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속개된 제366회(3차) 2차 정례회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임상필 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 대천·중문·예래동)은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 서귀포 강정 크루즈 터미널에 크루즈가 오지 않고 있다며 크루즈 유치 방안에 대해 물었다. 그러나 원희룡 지사는 마땅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변죽만 울렸다. 

임 의원의 질문 원희룡 지사는 “중국 측의 위협 요인이 말끔하게 가시지 않은 상태다. 시진핑 주석이 북한과 한국을 방문하면 풀리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하는데 시진핑 주석의 방북·방한이 북미 정상회담과 맞물려 늦어지고 있다.”며 “몇 달 정도는 예측보다 늦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이어 원 지사는 “현재로는 내년도 강정항에 크루즈 입항 가예약이 194회 정도 접수는 돼 있다. 중국의 크루즈 불허 방침이 풀리면 이 부분이 될 텐데 워낙 불확실하다보니까 도지사가 온다고 해놓고 왜 안 오느냐 이러면 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라고 말끝을 흐렸다.

원 지사는 “현재는 가예약 상태고 한중 관계 국제관계 속에서 풀리게 되면 (크루즈 시장도) 풀릴 것으로 예상하면서 그에 대비하면서 사전 준비들을 다져놓고 있는 상태다.”라고 말했다.

2018년 크루즈 선석 배정 현황 자료에 따르면 본·예비 선석 배정을 포함해 올해 제주에 기항 예정이던 크루즈는 서귀포항(강정 크루즈터미널)305회, 제주항 296회으로 총 601회에 이른다. 그러나 실제 크루즈 기항 실적은 제주항 17회에 불과하다. 서귀포항(강정)은 0회다. 크루즈 가예약 수는 별 의미가 없었다. 내년 크루즈 전망도 전적으로 외적 요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감나무 밑에 누워 떨어지는 감을 기다리는 격이다.

이어 원 지사는 “크루즈 선들이 입항하게 되면 입국 절차라던지, 아니면 이와 관련된 크루즈 승객들의 제주경제로의 파급효과를 위해서 만반의 준비를 잘 해놓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입항한 크루즈 17선석을 보더라도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평균 기항 시간이 8.9시간에 불과하다. 제주에 기항한 크루즈는 짧게는 7.5시간, 길게는 11시간 제주에 머물렀다.

크루즈 선사 입장에서 제주도는 여전히 폐기물 처리 및 면세점 쇼핑 투어를 위한 임시 방문지에 불과한 셈이다. 짧은 크루즈 기항 시간에 대한 문제제기는 오래 됐다. 면세점 쇼핑이 제주를 방문한 크루즈 관광의 주목적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제주도정은 크루즈를 통한 제주 원도심 활성화 및 지역 낙수효과를 거론하고 있다. 제주를 크루즈 모항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올해 기항한 크루즈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어떤 프로그램들을 진행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원 지사는 여전히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다. 원 지사는 크루즈에 제주 지역 농산물을 공급하는 방안을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내년 7월 제주항에 크루즈 선용품 지원센터가 완공된다.”며 “강정항 뿐만 아니라 제주항에 들어오는 크루즈에 대해서도 제주산 농산물 제주의 영농법인이라든지 마을기업들이 그 부분에 대해서 최대한 공급할 수 있는 기회를 최우선적으로 가질 수 있도록 제도적인 부분과 함께 크루즈 선사와 협상을 미리 맞춰놓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 해양수산국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말 제주 신항만 기본계획이 고시될 가능성이 높다. 2016년 해수부가 발표했던 신항만 건설 기본계획은 크루즈 4선석이 동시 접안 가능한 대규모 항만으로 계획하고 있다. 말 그대로 크루즈를 위한 항만이다. 그러나 감이 나뭇가지에서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현재, 제주신항만을 애초 계획보다 축소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부각된다. 정치 지형에 따라 언제든 대규모 환경파괴와 예산을 들인 제주신항 크루즈 접안 부두가 텅 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제관함식을 통해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에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이 들어온 마당에 중국의 크루즈가 들어오겠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중국 입장에서는 제주해군기지를 사드만큼 위협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미국의 전진기지로 평가되기도 하는 제주해군기지가 버티고 있는 제주로 다시 중국발 크루즈가 들어올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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