기억, 감정과 감정 잇고, 지역과 지역, 세대와 세대를 이어나가고자 한다.

박선영 작가는 “4·3 70주년을 맞아 진행된 큰굿에 방문한 희생자 유족들의 얼굴을 찍어드리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아버지를 꿈에서라도 보고 싶은데 얼굴을 몰라서 못 본다’며 해맑게 웃던 할머니의 표정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며 진행중인 <4.3 유족의 초상화>’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다. ‘4·3 유족의 초상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김준환, Mickael Evans, 박종호 그리고 나, 4인의 화가는 4.3 유족분들의 초상화를 그린다. 70주년 사진관 프로젝트 당시 박정근 사진 작가가 기록한 유족의 초상사진과 그분들이 쓰신 돌아가신 고인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토대로 약 250명의 얼굴을 수채화, 동양화, 목탄, 사인펜으로 각자의 해석과 마음을 담아 그리고 있다.

연 미 작가는 자신의 설치 작품 <말하는 글과 기억하는 입>에 대해 “4.3에 대해 이야기하는 신문들을 통해 사실을 드러내는 단어, 문장 그리고 고통과 아픔을 공감하고 위로하는 단어와 문장들을 시각적으로 나타내고자 했다.”고 말한다. 개인의 고통이 역사의 기록 속에서 어떻게 재구성되는지 실험하고 잊어버려 가는 단어, 선택된 단어, 그리고 강조되는 단어들에 대해 사유하고 공감의 질감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비디오아트 <감정의 역사 '공시풀이'>를 전시하는 한진오 작가는 제주의 굿을 주재하는 심방들이 자신의 내력을 풀어내는 ‘공시본풀이’를 주제로 개인적 체험 및 가족사를 관통해 역사 속 개인들의 자조적 숙명론의 속살을 드러내고자 한다. 어려서부터 ‘심방 팔자’라는 소리를 듣고 자라며 '신병' 비슷한 병치레를 안고 살아왔다는 한 작가는 “스물네 살, 서른일곱 살, 마흔다섯 살에 심방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굿을 세 차례나 치렀다.”며“세 번째 굿에서 돌아가신 할머니의 영혼과 접신한 내가 미친 듯이 춤추고 악다구니를 쓰며 길길이 날뛰는 모습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그리고 광란의 춤 배후에 숨어있는 이유를 찾아 가족사를 추적하는 퍼포먼스가 뒤따른다.”고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한다.

<미지의 초상> 등을 전시하는 고승욱 작가는 4·3 유족의 증언을 바탕으로 얼굴 없는 아버지의 초상을 찾아 나선다. <미지의 초상>은 초상화 그리기를 통해 4·3 유족의 마음과 만나고자 하는 시도를 영상으로 만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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